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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클레어 웨이트 켈러가 지방시를 이끌게 되었다

by macrostar 2017.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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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티시의 후임으로 지방시의 아티스틱 디렉터 자리에 클레어 웨이트 켈러(Clare Waight Keller)가 임명되었다. 올해 1월에 6년 간 일해 왔던 클로에를 관두면서 지방시로 가는 게 아닐까 하는 소문이 있었는데 역시 그렇게 되었다. 아직 정식 발표는 나지 않았고 이 바닥도 오피셜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무슨 변수가 생길지 모르긴 하지만 리카르도 티시는 베르사체로 갈 가능성이 역시 높아 보인다.



위 사진은 The Gentlewomen지에 실렸던 모습.


클레어 웨이트 켈러는 영국 버밍험 출신이고 레이븐스본 예술 학교에서 패션으로 학사, Royal College of Art, London에서 니트웨어로 석사를 마쳤다.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가 캘빈 클라인과 랄프 로렌 퍼플 라벨에서 일했고 이후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2001년 구찌의 톰 포드 시절 수석 디자이너로 일했다. 그리고 2005년부터 2011년까지 프링글 오브 스코틀랜드의 리브랜딩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이후 클로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다.


클로에의 2017 봄여름 광고.


클레어가 지방시에 들어간 이후 앞으로 흥미롭게 볼 만한 몇 가지 점이 있다.


1) 이 분 프로필을 보면 알겠지만 오트 쿠튀르를 해본 적이 없다. 뭐 요새는 오트 쿠튀르를 해본 적 없는 디자이너가 이런 대형 하우스에 들어가는 일이 드물지는 않지만 여튼 이런 움직임은 오트 쿠튀르라는 장르 자체에도 기존 구성원들이 생각해 본 적 없는 여러 파편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다. 클레어가 만드는 오트 쿠튀르가 어떤 모습일까.


2) 전임 디렉터인 리카르도 티시는 힙합, 스트리트 패션 등 말하자면 밑바닥에서 끌어온 것들을 가지고 하이엔드 패션을 만들어 내는 데 있어서는 최고였고 지방시의 패션 세계를 통째로 바꿔놓으면서 동시에 트렌드의 중심에 가져다 놓은 사람이었다. 클레어 웨이트 켈러의 세계는 리카르도 티시의 세계와는 상당히 다르다. 이 대대적인 전환이 지방시를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 갈까.


3) LVMH는 디올의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에 이어 지방시에도 여성 디자이너를 디렉터 자리에 임명했다. 오래된 전통의 쿠튀르 하우스라는 점과 여튼 거장 남성 디자이너가 만든 하우스라는 점에서 예컨대 랑방, 셀린느, 클로에에 여성 디렉터가 들어가는 것과는 역시 느낌도 다르고 파장도 다르다. 여자 옷을 꼭 여자가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양성이 패션 분야를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건 분명하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래 왔던 것"을 언제든 스스럼없이 파괴할 수 있는 마인드는 패션에서 특히 중요하다.


마리아 치우리는 디올에 들어간 이유와 자기가 뭘 할 생각인지를 일단은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클레어 켈러는 자신의 야심을 과연 어느 정도 사이즈로 드러내게 될지 역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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