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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커다란 주머니가 달린 바지들

by macrostar 2016.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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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쓴 스윙 탑에 달려 있는 커다란 주머니 이야기(링크)에 이은 또 다른 커다란 주머니 이야기다. 왠지 주머니에 집착하는 거 같지만 이런 건 의식의 흐름... 생각날 때 써 놓는 것...


보통 커다란 주머니가 달린 바지라고 하면 생각나는 건 카고 바지다. 흔하게 볼 수 있고 많이들 입는다. 하지만 커다란 주머니라는 게 너무 캐주얼 한 감이 있어서 데이트 용 바지, 행사 참석용 바지 같은 걸로는 적합하지 않다. 또 특히 남성들의 경우 카고 바지는 군대 바지가 생각나기 때문에 싫어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뭔가 깔끔하지 않은 룩을 연출하고 싶을 때, 그저 맘이나 편하게 돌아다니고 싶을 때, 혹은 실로 실용적인 목적이 있을 때 꽤 적절한 아이템이다. 일상 생활에서 카고 바지의 주머니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거 같진 않지만 막상 활용해 보면 가방의 무게도 분산 시킬 수 있고 꽤 편리하다. 


카고 바지 말고 올해 한동안 유행했던 퍼티그 바지(혹은 베이커 바지 - 링크)도 사실 주머니 크기 자체는 다른 바지와 크게 다를 바가 없지만 주머니 스티치를 가지고 그 존재감을 많이 살리고 있다. 앞 부분 스티치도 그렇고 단추가 달려있는 플랩형 주머니가 달려있는 뒷 부분도 꽤 포인트다.


여튼 오늘의 주인공은 카고나 퍼티그가 아니라 아직은 카고 만큼 흔하게 볼 수 없는 종류 중에서 우선 가드너 팬츠.



이 바지는 사사프라스(Sassafras)의 Weeds & Grass 라는 바지다. 사사프라스는 캘리포니아에서 IT 기업에 근무하던 사람이 관두고 가드너가 되어서 프로페셔널로 정원도 만들고 정원 관리용 도구도 내놓는데 거기서 나오는 의류 라인이다. 뭐 가드너 의류라고 해도 오직 가드너만 쓸 수 있는 전문 농사 의류라고 하긴 좀 그렇고 일상적으로 입어도 별로 손색이 없는 그런 제품을 내놓고 있다. 캘리포니아 사람이고 미국에서 만들기는 하는데 일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지 일본 사이트의 검색에 많이 나온다. 고 퀄리티 니트 캐주얼 류로 인기가 괜찮은 지 근래 이 회사의 바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있다. 


위 바지를 보면 바지의 앞뒤에 걸쳐 나름 커다란 주머니가 붙어 있다. 가드너라면 앉거나 허리를 숙여서 할 일이 많고 또 많은 도구들 - 모종삽, 가위 등등 - 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주머니가 달려 있다.




그리고 이런 바지도 있다. 둘 다 비슷한 형태의 커다란 주머니가 붙어 있는데 주머니가 오픈형이다. 이것 저것 넣을 수도 있고 장갑 낀 손을 그냥 넣고 다닐 수도 있다. 왼쪽은 고 헴프(Go Hemp)라는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나온 Vendor라는 시리즈의 바지다. 위 사진은 데님으로 만들어 진 제품인데 워시드 버전도 있고 코튼 버전도 있고 여러가지 형태로 나온다. 오른쪽은 카피탈에서 나온 하카마 세일러라는 바지다. 하카마는 통이 넓은 일본의 전통 바지고 세일러는 선원. 뭐 원래 저런 게 있었다기 보다는 두 가지 이미지를 합쳐 만든 바지다. 히코리 데님을 사용해 워크웨어의 분위기가 많이 난다.




그리고 부시 팬츠라는 것도 있다. 부시는 Bush, 즉 덤불을 말하고 뭐 농사, 목장 등의 일을 하거나 덤불을 누비며 사냥을 할 때 적합하다는 옷이다. 하지만 이 옷의 뿌리는 잘 모르겠는게 아마존 같은 경우엔 Bush Pants를 검색하면 나오는 게 없고 라쿠텐에는 잔뜩 있다. 그러면서도 일본의 레플리카 브랜드에서 주로 내놓고 있다. 즉 베이커 바지처럼 일본에서 관용적으로 사용되는 이름이 아닌가 싶다. 필슨에서 부시 바지라는 게 나오는데 그건 좀 더 본격적인 헌팅 바지로 허벅지 부분에 폴리에스테르를 덮어 무릎으로 기어다니기에 좋고 방수 기능이 충실한 제품이다. 


여튼 위에 보이는 허벅지 앞 부분에 버튼 플랩 주머니가 달린 바지를 부시 팬츠라고 한다. 또한 이 종류는 허리 앞 부분 단추도 보면 똑딱이 스냅 버튼으로 두 개가 세로로 나란히 놓인 형태로 나온다. 뭐 일종의 형식미다. 


위 사진의 왼쪽은 모모타로의 1305SP, 오른쪽은 풀카운트의 1246이라는 제품이다. 이외에 조 맥코이는 959, 리바이스는 요세미티 부시 팬츠라는 이름으로 다들 비슷하게 생긴 걸 내놓는다. 앞 부분 주머니가 얄팍하기 때문에 앞에서 말한 가드너 바지처럼 그렇게 까지 실용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뭐 적어도 버스 카드를 넣어 두면 앉다가 부러질 일도 없고, 길 돌아다닐 때 임시 쓰레기 통 정도로는 활용이 가능할 거 같다. 주로 레플리카 브랜드에서 셀비지 데님을 사용한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보통 데님으로 만든 것도 있고 코튼 버전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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