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대로 만든 물건을 사는 데는 돈이 든다

by macrostar 2016. 6. 16.
반응형

제대로 된 물건을 사는 데는 돈이 "더 많이" 든다. 이건 꽤 당연한 일인데 아주 쉽게 도외시된다. 구조적으로 보자면 얼마 전 일어난 구의역 지하철 노동자 사망 사건하고 다를 바가 없다. 지하철 공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외주를 줬다. 여기서 "비용"은 그냥 월급만 말하는 게 아니다. 위험 부담과 그 책임도 함께 포함된다. 사실 뒤에 것들을 떠 넘기는 게 비용 절감의 핵심이다. 옷도 마찬가지다. 원단의 가격, 소재의 가격이 핵심이 아니다. 중간에 사람이 껴 있고 혹시나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책임을 누가 지느냐도 포함되어 있다. 



방글라데시 공장 사고.


즉 면과 인디고 염색약 가격, 그 일을 하는 사람의 노동 비용 뿐만 아니라 면을 만들다가, 인디고 염색을 하다가, 디스트로이드 진을 만들다가 나오는 사고의 책임이 외주화 되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이런 것들을 외주화 하면서 비용이 떨어진다. 패스트 패션이 만들어 내는 진짜 문제는 옷이 일회성이 되고 트렌드가 빨리 변하고 이런 게 아니다. 누가, 어디서, 어떻게 만드는 지 점점 더 알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눈 앞의 가격을 보며 그것을 모른 채 하게 될 때 문제는 더 커진다. 지하철도 마찬가지였다. 사고가 난 분들, 사고 위험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위험에서 나오게 하려면 비용이 든다. 그건 지하철 요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사실 거의 모든 산업들이 이런 식으로 흘러가고 있다. 둘 다 만족하는 세상은 없다. 이렇게 소비자에게 보이는 유통망이 커다란 회사에 장악되고 나면 그 뒤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점점 더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옷도 마찬가지인데... 제대로 만들면 모든 면에서 가격이 오른다. 비싼 옷은 괜히 비싼 게 아니다. 추적이 가능해야 하는 게 핵심이다. 그나마 예전과 달라진 건 NGO 등의 압력 덕분에 지금은 꽤 많은 브랜드들이 인터넷 사이트 등을 이용해 꽤 열심히 누가, 어디서, 어떻게 만드는 지 공개를 하고 있다. 그런 게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마케팅의 도구가 됨은 물론이다. 저런 거 다 돈벌이 하려고 저러는 거야라고 생각하는 대신 그런 게 없는 브랜드들은 왜 없는지를 생각하는 게 더 낫다. 


물론 비싼 옷을 팔면서도 저 위 사진의 방글라데시나 중국 등의 스웨트 샵에서 외주로 제조하는 업체들이 있다. 브랜드 밸류를 가지고 이윤을 극대화하는 가장 쉬운 방안이다. 방글라데시나 중국에서 만드는 게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만들어지느냐가 문제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종종 등장한다. 여튼 그런 책임감이 없는 업체들은 더 큰 대가를 치루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이런 점에서 이런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건 현대 사회에서 옷을 구입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태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