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길이를 줄여 보았다. 디키즈 874. 역시 이런 건 저렴한 바지로. 원래 바지 밑단을 풀고 -> 적절한 길이를 잡고 -> 두 번 접어서 -> 재봉틀로 박으면 된다. 시작할 때는 익숙하지 않은 재봉틀이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실제로 힘들었던 부분은 '바지 밑단을 풀고'와 '접어서 다림질'을 해놓는 부분이었다.
'바지 밑단을 풀고'는 그냥 실 하나씩 끊고 뜯어내는 단순 반복의 지루함인데 비해 '두 번 접어서'는 일단 적정 길이를 잡고 원래 밑단 길이에 맞춰 초크로 줄을 긋고, 접어 들어갈 부분을 하나 더 긋고 하는 식이다. 두 번 접으려고 했는데 꽤 두꺼워서 이러면 가정용 재봉틀이 감당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어 다시 한 번 접는 걸로 바꾸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뭐든 처음에는 트라이얼 앤 에러가 있는 법이지.
아무튼 결론적으로 문제는 재봉틀에서 생겼다.
드르르르륵 가다가 엥 잘못됐잖아, 다시 빽, 다시 고.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뜯고 다시 해야 하는 건데 의욕이 전혀 나지 않아서 그냥 저대로 두기로 했다. 뭐 잘 붙어있으니 됐잖아. 디키즈처럼 빳빳한 천이면 그나마 다림질이 용이한 편인데 더 얇으면 난도가 훨씬 뛸 거 같다. 워크 팬츠, 치노 정도 할 수 있고 울 슬랙스나 드레스 팬츠 같은 건 전문가에게 맞기는 게 낫다. 청바지도 체인 스티치 살리고 싶으면 전문가.
다음 도전은 바지 길이 늘리기인데 원래 바지를 뜯어 내고, 밑단에 천을 좀 더 이어 붙인 다음, 두 번 접도록 만들어서, 재봉틀로 박는다 순서다. 여기에는 밑단에 천을 좀 더 이어 붙인다는 새로운 미션이 들어간다. 하지만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언젠가 또 의욕이 넘치는 때가 오면 해보는 걸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