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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미우미우의 위민스 테일 #27

by macrostar 2024.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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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링크)에서도 말한 적이 있지만 패션쇼는 원래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그게 흥하다보니 언론인들도 참가하게 된다. 애플 TV의 더 뉴 룩을 보면 모델들이 여러 동작을 선보이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말하자면 움직이는 마네킹처럼 보인다. SNS와 유튜브의 시대가 오면서 패션쇼는 생방송 중계도 가능해졌고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되면서 무대 장치라든가 퍼포먼스라든가 하는 게 약간 도입은 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캣워크 위를 줄줄 걷는 방식은 그때랑 다른 게 별로 없다. 

 

 

코로나 판데믹의 시대에 패션쇼 관람이 제한되면서 브랜드들은 여러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다. 영화 같은 모습의 컬렉션은 옷이 보여줄 수 있는 한계를 넓힌다. 이게 어떻게 흘러갈지 조금 기대를 했는데 결론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오고 말았다. 이렇게 돈을 많이 쓰면서 이런 비효율성을 고집하다니 이것도 나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줄줄이 걷는 건 패션의 비현실성을 강화시키지만 그렇다고 그게 그렇게 멋지게 보이는 건 아니다. 그저 익숙할 뿐이다. 물론 패션 쪽에서는 캣워크 컬렉션 외에도 광고 캠페인, 이미지 비디오, 룩북 등 여러 다른 방식을 동원해 컬렉션을 다양한 측면에서 보여주고는 있다. 

 

아무튼 미우미우의 위민스 테일 시리즈는 이런 면에서 재미있는 시도다. 무엇보다 꾸준히 하고 있다. #1이 나온 게 12년 전인데 여전히 나온다. 

 

플레이리스트는 여기(링크)

이번 영상은 여기

 

 

옷이 입체적으로 보이고, 여러 각도에서 보이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이고, 모델처럼 비현실적이지 않은 사람이 입었을 때 어떻게 보이는 지 보인다는 건 좋은 일이다. 거기에 이 위민스 테일스라는 이 시리즈, 영화의 내용 등이 미우미우라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조각하고, 강화한다. 요즘 패션 브랜드의 영상 산업 진출(링크) 늘어나고 있는데 무슨 영화여도 괜찮으니 미우미우만 입고 있으면 된다는 식의 접근도 나쁠 게 없지 않나 싶다. 위 영화 같은 데서 몇 발자국만 더 나아가면 만날 수 있는 세계다.

 

패션 브랜드는 자신의 틀을 벗어나고 직접 콘트롤하지 못하는 부분을 만들어 내는 데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불가능한 부분을 통제하려고 하고 그러다보니 원래의 틀을 잘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이미 패션쇼도 유튜브에 엎질러 지고 나면 이미 자신의 텍스트가 아니다. 저질러 놓고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부유하도록 내버려두는 마음이 조금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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