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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오리존티 시절 드님의 리 101 레플리카

by macrostar 2017.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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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청바지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서 이것만 하고 당분간 딴 이야기만 하려고 한다... 여튼 오리존티 시절이면 하야시 요시유키(링크)가 드님에 있었던 시절이다(이보다 전 시기 발매 제품들이 약간 있다). 드님에 대한 대략적인 이야기는 예전에 66모델 이야기할 때 한 적이 있으니 그거 참고(링크). 


드님의 청바지는 아무래도 리바이스 복각인 66XX와 66이 가장 유명한데 66XX 오리존티 시절 제품은 정말 거지가 될 때까지 입었고 66 신스 전기 제품은 요새 입고 있다. 그러므로 드님의 청바지 세계에 대해서는 좀 안다고 생각하는데 오늘은 LEE 복각이다. 일본에서도 정보를 잘 찾을 수 없는, 어쩌다 나한테 들어와 심심할 때 여기저기 들춰보는 신세가 된 101 복각이다. 


리 복각은 오리존티 - 신스 시절까지 나왔고 그 이후 단종되었다. 다른 회사에 인수된 다음부터 드님은 레플리카 회사라기보다는 범 캐주얼 브랜드가 되려고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고 가장 히트 제품은 66이 계속 나오긴 했는데 레플리카 마니아들은 불만이 꽤 많을 정도로 엉망이 되었었다. 가게 문이 열리기도 전에 이미 다 팔려 버렸다는 90년대의 전설 같은 시절이 그렇게 사라지나 했는데 최근 들어 다시 오사카 파이브! 레플리카의 조상!이었던 과거의 모습을 회복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은 분위기가 있다. 이렇게 잘 나가다 보면 리 복각도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튼 리 101이다. 청바지의 지난 한 세기가 넘는 역사 동안 리바이스가 항상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 가장 중요한 브랜드였지만 한 편에는 리가 있었다.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 제임스 딘이 입었던 옷도, 영화 택시 드라이버에서 로버트 드니로가 입었던 옷도, 이소룡 장례식에 스티브 매퀸이 입고 갔던 옷도 모두 LEE였던 거다! 리바이스가 노동자의 옷이라면 LEE는 말을 타면서 입는 옷이고 랭글러는 소를 타면서 입는 옷이다!



참고로 이 바지는 101s 소위 라이더스 모델인데 약간 커스터마이즈드가 되어 있다. 이걸 기반으로 리얼 맥코이에서 택시 드라이버라는 레플리카가 나온 적이 있다. 이 시리즈에선 M-65와 탱커 재킷도 있다. 어쨌든 허리 뒤에 셋 나란히 있는 걸 포함해 7개의 벨트 루프가 있고, 지퍼, 하프 셀비지 모델이다.


어쨌든 유명한 제품으로 101, 101Z(지퍼 버전), 라이더스 버전 등등이 있는데 드님의 레플리카는 크게 101 카우보이와 101 라이더스 두 가지가 있다. 공식 명칭인지는 모르겠고 임의의 분류... 둘 다 버튼 플라이 모델만 나오고 지퍼 버전은 없다. 패브릭은 같은 걸 쓰지만 버튼이 101이 5개, 라이더스가 4개 달려 있고 카우보이는 레귤러, 라이더스는 약간 더 슬림한 버전이다. 확실하진 않지만 카우보이도 사이즈 29 이하 버전은 버튼이 4개로 알고 있다. 에비수도 그런 식으로 사이즈에 따라 버튼 개수가 차이가 난다. 상표가 붙은 위치도 카우보이와 라이더스가 조금 다르다.


간단하게 말해 드님의 LEE 복각 중 벨트 루프가 5개 -> 카우보이, 벨트 루프가 7개 -> 라이더스.



왼쪽이 카우보이, 오른쪽이 라이더스. 위 사진은 어디선가 팔고 있는 데드스톡 제품... 



가지고 있는 건 101 카우보이다. 벨트 루프 5개, 버튼도 5개.

