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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691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도 발렌티노를 떠난다 드리스 반 노텐에 이어 또 다른 세대 교체 소식.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PP)가 발렌티노를 떠난다. PP의 발렌티노 재임 기간은 두 시기로 나눠서 볼 수 있는데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마리아 그라치아 치울리와 겸임으로 있었고, 2016년 치울리가 디올로 떠난 이후 단독으로 발렌티노 컬렉션을 이끌고 있다. 발렌티노가 1960년에 시작했으니 나름 오래된 브랜드이긴 하지만 일단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한 50년 정도 했고 그 다음 잠깐 알레산드라 파키네티, 그리고 이후로 15년 정도는 PP다. 그러므로 발렌티노의 지금 이미지에 PP가 미치고 있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임팩트 때문인지 PP와 치우리가 같이 있을 때 발렌티노가 좀 재미있었다. 일단 공동 디렉팅 체제라는 거 자체가 디자이너.. 2024. 3. 24.
H&M + rokh, 4월 18일 H&M과 rokh의 협업 컬렉션이 4월 18일에 나온다. 사실 자라, H&M, 유니클로 경쟁 속에서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데 최근 몇 년 간 생각해 보면 자라가 재미있는 걸 좀 많이 내놓고 있고, 유니클로는 꾸준한 거 같고, H&M은 뭐하는걸까 이런 느낌이 좀 있다. 과연 디자이너 황록의 rokh와의 콜라보가 분위기를 반전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설명(링크)을 보면 "더블-레이어 트렌치코트, 디테처블-헴 드레스, 코르셋 탑, 리워크드 팬츠 및 데님, 차분한 플로럴 프린트 탑, 플리츠 스커트 세트와 매칭 글러브 및 타이즈, 언더웨어, 로고 티셔츠, 그래픽 투톤 메탈릭 주얼리, 브리프 케이스 백, 아코디언 파일 클러치를 포함한 유쾌한 오피스 스타일 액세서리 등 여성복, 남성복 및.. 2024. 3. 22.
드리스 반 노튼이 드리스 반 노튼을 떠난다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이 2024년 6월 마지막 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를 그만둔다고 발표했다. 2025 SS가 마지막 패션쇼가 될 거 같다. 같은 앤트워프 식스 디자이너 앤 드뮐미스터가 그랬던 것처럼 친필 편지로 이런 소식을 전했다(링크). 후임자는 찾고 있다고 한다. 깜짝 발표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세대 교체도 있었지만 요즘엔 이렇게 여유를 가지고 움직이는 경향도 많은 거 같다. 1986년에 시작된 벨기에에서 온 앤트워프 식스 디자이너들은 기존 패션에 아주 다양한 영향을 미쳤고 특히 드리스 반 노튼은 예술적인 접근, 지적인 접근, 입을 수 있는 옷 등으로 패션이 할 수 있고 보여줄 수 있는 세계를 한 단계 넓혀줬다. 이제 그들의 시대도 이렇게 하나 둘 역사의 뒤안길로 가고.. 2024. 3. 19.
미우미우의 위민스 테일 #27 책(링크)에서도 말한 적이 있지만 패션쇼는 원래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그게 흥하다보니 언론인들도 참가하게 된다. 애플 TV의 더 뉴 룩을 보면 모델들이 여러 동작을 선보이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말하자면 움직이는 마네킹처럼 보인다. SNS와 유튜브의 시대가 오면서 패션쇼는 생방송 중계도 가능해졌고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되면서 무대 장치라든가 퍼포먼스라든가 하는 게 약간 도입은 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캣워크 위를 줄줄 걷는 방식은 그때랑 다른 게 별로 없다. 코로나 판데믹의 시대에 패션쇼 관람이 제한되면서 브랜드들은 여러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다. 영화 같은 모습의 컬렉션은 옷이 보여줄 수 있는 한계를 넓힌다. 이게 어떻게 흘러갈지 조금 기대를 했는데 결론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 2024. 3. 14.
패션에 대해 안다는 것 단지 옷 외에도 패션에 대해 이야기할 건 많다. 예컨대 스타일링, 코디네이팅, 유행하는 아이템 등등이 주로 많이 다뤄진다. 그리고 브랜드나 아이템의 역사, 패션의 흐름, 비즈니스의 측면 등도 그렇다. 후자는 수요가 있지만 전자보다 적고 반발도 있다. 내 마음에 드는 걸 입으면 되는거지 그런 게 무슨 소용이 있냐는 거다. 뭐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그 정도 말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이미 패션을 너무 많이 쳐다보고 있어서 흐름 정도는 체감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어떤 아이템을 보고 마음에 드는 게 생긴 거다. 주변 사람의 영향을 받는 경우도 많다. 트렌디한 패션을 쫓고 있는 이들이 몇 명 만 있어도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집단적 지식과 관념이 생겨나고 저게 좋아보이네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이것도 '.. 2024. 3. 9.
