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창설 70주년을 맞이해 새로 디자인 한 경찰 제복이 선보였다. 2005년 60주년 기념으로 바꿨었는데 10년 만에 또 싹 바뀌었다. 경찰청의 설명에 따르면 정복과 기동복은 기존 남색을 유지하되 기동복은 명도가 다소 밝아졌다. 일반 근무복은 상의가 청록색, 교통 근무복은 아이보리 화이트이며, 바지는 모두 남색이다. 점퍼는 짙은 회색이다.
맨 왼쪽은 점퍼를 착용한 모습이고 10, 11번째는 남녀 기동복이다.
우리가 흔히 보게 될 유니폼은 가운데 교통 근무복, 여전히 흰색이고 맨 오른쪽이 외근 근무복이다. 맨 앞 사진을 보면 교통 경찰 유니폼의 경우 바지 사이드에 무늬가 있는 라인이 들어갔다. 그리고 카고 바지도 눈에 띈다. 넥타이 착용은 교통 경찰을 제외하고는 폐지되었다. 필요한 경우에만 착용하면 된다고. 대신 앞 부분에 짙은 라인이 들어갔다. 무늬지만 넥타이 비슷한 효과를 낸다.
여튼 새로운 제복은 이상봉 디자이너가 디자인 총괄을 맡았고 홍익대 산학협력단이 참여했다고 한다. 사실 이 디자인 프로젝트는 올해 여름 쯤 SNS를 통해 흘러나오기도 했었다.
이런 샘플이 흘러나왔는데 최종 결정된 지금 모습하고는 좀 다르다. 또 다른 게 있다면 여름 당시는 이상봉 디자이너의 열정페이 논란이 한창 진행중인 때였고 그래서 저 유니폼의 구림을 떠나 왜 하필 이상봉 디자이너에게 맡기냐 하는 의견이 꽤 있었다(링크). 어쨌든 이상봉 디자이너는 건군 65주년 대형 걸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조달환, 이상봉), 우체국 유니폼에도 참여했다. 국가 규모의 스케일 큰 유니폼 프로젝트는 다 참여하고 있는 거 같다.
하지만 논란도 전혀 잦아들지 않고 있고 해결된 것도 없다. 우선 위에서 잠깐 말한 열정페이 논란. 견습 인턴 10만원, 인턴 월급 30만원, 정직원도 야근 수당 포함 100~130만원이라는 문제가 세간에 알려지자 패션 노조와 청년 유니온들이 2014년 청년 착취 대상이라는 상을 주며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상봉 디자이너는 트위터를 통해 사과를 하기도 했고 국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약속했던 구체적 방안을 찾기 위한 공동 협의에 후속 대책은 전혀 없다. 또 전순옥 의원이 주재하는 관련 간담회도 2월부터 5차례나 진행되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패션디자이너 협회 회장으로 한국 패션계의 큰 어른이신데 너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더불어 이 전 글(링크)에서도 잠깐 언급했는데 새로 임명된 정구호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의 운영 방침에 반발한 패션디자이너 협회 소속 디자이너들은 이번 헤라 서울패션위크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런 기사(링크) 참조.
불과 몇 년 전에 분리되어 있던 걸 겨우 겨우 붙였는데 이렇게 또 다시 분리되었다. 그래서 지난 패션위크는 참여 디자이너가 74명이었는데 이번에는 60명으로 줄어들었다. 대신 패션디자이너 협회 소속 디자이너들은 20일부터 남산제이그랜드하우스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열리는 '2016 패션코드 봄여름'에 참가한다.
협회 차원에서는 보이콧으로 결정한 거 같은데 뭐 각각의 사람은 상관없는 건지 이번 헤라 서울패션위크 이청청(LIE) 패션쇼에 구경을 오기도 했다.
위 사진은 뉴센닷컴(링크). 일간스포츠 기사다.
서울패션위크는 분명히 자기 만족적인 행사에서 한 칸 더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선 더 훌륭한, 시대를 선도하는 패션이 나와야 하고 그와 함께 시스템도 완성이 되어야 한다. 또한 이상봉 디자이너 하우스 자체의 문제에서도 알 수 있듯 패션위크의 시스템 완성은 디자이너 하우스 내부의 시스템 완성과 필연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지금처럼 잠자코 있는다고 해결되는 건 단 하나도 없다.
정구호 총감독 쪽에서도 급하게 일을 추진하면서 많은 이들의 의견 취합을 할 시간이 없었다는 거 같은데 그렇다고 이렇게 진행되어 버리니 한국의 패션위크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깝다. 분명한 건 빈 속에 간장을 먹어도 죽겠지만, 어차피 여태 계속 안 먹었으니 앞으로도 지금처럼 굶으라고 해도 죽는다는 거다. 행보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