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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구찌의 2016 봄여름 패션쇼

by macrostar 2015.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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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구찌가 지금까지 보여준 건 너드, 산촌 시골, 톱리스와 시스루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올해 초에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들어간 이후(링크) 내내 그 줄기를 따라갔다. 구찌의 산촌 시골은 몇 년 째 시골을 파고 있는 또 다른 디자이너 하우스인 돌체 앤 가바나와 대비되는 점이 재미있다. 그들도 같은 깡촌이지만 그래도 가족과 친구와 일터가 있는 사회적 교류가 좀 보이는 어촌 시골 풍이다. 


하지만 알레산드로 미켈레 구찌 월드는 누가 있어도 상관은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혼자 도도히 서 있다. 장농 속에 묻혀져 있던 옷들을 엉망진창으로 껴 입은 거 같지만 어느새 질서를 만들어 내고, 사람 아래서 조화를 이룬다. 여하튼 그렇게 흘러간 지 세 시즌 만에 완벽하게 산처럼 단단하고 거대한 월드를 구축해 내는 데 성공했다. 프라이빗 제트에서 내리는 늘씬한 제트세트의 구찌 따위는 이제 완전히 잊어버려도 된다. 


이번 2016 봄여름 패션쇼는 마치 장농 속에 마구잡이로 묻혀 있던 고급 옷들을 아무렇게나 꺼내 입고 막 상경한 분들 같다. 기차에서 막 내려 낯설지만 당당하다. 도심으로 들어가 세상을 다 바꿔 놓을 듯 하지만, 그런 거 사실 상관도 안 할 거 같다.






사람들




가방들




구두들


위 사진은 모두 보그UK(링크).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너디함과 극적으로 다양한 색감 그리고 시스루와 시골풍은 구찌의 삼선 컬러와 리본 아래서 모두 한 길을 간다. 너풀거리는 드레스는 쇼의 중간에 등장하고 순서도 옷처럼 섞여있다. 가방과 구두도 철저해서 무심코 들어가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특히 가방은 유난히 70년대 풍의 레트로다. 컬렉션 전반에 걸쳐 빈틈이 없이 촘촘하고 변주는 다양하지만 모두다 하나같이 이게 바로 지금의 구찌다 라고 말하고 있다. 정말 굉장하다. 


구찌 계정에서는 아직 패션쇼 영상을 올리지 않았는데 패션파탈리라는 곳에서 하나 올려놨다. 혹시 본계에서 올리면 교체 예정이다. 여하튼 아래 영상도 꼭 보시길.




그리고 보그에 실린 이 사진이 꽤 좋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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