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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도 발렌티노를 떠난다

by macrostar 2024.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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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스 반 노텐에 이어 또 다른 세대 교체 소식.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PP)가 발렌티노를 떠난다. PP의 발렌티노 재임 기간은 두 시기로 나눠서 볼 수 있는데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마리아 그라치아 치울리와 겸임으로 있었고, 2016년 치울리가 디올로 떠난 이후 단독으로 발렌티노 컬렉션을 이끌고 있다. 
 

 
발렌티노가 1960년에 시작했으니 나름 오래된 브랜드이긴 하지만 일단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한 50년 정도 했고 그 다음 잠깐 알레산드라 파키네티, 그리고 이후로 15년 정도는 PP다. 그러므로 발렌티노의 지금 이미지에 PP가 미치고 있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임팩트 때문인지 PP와 치우리가 같이 있을 때 발렌티노가 좀 재미있었다. 일단 공동 디렉팅 체제라는 거 자체가 디자이너 패션의 새로운 미래다. 프라다의 경우 라프 시몬스로 넘기기 위한 과정일까 하는 생각이 좀 드는데 발렌티노 쪽은 협업의 분위기가 강하다. 아무튼 그 다음부터는 그냥저냥, 적어도 아주 올드해 지지는 않도록 버티는 정도의 느낌.
 
물론 VLTN 로고 플레이의 푸퍼와 스니커즈 같은 걸로 인기를 얻기도 했지만 그게 재미있었냐 하면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언더커버나 포터와의 협업처럼 나름 급진적인 행보도 있었고 그런 건 충분히 흥미진진하다. 또한 오트쿠튀르가 강화되고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이야기는 유니크한 면이 있긴 하고 뒤로 밀려날 정도는 아니지만 발렌티노가 선두에서 패션신 전체를 끌고 가는 정도는 아니었고 레벨 유지를 잘 해왔다 뭐 이런 이야기. 
 
발렌티노는 앞으로 변화가 예고되어 있는 부분이 있다. 2008년의 교체는 이 회사를 카타르 쪽 자본이 몽땅 사들이면서 있었는데 2023년에 케링이 지분 30%를 사들였다. 2028년까지 전부 사들이는 계획이다. 즉 이번 교체는 새로운 기반의 발렌티노가 되기 위한 준비 수순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새로 들어오게 될 디렉터가 케링의 발렌티노를 준비하고 이끌어갈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 사람이 될 거다.
 
따지고 보면 좋은 타이밍이라 생각할 부분이 있다. 발렌티노라는 이름의 가치를 생각해 보면 만약 대단한 야심가를 찾아낼 수만 있다면 펼칠 수 있는 장판이 꽤 크다. 메인스트림의 디자이너 패션신은 전반적으로 앞으로 어떻게 되려나 잘 모르겠는 어영부영, 어수선의 분위기가 강하고, 그런 흐름 속에서 미우미우의 깔끔한 과거 재해석 재구성 상품화가 큰 성공을 이끌고 있다. 누군가 등장하면 새로운 뷰를 만들며 치고 나갈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케링을 바라보자면 구찌의 사바토 임명에서 볼 수 있었던 장면이 꽤나 시시한 뒷걸음질이었기 때문에 지금 케링이 제대로 선택을 할지 의심스럽김 하다.

아무튼 발렌티노를 비롯해 사람들의 주목을 많이 받는 최상위권 브랜드를 누가 이끌게 되는지 주목할 만한 시점이다. 또한 PP가 어디로 갈지도 궁금하다.
 

* 미켈레가 로마에 산다고 발렌티노 가는 거 아니야! 이런 이야기가 나오길래 웃었는데 미켈레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거 같다. 가능한 조합이긴 함. 오트쿠튀르를 하는 브랜드라 미켈레가 발렌티노에 간다면 좀 재미있을 거 같긴 하다. 

 

*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발렌티노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었다. 과연 새로운 발렌티노는 어떤 모습이 될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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