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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오사카 대학 청바지 논쟁

by macrostar 2015.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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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위키피디아의 청바지 항목을 뒤적거리는데 내용 중에 오사카 대학 청바지 논쟁이라는 게 있다(링크). 간단하게 사회 상황 정리를 하자면 청바지는 작업복이었다가 1950년대 들어 대중 노선을 걷기 시작한다. 그리저(greaser) 서브컬쳐(링크)를 지나 히피, 펑크, 헤비메탈 시대를 거치면서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된다. 미국 쪽에서는 1950년대 청바지 광고에도 여성이 등장하지만 일본의 경우엔 여성용 청바지가 본격적으로 생산된 건 1970년대 부터다.


 

1952년 TC Beirne 백화점의 광고. 줄 잡힌 청바지에 체크 셔츠, 맨발, 쇠갈퀴.


1977년 5월에 일어난 오사카 대학 청바지 논쟁은 그러니까 당시 56세였던 필립 칼 페다(Philip Karl Pehda)씨의 영미 문학 강의에 어떤 여학생이 늦게 들어왔는데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칼 페다 교수는 나가라고 했고 여학생은 나갔다. 그 다음 수업 때 이 문제를 따졌는데 청바지는 작업용 옷이고, 성실한 영 레이디는 그런 옷을 입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러므로 좀 더 여성에게 맞는 우아한 옷을 입으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학생 측은 청바지는 이미 일상복이고 여성 비하 발언이라고 대응했고 이 문제는 여러 논란을 일으키며 언론에 소개되는 등 일이 커졌다. 당시 칼 페다 교수는 첫 수업에서 강의 중 담배를 피우지 말 것, 여학생은 청바지를 입지 말 것을 요구했었다고 한다. 여하튼 여학생들이 청바지 차림으로 교실에 밀어 닥치고 교실에 언론에서 취재가 오자 칼 페다 교수는 늙은 자신이 학생들과 의견이 맞지 않으면 그만 둘 수 없다는 의견을 낭독하고 사표를 제출하면서 사건이 종결되었다.


그 당시 상황을 좀 살펴 보면 대학 등에 청바지 등교가 금지되었던 곳이 꽤 많았던 거 같다.  


여학생이 누군지는 찾을 수가 없고 필립 칼 페다(1921~1994)에 대해선 몇 가지 이야기를 찾을 수 있는데 미국학 전공이고 고베 대학 교수로 전후 최초로 일본에서 풀 타임 교수가 된 미국인이다. 2차 대전에 참전했고 보스톤 대학을 졸업, 이후 하버드에서 일본어를 배워 일본에 갔다고 한다. 1951년 강사 생활을 시작했고 1961년 고베 여학원 대학의 교수로 임용된다. 일본 교육 제도는 잘 모르지만 학원 시대라는 게 있었던 모양인데 여튼 그 시절에 오사카 대학 강사도 했었나 보다. 


매사츄세스 주 샤론이 고향인 미국인인데 축구를 굉장히 좋아해서 사진도 열심히 찍고 응원도 많이 해 당시 고베나 교토에서 학생 축구를 한 사람들은 나름 추억들이 있는 모양이다(지금은 교토 퍼플상가의 제네럴 매니저 쯤 되는). 일본어 사이트를 검색해 보면 반은 청바지 논쟁, 반은 축구 이야기가 나온다. 


위 사건에 대해선 검색해 봐도 거의 똑같은 내용을 복사 붙임 한 거 밖에 없고 뉴스도 찾기 어렵다. 크레타 출판에서 20세기라는 잡지가 나오는데 2015년 9월에 나온 2호에 짧게 실린 적이 있는 거 같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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