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패션

대충 만든다를 복원한다

by macrostar 2016. 9. 25.
반응형

청바지를 보면 뒷 주머니가 이렇게 생긴 것들이 있다. 백 포켓을 붙일 때 아래에 뭔가 있으니까 슬쩍 피한 거다. 요새는 안에 리벳이 없고 바택을 주로 쓰고 혹시나 리벳이 들어있다고 해도 저런 식으로는 만들지 않을 거다.



옛날 제품을 살펴보면 스티치 부분도 자세히 살펴 보면 실이 중간에 끊겨서 이은 부분이 있는 경우도 있고, 안에 주머니를 붙일 때도 조금 삐툴어지면 그냥 수정하면서 가버린다. 사진 오른쪽 위에 요크 부분도 좌우가 안 맞는 부분이 많고 그 위에 있는 벨트룹도 두꺼운 부분에 달기 어려우니까 피해서 붙인 것들이 있다. 빈티지 의류에는 이런 식으로 대충 때운 부분이 많다. 청바지 뿐만 아니라 초어 코트, 덩가리 바지, 워크셔츠 모두 그렇다. 일종의 핸드 메이킹의 흔적이다.


그런데 사실 위 사진의 "대충 때움"은 복제에서 나온 거다. 저렇게 안 해도 되는데 그대로 하기 위해 예전 제품이 어떤 식으로 휘었는지 파악하고 계산해서 따라했다. 사실 따라 만드는 입장에서 온연한 "대충"은 불가능하다. 이전에 원단을 만들 때도, 버튼이나 리벳을 만들 때도, 부분 부분에 적합한 실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다. 복원은 그런 점에 재미가 있고 그런 점에 한계가 있다. 즉 완벽하게 파악하기 힘든 원본이 있기 때문에(왜냐 하면 대충이라는 비정형이 끼어 있기 때문에) 보다 교조적이 된다.


빈티지를 기반으로 현대에 만들어지는 오리지널, 임의적인 이름으로 빈티지 오리지널,은 그런 점에서 생각해 보면 차라리 노스 캐롤라이나 같은 곳을 기반으로 주변의 개인 기술자를 활용하는 브랜드들이 훨씬 좋은 기반을 가지고 있다. 물론 품질의 측면에서 보자면 이야기가 많이 달라지긴 한다. 예컨대 풀카운트 등의 짐바브웨 코튼은 현미경으로 보면 20세기 초반의 원단과 비슷하게 보일 지 몰라도 워크웨어로서 청바지를 만들기에는 너무 좋은 소재다. 그런 부드러운 코튼은 요새 어디서 만나보기도 어렵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