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트위터에 두서 없이 떠들었던 이야기인데 그래도 이왕 시작했으니 여기에 정리해 본다. 뭐 별 건 아니고 SS 유니폼을 휴고 보스가 생산은 했지만 디자인은 딴 사람이다 + 그 사람이 디자인도 좀 하고 그랬는데 고위직 군인이다 + 전쟁 끝나고 죽었다 정도가 기억에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틀린 건 아닌데 그렇다고 정확한 건 아니었다. 그래서 하는 이야기.
우선 독일 군복. Wehrmacht(베어마흐트)라고 하는데 한국말로 독일 국방군이라고 한다. 1935년부터 1945년까지 있었던 나치 군대를 말한다. 원래 베어마흐트는 그냥 이전 독일 군대 일반 명사였는데 나치 덕분에 1945년에 저 용어의 수명은 끝이 났고 네오 나치 같은 막장이 아니라면 아무도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나치 이후의 서독 군대는 Bundeswehr(분데스베어), 독일 연방군이라고 한다. 통독 이후에도 계속 저렇게 부른다.
이 글은 독일 군대 이야기가 아니라 베어마흐트 유니폼 이야기니까 이런 이야기는 대충 마치고... 물론 처음에 나치군이 입던 군복은 자체 디자인이 아니었고 바이마르 군대랑 섞이고 뭐 복잡한 이야기들이 있다. 보통 멋진 군복의 대명사 독일 군복이라고 하면 SS 유니폼이고 그 중에서도 1932년부터 나온 올 블랙 SS 유니폼이다.
인터넷을 뒤적거려보면 이렇게 나치 시절 휴고 보스를 놀리는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우선 당시 휴고 보스는 뭘 하고 있었나...를 돌아 보면. 휴고 보스는(사람 이름이다, 본명은 Hugo Ferdinand Boss) 독일 Metzingen(메칭엔) 출신으로 1923년에 사업을 시작했고 1924년에 동네에 공장을 만들었다. 셔츠, 바지, 작업복, 레인코트, 스포츠웨어 같은 거 만드는 평범한 의류 회사였는데 1931년 나치에 가입했고 SS, SA, 히틀러 청소년단(히틀러유겐트) 등의 유니폼을 제작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1932년부터 생산한 게 SS의 올 블랙 유니폼이다.
나치 군복들
올 블랙 유니폼은 또 독일 군복사, 나치 군복사 등등이 있는데 바로 직전 브라운 컬러의 셔츠가 중심인 군복(이것도 휴고 보스에서 생산했다)이었는데 1932년의 개편 버전은 Karl Diebitsch가 그래픽 디자이너인 Walter Heck과 함께 디자인했다. 이 중 중심 인물은 칼 디빗쉬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분은 1920년 일치감치 나치에 가입했고 뮌헨에서 미술 공부하면서 페인터 및 그래픽 디자인 등 일을 했다. 나치가 본격 득세한 이후인 1933년 베를린으로 가서 National Association of German Visual Artists(라는 게 있었군)에 가입했고 SS에도 합류한다.
여튼 칼 디빗쉬가 제3 제국에서 여러가지 일을 했는데 SS 기념 단검도 디자인하고 어딘가 로고도 붙이고 뭐 그랬다. 이렇게 해서 올 블랙 유니폼이 나왔고... 시간이 흘러 전쟁이 끝이 났다.
칼 디빗쉬는 1944년에 SS에서 SS-Oberführer까지 승진을 했다. SS 상급지도자로 번역이 되는데 처음에는 준장급으로 쳐 줬다가 나중엔 소장급, 그러다가 대령과 준장 사이 어디쯤으로 쳐줬다고 한다. 전쟁이 끝나고 살아남았고 1985년에 사망했다.
휴고 보스는 전쟁이 끝나고 나치 협력 혐의로 벌금도 물고 뭐 그랬다고 한다. 휴고 보스는 1948년 사망, 회사는 계속 됨. 그러다가 1990년대 들어 오스트리아의 잡지에서 휴고 보스사가 2차 대전 당시 나치 유니폼을 생산하면서 강제 노역을 실시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1999년 에는 특히 SS 유니폼 생산 당시 폴란드 노동자 140명(Polish Death Camp에서 끌고 왔다고 하고 주로 여성이었다), 프랑스 노동자 40명(주로 전쟁 포로였다)을 강제 노역 시킨 부분이 문제가 되어 미국 쪽에서 피해자를 모아 소송도 걸었다. 물론 휴고 보스 외에도 당시 많은 회사들이 소송의 대상이 되었다.
소송은 어떻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2011년인가에 휴고 보스 홈페이지에 강제 노역 실시와 나치 협력에 대한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뭐 이런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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