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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옷 이야기 - 리바이스 505

by macrostar 2016.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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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날씨와 싸우느라 체력을 다 소진해 버려 나가 떨어져 있다가 이제야 좀 회복을 하는 거 같습니다. 다들 언제나 여분의 체력을 비축하시길. 하루 분 체력을 장만하고 그날 다 써 버리는 식으로 살면 안됩니다... 어쨌든 그런 김에 심심하기도 하고 해서 간만에 옷 이야기, 다시 말해 옷 놓고 떠들기 두 번째로 해봅니다. 첫 번째는 유니클로의 파란 피케티였죠(링크). 리바이스의 청바지 505 이야기도 한 적이 있습니다(링크). 참고로 함께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뭐 청바지의 세계에도 좋은 옷들이 꽤 많아서 디올 진이니 겐조 진이니 최근 각광 받는 구찌 진이니 말고도 셀비지니 로 데님이니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505도 최근 리바이스가 재 도약 아이템으로 선정하면서 처음 나왔던 1967버전의 셀비지 레플리카도 나왔고 505C라는 슬림핏 505도 새로 내놨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할 건 이런 것과 아무 상관없는 그냥 평범한 대량 양산판 레귤러 핏 505입니다. 여름이라고 요새 온 바지의 밑단을 접고 다니는데 그렇게 보니까 유난히 짧아 보이네요.



역시 얼마 전에 90년대 패션 부활 조짐이 있다고 하면서(링크) 스톤 워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링크). 그때 오래된 505가 하나 있다고 했는데 바로 이겁니다. 많이 안 입긴 했어도 나이가 10살이 넘었고, 그 동안 이사 등으로 여기저기 함께 떠돌아 다녔고, 가끔이지만 그래도 입긴 한 옷이라 완벽하게 고운 스톤 워시 컬러는 이제 아닙니다. 


셀비지가 어쩌고 하지만 이런 광폭 데님 청바지도 꽤 좋아합니다. 여튼 이 옷은 명확한 대량 양산 체제의 냄새가 풍깁니다. 정말 빈티지 옷들을 보면 뭔가 대충 해댔네...라는 냄새가 나고 그런 게 매력인데 이 옷의 매력은 정말 칼 같이 딱딱 떨어지는 인공의 냄새입니다. 구석 구석이 딱딱 맞아 떨어져 있어요. 아 뭐 이런 일이야 눈감고도 척척척 하면서 나온 듯한 인상이 있습니다. 


505니까 지퍼 방식이고 허리 부분이 꽤 넓고 편합니다. 누구 만날 일도 없고,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을 게 예정되어 있는 날 자주 입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가만 두면 뭐해요...



그리고 특이한 점이 있다면 오돌토돌한 체인 스티치입니다. 사용된 실이 상당히 빳빳하고 딱딱해 바느질 부분이 오돌토돌하게 튀어 나와 있습니다. 물론 조금만 사용하면 이게 죽어버리는 데 뒷 주머니에 이 감촉이 아직 살아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뒷 주머니에 뭔가 넣고 뺄 때 꽤 기분이 좋습니다. 마치 여름에 까칠까칠한 이불을 만지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여튼 좋은 옷이라고 생각합니다. 501은 단추 버전이라 반감이 있는 사람이 있지만 505 레귤러의 이 푸대 자루 핏에 지퍼의 편안함을 생각하면 누구나 하나 쯤은 가지고 있으면 좋을 정도의 레벨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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