전형적인 리의 백 포켓. 가죽 패치는 안으로 벨트가 통과하게 되어 있고 주머니는 안쪽에 보면 반 정도 라이닝이 대어져 있다. LEE의 전형적인 방식이고 에비수도 안에 보면 저렇게 되어 있다. 그러고 보면 에비수는 리바이스 레플리카를 표방하면서도 크로치 리벳과 백 포켓 하프 라이닝을 반드시 넣고 있는데 리바이스 구형의 사양이라기 보다 LEE에서 괜찮아 보이는 부분을 차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0사이즈인데 좀 빡빡한 편이라 전혀 안 입고 있는데 여전히 가지고 있는 이유는 가지고 있는 바지들 중 유일하게 레프트핸드 트윌(LHT) 청바지이기 때문이다. 언샌포라이즈드 정도는 아니지만 이런 데님들은 입다 보면 바지가 전체적으로 돌아가는 데 범 리바이스 계열, 즉 거의 대부분의 청바지가 라이트핸드 트윌이고 그래서 오른쪽으로 돌아간다. 즉 왼쪽 다리 바깥쪽 셀비지 라인이 한참 입다보면 어느새 왼발 가운데 쯤 와 있다. 하지만 LHT는 반대로 돈다. 맨 아래 탈색 샘플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면이 어느 방향으로 꼬여 만드는 지도 나름 역할을 하는데 대부분 오른쪽 방향으로 꼬여 있다(Z형, 반대는 S형이라고 한다). 아주 자세한 사항은 잘 모르지만 여튼 결론적으로 LHT와 Z형 면사 조합, RHT와 Z형 면사 조합은 페이딩의 경향이 상당히 다르게 나타난다.


전통적으로 리바이스는 RHT, LEE는 LHT, 랭글러는 브로큰 트윌이라고 지그재그형으로 되어 있는 데님이다. 위 사진을 보면 뒤집혀 진 데님에 오른쪽 위 방향으로 줄이 가 있다. 겉에서 보면 반대 방향이라는 소리. 


이 사진은 리바이스 계열의 레플리카인 드님의 66인데 이것과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셀비지 라인이 똑같은 주황색이라는 것 빼고는 상당히 다른데 카우보이는 표면이 반질반질하고 둔탁한 남색 계열이고, 66은 표면은 울퉁불퉁하고 진한 남색 계열이다.


라이더스 체인 스티치는 노란 - 까만색 실로 되어 있는 체인 스티치인데 드님의 리 레플리카를 보면 저렇게 되어 있는 것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저 조합에 대한 출처가 어딘가 있을 거 같은데 자료가 부족해서 모르겠다. 랭글러도 가끔 저런 게 있던데...


세부적인 모습을 살펴보면.


납작한 리벳. 코인 주머니의 한쪽 리벳은 안에 숨어 있다. 둘 다 드러난 리바이스와 뭔가 희한한 랭글러의 중간 쯤 되는 모습이다. 


LEE 대신 Dnm이 새겨진 구리풍 버튼과 크로치 리벳. 자세히 보면 선 하나가 질서를 무시하고 가로지르고 있다. 사실 다들 그러함.


반달 모양의 주머니와 체인 스티치. 끝에 오버로크 쳐져 있고 또 해놨는데 여기에 왜?라는 생각이 조금 들긴 하는데...


리벳 뒤는 아무런 글자도 없고 그냥 평평하다.


버튼 뒤도 그냥 반짝거리기만 한 무각 평평.


허리 가운데 안쪽 LEE 분위기의 Dnm 태그. 빙글 돌린 노란 스티치가 꽤 귀엽다. 


바깥쪽에 이렇게 스티치 자국과 나름 너저분한 마무리 자국이 보임.


드님은 어설픈 봉제와 특히 어설픈 버튼 홀 마무리로 명성이 자자했었는데 오리존티 - 신스 시절을 통 털어 66 계열 모델에서는 이런 선명한 스티치의 버튼 홀은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튼튼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 게 이 당시 드님은 버튼 홀의 비밀을 풀지 못했거나 풀리는 게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게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요새는 봉제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걸 보면 괜찮은 듯.


셀비지 반대편 사이드. 자세히 보면 까만색 줄이 하나 더 있다. 예전에 말했듯 66은 저게 분리되어 있지 않고 나란히 함께 간다. 리바이스 501같은 것도 보면 핑크색 줄인가... 갑자기 무슨 색이었는지 생각나지 않는데 컬러 줄이 하나 있다.


상태는 상당히 좋은데 무릎 뒤에 어떤 페이딩도 없다. 마찰 가장 많은 부분에 조금씩 흔적이 있는 정도. 그리고 체인 스티치 한 쪽이 조금 풀려 있긴 한데 원래 봉제가 좀 어설픈 브랜드고 그런 부분을 천천히 보강해 주며 입고 그러면서 정도 들고 뭐 그런 분위기의 브랜드다.


