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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미우미우의 문학 클럽 Writing Life

by macrostar 2024.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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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미우의 영화 시리즈 위민스 테일에 대한 이야기(링크)를 한 적이 있는데 문학 클럽도 있다. 문학 클럽도 "미우미우의 정체성 및 오늘날 여성들의 삶의 중심에 있는 역사와 교육에 대한 이해는 물론 이러한 담론을 더욱 장려하기 위해 기획"의 연장선 상에 있는 프로젝트로 이름은 라이팅 라이프. 문학 클럽에 대한 상세 내용은 미우미우 국내 홈페이지에도 번역이 되어 있다(링크). 그래놓고 토론 영상의 자막을 제공하지 않는 건 조금 아쉬움.

 

 

첫 번째 이벤트가 밀라노에서 4월 17일, 18일 이틀 간 열렸는데 시빌라 알레라모(Sibilla Aleramo)와 알바 데 세스페데스(Alba De Céspedes)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하는 행사로 대담, 라이브 공연 및 엔터테인먼트 등이 함께 진행되었다고 한다. 

 

 

 

패널은 2000년 퓰리처상 수상자인 줌파 라히리(Jhumpa Lahiri), 이탈리아 작가이자 스트라가 상 최종 후보인 클라우디아 두라스탄티(Claudia Durastanti), 수상 경력에 빛나는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실라 헤티(Sheila Heti), 이탈리아 작가 비올라 디 그라도(Viola Di Grado), 작가 셀비 윈 슈워츠(Selby Wynn Schwartz), 중국 출신 영국 소설가이자 회고록 작가, 영화 제작자인 샤오루 구오(Xiaolu Guo). 패널 토론의 사회는 작가이자 큐레이터, 방송인인 루 스토퍼드(Lou Stoppard), 바이스 및 바이스 영국 매거진 편집장인 징 쳉(Zing Tsjeng). 한 시간 정도 되는 대담 영상 2편은 미우미우의 유튜브(링크)에서 볼 수 있다. 위에서 말한 대로 한국어 자막은 없다.

 

'문학'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행사치고 꽤 크다. 미우미우는 이름을 앞에 내세우고, 티저 영상과 대담 참여자들이 미우미우 옷을 입고 있는 정도로 패션 브랜드의 기획 행사치고는 그렇게 요란하지 않게 적당히 드러내고, 적당히 숨어있다. 

 

이런 행사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이런 방식의 접근은 책을 읽고, 그에 대해 생각하고, 전문가들의 대담을 보고 하는 등의 행위를 스타일리시한 행위로 인식하게 만든다. 즉 일종의 트렌디한 액세서리가 된다. 얼마 전 내놓은 책(링크) 패션의 시대에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패션은 환경 문제, 여성 문제, 인종 문제, 반전 문제 등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취한다. 슬로건 티셔츠를 입는다. 친환경 소재 가방을 든다, 반전 시위에 참가한다를 패션화시키고 트렌디한 모습으로 받아들이도록 한다. 

 

물론 전쟁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듯 반전 티셔츠를 입는 것과 반전 시위에 참가하는 건 꽤 다른 양상을 띤다. 최근 미국 대학가에서 벌어지는 시위에서 볼 수 있듯 정부에 반기를 드는 현장은 꽤나 혹독하고 사태가 확대되면 반전 티셔츠를 입는 것과 반전 시위에 참가하며 도서관을 점령하는 일이 비슷한 취급을 받게 될 수도 있다.  70, 80년대에 이미 겪었던 일이다. 그렇지만 인간은 또한 언제든 중대한 시간이 찾아왔다는 걸 눈치채고 진지해 질 수 있다. 모멘텀은 순간적일 수 있고, 어디에서든 찾아온다.

 

아무튼 문학 클럽에 대해서 독서라는 중대한 행위를 패션화시켜서 책을 멋으로 들고 다닌다느니 하는 반발이 있을 수는 있다. 이런 식의 반감은 흔하고 끊임없이 반복된다. 그렇다고 '중대'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사람이 크게 위대한 적도 거의 없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거 보다 어쨌든 더 나은 일이고 빈정대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이들보다 훨씬 생산적이다.

 

브랜드의 이름값이라는 것도 중요하다. 그저 패션 광고에 아무나 읽어도 되는 명작 문학을 껴 놓고 멋지고 진중하는 척 하는 정도로는 누구도 반응하지 않고 폼 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행사의 밀도와 레벨에서 어느 수준 이상을 확보해야 하고 적절한 책의 선정과 양질의 토론, 훌륭한 참여자를 제공해야 한다. 환경 운동, 인권 운동 같은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스타일리시하고 패션 아이템처럼 다루든 말든 어딘가 한 명이라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생기는 계기가 될 수 있고 그런 식으로 인류는 앞으로 나아간다. 

 

북 토트라는 히트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 디올에서도 약간은 비슷한 접근이 있다. 더 디올 빅 토트 클럽이라고 한다.

 

 

책을 앞에 내세운 가방이고 그러므로 여러 유명인, 전문가, 배우 등의 인터뷰를 통해 읽고 있는 책, 좋아하는 책과 그에 얽혀 있는 사연 등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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