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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발렌시아가의 이번 백 모티브는 슈퍼마켓 백이다

by macrostar 2017.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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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가의 새로운 가방은 독일 슈퍼마켓 체인 Edeka의 비닐백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말하자면 일상 속에서 쉽게 마주치던 제품들을 가지고 럭셔리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일종의 패셔너블한 유희라고 할 수 있다.


발렌시아가의 이케아 프락타, 런드리 백 응용.


물론 이런 게 갑자기 튀어나온 건 아니다. 이전에도 몇 가지가 있었지만 2010년 쯤을 돌아보면


샤넬은 2009년에 양가죽으로 쇼핑백을 내놓은 적이 있고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2010년인가 홈리스 시크라는 콘셉트의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부랑자들의 비닐 백 같은 걸 들고 나오기도 했다.



일상 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걸 럭셔리하게 재탄생 시키는 건 구찌도 마찬가지다. 사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쪽이 조금 더 재미있다.


구찌 티셔츠의 레트로 로고는 관광지나 시장 같은 데서 볼 수 있는 조악한 가짜 구찌 티셔츠에서 왔다. 즉 가짜를 기반으로 진짜를 만들어 낸다. 발렌시아가는 럭셔리하게 재탄생 시키고나 있지 구찌의 경우엔 그냥 면 티셔츠라는 점에서 제품 자체는 크게 다를 게 없다.



그러므로 원조가 페이크인데 그걸로 진짜를 만들어 냈고 다시 페이크가 나오는 복잡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고 나니 이렇게 다시 나온 가짜를 구별하는 방법이 인터넷에 등장한다. 로고를 무단으로 활용해 가짜를 만들던 대퍼 댄이 이제는 구찌에서 원본 부자재로 구찌 라벨을 붙인 옷을 만들게 된 상황(링크)과 비슷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방향은 지금 당장 굉장한 이익률을 만들어 낸다는 이점이 있는데(티셔츠 같은 걸 만들어 비싸게 팔 수 있으니까 가방 장사보다 훨씬 낫다) 대신 계속 끌고 가기엔 비싼 비용을 들여 쌓아 놓은 하이 패션의 이미지를 걸어 놓고 하는 도박 같은 거라 위험한 면이 너무 많다고 여전히 생각한다(링크). 어쨌든 2018년에도 아마 계속 될 경향이고 그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두고봐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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