2024 FW 2024 FW 패션위크가 대강 정리된 거 같다. 볼만 한 거 몇 개 뽑아볼까 했는데 사실 드라마틱하게 변화를 불러일으킬만 한 건 나올 타이밍이 아닌 거 같긴 하다. 다들 무난하게 나아가는 정도. 전혀 새로운 사람,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와야 다시 들썩거리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워크웨어가 캣워크 위와 거리 풍경 모두에서 대세가 되어가는구나 싶고 테일러드의 새로운 방향에 대해 많이들 고민하고 있는 거 같다. 아무튼 새로운 디자이너의 발굴이라기 보다 이건 그래도 보고 지나가자 싶은 거 세 개 정도만. 디올 프라다 JW 앤더슨 이외에도 언더커버의 내레이션과 패션쇼 조합이 좋았고, 드리스 반 노텐의 조용함도 좋았던 거 같다. 사카이와 미우미우, 물론 K인간으로서 루이비통 피날레에 정호연과 스트레이키즈의 필.. 2024. 3. 8.
LVMH의 22 Montaigne Entertainment LVMH가 22 Montaigne Entertainment를 발표했다. 간단히 말해 LVMH 소속 많은 브랜드들의 영화, TV, 오디오 등을 제작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생 로랑이 영화 회사를 설립하고, 케링의 오너 프랑소와 피놀트의 홀딩 컴패니 아르테미스가 헐리우드 에이전시 CAA의 주식을 대량 매입해 대주주가 된 것 등이 비슷한 흐름이라 볼 수 있다. 패션 브랜드와 영상, 엔터 사업과의 연계는 아주 오래된 관계지만 이렇게 보조나 활용이 아니라 메인 주자로 활동을 시작한 건 패션 브랜드의 대규모화 진행 이후 이제 그만큼의 자본력과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고 또한 이 연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장래의 가능성이 그만큼 높게 평가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예전에도 말했듯 LVMH나 케링 등은 자사 .. 2024. 3. 3.
프라다 2024 FW의 긴 소매 길이 현재의 패션은 대부분 기존의 착장 방식에 대한 반항으로 작동한다. 포멀 웨어, 점잖은 룩에 대한 반항으로 스트리트 패션이나 안티 패션 같은 것도 나오고 또 그런 게 유행이면 그에 대한 반항으로 테일러드 룩이 나온다. 오버사이즈 룩도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는 기존의 방식을 거슬러 올라가는 현상이다. 그래야 새로운 게 나오니까. 하지만 게중에는 이런 트렌드를 따라가고자 하는 브랜드도 있으니 결국 이렇게 프로스 앤 콘스, 포지티브 앤 네가티브, 현대와 과거, 지속과 반항 이 모든 것들이 섞이게 된다. 누가 맞다, 멋지다 그런 게 아니라 이렇게 섞여 총체적으로 엿보이는 덩어리가 시대의 룩이라 할 수 있다. 아무튼 예전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구찌처럼 스케일이 큰 반발을 하는 곳도 있지만 아주 조심스럽게, 눈에.. 2024. 2. 27.
다니엘 리의 버버리 2024 FW 다니엘 리의 버버리 2024 FW가 어제 있었다. 이 패션쇼는 가지고 싶은 건 하나도 없지만 왠지 재미있었다. 이런 거 조금 좋아한다. 영상은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다. 예전에도 말한 적이 있는데 버버리는 말하자면 20세기 초반의 아크테릭스 같은 브랜드였다. 방수에 관한 앞서 나가는 기술로 기능복을 석권해 나갈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북극이나 에베레스트를 가는 탐험가들이 버버리의 개버딘을 입었다. 군대에서도, 아무튼 비가 문제인 노동자들도 입었다. 물론 군대 - 장교 - 귀족 테크트리는 버버리에게 영국 전통의 이미지를 심어줬고 이후 그런 길을 나아갔다. 워크웨어, 밀리터리와의 연계점도 있고 그 헤리티지의 분위기가 챠브나 훌리건 등 서브컬쳐와의 연계점도 만들어냈지만 전반적으로 그런 건 무시하고 앞으로.. 2024.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