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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하우스 1999XX에 대해

by macrostar 2016.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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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7박 8일 거주하며 꽤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러는 동안 여기가 임시 휴업 상태였으므로 좀 살리는 김에 잠깐 약간 이상한 이야기를... 


1999XX라는 바지에 대한 이야기는 인터넷을 뒤져도 거의 찾을 수가 없는데 혹시나 세상 어디선가 찾을 사람들을 위한 잠시 정리판이다. 1999년은 웨어하우스에서 1999 리미티드 모델을 잔뜩 내놓은 해라 신기한 모델이 꽤 많은 편이다. 게다가 각종 샵 별주도 활발히 진행해서 더 많다. 다 조금씩 밖에 없고 몇 가지 빼곤 별다른 특징도 없는 그냥 별주 패치만 붙고 뭔가 꼬아 놓은 그런 제품들이다. 


여튼 이걸 구하고자 했던 건 아니지만 나름 복잡한 경로를 통해 가지고 있는 김에 어디선가 이 제품을 발견해서 warehouse 1999xx나 ウエアハウス 1999xx를 검색해 찾아온 분들을 위한 내용이다. 이 바지에 대한 좀 긴 유일한 정보는 여기(링크)에서 찾을 수 있고 나머지는 사방에 아주 조금씩 흩어져 있는데 위 링크의 경우 결정적인 내용에 오류가 있긴 하지만 대략적인 디테일은 다 나와있다. 그러니 그걸 보면 되고... 참고로 14온즈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그 정도는 안 될 듯 싶다. 13.5나 13? 14온즈 501XX와 비교했을 때 분명 얇다. 그리고 가죽 패치 부분.



위 링크에서는 판독 불가라고 되어 있는데 

WANDERERS & WAREHOUSE

LIMITED EDITION

SHIZUOKA JAPAN


이라고 적혀있다. 여기서 사람들이 헷갈린 건데... 


1) 원더러스는 아오야마에 있는 브레이버리의 옛날 이름이긴 하다. 여기는 네퓨타라는 이름의 꽤 흥미진진한 제품을 내놓은 적이 있다. 원더러스 시절에 웨어하우스 별주 제품을 내놓은 적이 있기 때문에 저게 원더러스와 콜라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밑에 시즈오카라고 적혀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이 원더러스는 아오야마의 원더러스가 아니다.



2) 이 원더러스는 시즈오카에 있는 빈티지 샵의 이름이다. 시즈오카 발 웨어하우스 별주가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하카 클럽(아메리칸 캐주얼 옷가게 이름이다) 별주 모델이고 다른 하나가 이토에 있는 원더러스(마찬가지로 옷가게다)라는 샵의 별주 모델이다. 그러므로 이 바지는 하카 클럽 별주가 아니고 원더러스 별주 모델이다. 


참고로 하카 클럽 별주 모델의 가죽 패치는 이렇게 생겼다.



보다시피 완전 다름. 하카 별주는 꽤 근사한 포장이 붙어 있는 제품으로 나무 박스에 들어있다고 한다. 백 포켓 스티치가 원더러스 별주는 지금 웨어하우스와 같은 모습인데 하카 별주는 완전 리바이스처럼 해놨다... 여튼 하카와 원더러스는 구석구석 전혀 다르다. 참고로 90년대 저렇게 똑같은 스티치를 쓰던 꽤 많은 레플리카 브랜드들이 리바이스와 법적인 다툼이 생겼었다. 



3) 원더러스 별주 모델, 즉 1999XX는 은 501의 66모델과 비슷하게 생기긴 했는데 다르다. 레귤러 핏이고 약간 테이퍼드. 버튼은 자석에 붙는 걸로 봐서 철제다. 리벳은 모두 앞면 민자에 뒷면 유니버설 각인으로 별로 좋은 건 아닌 평범하게 많이 사용하는 종류다. 웨어하우스가 1998년까지 사용하던 데님 중 남은 걸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1999 리미티드 시리즈에 사용된 데님과도 다르다.




4) 디테일 상 구석구석 은밀하게 삐툴어진 마음이 담겨 있기는 한데 가장 이상한 부분은 역시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오른쪽에 붙은 벨트룹이다. 왼쪽에 붙어 있는 오프셋 벨트룹은 꽤 볼 수 있는데 저렇게 완전 오른쪽은 거의 없다. 딱히 중요한 건 아닌데 참고로 버디 리라고 LEE의 마스코트 같은 애가 있다.


이 분임... LEE에서 예전에 버디 리가 입고 있는 청바지의 상상의 실사 버전을 몇 가지 내놓은 적이 있다. 그 중에 오른쪽 오프셋 제품이 있었다. 아래 사진.



1999XX가 여기서 영감을 받은 거 같진 않고 그냥 남들 다 하는 거는 하기 싫다 정도에서 나온 거 같은데 또한 1999xx의 단추 같은 걸 보면 약간 LEE 風이기도 하다. 뭐 근본이 좀 없는 삐툴어진 바지니까 이런 게 더 어울린다.



5) 웨어하우스의 1001과 여러가지로 비슷한 점이 많다. 사실 위 바지의 경우 웨어하우스가 만든 게 거의 확실하긴 한데(굳이 저렇게 복잡하게 무명 별주의 카피본을 만들 이유가 없다) 예컨대 정식 관리 제품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즉 좀 더 그럴 듯 가정으로 원더러스 측에서 몇 개 더 만들어 시장에 흘린 걸 수도 있을 거 같다. 


대표적인 문제점이 내부 라벨인데... 모든 틈새를 다 살펴봤지만 존재한 흔적이 없다. 실을 뜯어낸 다음 품질 태그를 제거하고 똑같은 실을 구해 다시 박은 게 아니라면 자른 게 아니라 아예 없었던 게 분명하다. 그건 맨 위 일본 사이트 링크에 나온 제품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양쪽 다 정상 유통 제품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데 1990년대 말 그쪽의 사정을 확실히는 모르기 때문에 확신은 못하겠다. 여하튼 같은 루트로 만들어진 제품이 29사이즈와 34사이즈 두 개가 있는 건 분명하다.



6) 웨어하우스는 지금의 W 패치 전에 소머리 패치였고 그 전에는 소 옆 모습 등등 여러가지 패치 그림을 사용했었다. 분명 리바이스 레플리카로 시작했는데 당시의 패치, 그리고 초기 제품 특유의 어설픔이 합쳐져 이 계열 컬렉터들에게는 새로운 오리지널로 꽤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이 루틴은 꽤 흥미롭다.


원더러스 + 웨어하우스에서는 이 청바지 다음으로 웨스턴 셔츠를 만들려고 했었다는 데 그건 만들었는지 잘 모르겠다. 뭐 퀄리티 측면에서 보자면 디테일은 몰라도 데님 원단은 나름 굉장하다. 이 천의 부드러움을 고려하자면 이건 청바지가 아니라 이불을 만들어 덮고 곤히 자야 한다. 그거면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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