같은 사이즈의 66과 비교해 보면 실측은 거의 비슷한 데 허리가 약간 더 좁고 폭은 약간 더 넓은 느낌이 난다. 실루엣이 만들어 내는 기분 같은 걸 수도 있는데 왜 그런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31을 편하게 입는 입장에서 보자면 둘 다 입을 수는 있는데(라이더스의 경우 하야시가 말한 버튼을 겨우 잠글 수 있는 상태, 66은 작긴 하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닌 상태) 101은 묘하게 안 맞는다. 아무래도 30 정사이즈인 사람이 잘 맞을 듯. 66도 아무리 생각해 봐도 30 정사이즈인 사람이 분명히 더 정확하게 맞을 거 같아서 요새 고민을 좀 하고 있다... 여튼 둘이 데님이나 사양의 다름 외에도 실측 스펙은 거의 같은 데 어딘가 근본적인 부분부터 방향이 다르다. 느낌이 상당히 다름.


이번에 청바지 몇 개 팔려고 내놓으면서(링크) LHT은 이거 하나 밖에 없는데, 리바이스 계열이 아닌 것도 이거 하나 밖에 없는데... 라는 생각에 가지고 있었지만 역시 몸에 잘 맞는 사람을 만나 함께 낡아가는 게 청바지의 바른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봐서 가을 쯤에 내놓을까 싶다. 저번에 가지고 있던 30 사이즈 거의 처분했는데 이런 식으로 가지고 있는 30 사이즈를 모두 없애고 있다.


그런 김에 차라리 66도 함께 내놔 버리고 66의 31사이즈를 하나 사고 싶긴 한데 상태 좋은 걸 구하는 일은 피곤하기 그지없고 확률도 낮은 대다가 그냥 사려면 요새 정가가 16200엔이다. 이래 가지곤 전부 다 팔아도 ㅜㅜ 여튼 가을에 라이더스를 내놓으면 부디 애용해 주세요. 지금부터 입고 싶다면 말해도 되는데(혹시 66도 사가서 제가 66 30의 길을 포기하도록 도움을 주실 분이 있으려는지, 저 위 사진에 나와있는 건데 카우보이 정도는 아니지만 상태 좋음, 얼마 전 체인 스티치도 다시 했음...) 여름은 더우니까. 그리고 LHT 계열은 그렇찮아도 페이딩이 잘 안 생기는 걸로 유명하기 때문에 아무리 여름이어 봤자 빠른 페이딩이 목적이라면 곤란함. 뭐 가을 되서 역시 이건 가지고 가자! 이렇게 될 수도 있고.


혹시 드님 66 새 제품을 사고 싶다면(원워시) 라쿠텐 여기! - (링크). 논워시로 구입할 수도 있다.


탈색 샘플을 찾아보면 위와 같다. 보다시피 바지가 통째로 왼쪽으로 트위스트하고 있어서 오른쪽 다리 바깥쪽의 셀비지 라인이 중앙으로 가고 있다. 왼쪽은 6, 7년 되었다고 하고 오른쪽은 15년 되었다는 데 왼쪽이 세탁을 더 꾸준히 한 듯. 보다시피 날카로운 페이딩 타입이 아니고 뭔가 무난하게 낡아간다. 리바이스와는 다르다.


특히 가죽 패치는 이렇게 글자 부분만 말라 비틀어진 진흙처럼 갈라지게 되나 보다. 자주 보게 되는 리바이스 계열과도 상당히 다르고 또 같은 회사의 다른 청바지와도 상당히 달라서 여러가지로 구경하기도 아주 재밌고 향후 어떻게 변해갈 지도 기대된다.


갑자기 생각나서 쓰는 이야기인데 레플리카 청바지는 오피셜 스토어에서의 수선이 함께 가야 하는 게 옳다. 그렇게 입는 옷이기 때문이다. 풀카운트나 에비수, 드님 같은 회사들도 계속 수선을 해 준다. 물론 유료지만... 하지만 조금씩 다른 추세가 보이긴 하는데 풀카운트는 전반적으로 더 저렴하고 드님은 전반적으로 비싸다(구멍 크게 뚫린 부분이랑 작게 뚫린 부분 2개 해서 8천엔이 나왔다니까...). 하지만 드님 같은 경우 체인 스티치는 나중에 해도 공짜로 알고 있다. 다른 회사들은 보통 처음 1회만 무료다. 


모모타로 같은 경우 10년 무상 보증 개런티가 들어있다. 실제로 해준다고 한다. 여튼 이런 식으로 오피셜 AS가 함께 가야 더욱 든든하고 믿을 만 한 옷이 되지 않을까 싶다... 뭐 사설 수리점이 잘 하는 곳이 있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오피셜의 기분이라는 게 있으니까.


혹시 어디에선가 이 바지를 손에 쥐고 검색으로 찾아올 분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Denime, Lee, 101B, 101, Cowboy, Replica, Orizzonti, Hayashi Yoshiyuki

ドゥニーム, リー, 左綾, カウボーイ, オリゾンティ, 林芳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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