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041

아메토라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아메토라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표지가 바뀌지 않은 것으로 예상할 수 있듯 큰 변화가 있는 건 아닙니다. 자잘한 수정으로 완성도를 높였고 그간 패션의 변화를 반영한 저자의 새로운 후기가 추가되었습니다.  개정판인데 그대로 나온 게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사실 이 책은 그렇게 크게 변할 부분이 없습니다. 이걸로 충분하고 다음 이야기, 다른 이야기는 다른 책으로 쓰는 게 맞을 거 같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한국판의 표지 그대로 가는 것도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유 나가바의 표지가 좋기도 하고요. 영어 버전의 표지는 바뀌었습니다.  이게 원래.  이게 개정판. 스튜디오 다티산의 바지만 살아남았군요. 이 책이 나온 이후 패션은 꽤나 변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의 배경에 이 책에 나오는 사림들과 이야기들, 그리고 패.. 2024. 5. 3.
까르띠에, DDP, 시간의 결정 전시 보석류에 대해 딱히 취미 같은 건 없다. 부질없고, 쓸모없고, 그다지 예쁘지도 않다. 그나마 관심이 있는 부분이 있다면 세공이라는 기술의 측면이나, 그래도 돌덩어리들을 가지고 그럴 듯 한 걸 만들어 내는 그런 부분들 정도. 또한 2008년 덕수궁에서 열렸던 까르띠에 전시를 봤었는데 꽤 재미있었다는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도 논란이었던 소문의 그 전시는 찾아봤더니 당시 3만명 이상이 방문을 했었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까르띠에 전시를 다시 한다길래 가봤다. 전시에 대한 정보는 여기(링크). 5월 1일부터 6월 30일. DDP 개관 10주년 기념 전시다. 까르띠에는 시계 부문에서 탁월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여러 문제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사라지지 않는 제국주의의 냄새다. 그도 그럴 것이 영국왕 에.. 2024. 5. 2.
Supreme 30주년 티셔츠 북 발매 슈프림이 30주년을 기념해 티셔츠를 모은 책을 출간한다. 지금까지 나온 모든 티셔츠의 전후면 사진을 3권에 모았다고 한다.  위 사진은 공식 인스타그램(링크). 최근에 낸 책에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링크) 패션은 옷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지만 티셔츠 위의 프린트는 옷이 아니라 그림 혹은 글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므로 재미있거나 멋진 프린트를 붙인 티셔츠가 패션이 된다는 건 약간 재미있는 이야기다. 찢어진 티셔츠나 구멍이 난 티셔츠 혹은 컬러 패턴, 튜블러 티셔츠 같은 이야기와 다르다. 중간에 어디선가 길을 바꿨다. 현대 패션은 이런 경향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옷의 제작 방식이 꽤나 평탄해졌기 때문이다. 패스트 패션의 시대에 럭셔리 패션의 컬러는 더욱 다양해지는데 그것도 아마 다른 제품과 .. 2024. 4. 24.
사무엘 로스의 SR_A 최근 밀라노에서 열린 디자인 위크에서 눈에 띄는 설치물 중 하나는 사무엘 로스와 Kohler와의 협업 작품이다. 콜러는 화장실, 욕실 브랜드. 자세히 보면 중심은 변기다. 변기로 빨려 들어가는 중수도와 빠져 나가는 하수도를 표현한 건가 했지만 가만히 보고 있으면 파이프가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거 같다. 실용과 실제의 영역인데 그런 건 약간 아쉽다. 작년 2023년에도 콜러와의 협업을 했는데 그때는 수전이었다. 물이 나오잖아. 그래야지. 무의미한 파이프라는 건 역시 곤란하다. 사무엘 로스는 최근 뉴욕 타임즈 특별판 커버도 만들었다. 터미널 02, 가운데 그림은 전자 렌지 같기도 하지만 물론 변기다. 아무튼 버질 아블로의 컴패니언들 중 약간 특이하게도 사무엘 로스는 영국인이다. 런던 브릭스턴 출신이다. 202.. 2024. 4. 19.
나이키 + Bode, 아스트로 그래버 아스트로 그래버(Astro Grabber)는 나이키 초창기 시절 미식 축구 선수를 위해 만들고 있던 심플한 스파이크 슈즈다. 보디의 에밀리 아담스 보디 아우쥬라가 나이키와의 협업을 위해 아카이브를 뒤적거리다가 발견했다고 한다. 이런 경우 발견이라기 보다 발굴이 좀 더 어울리는 말인 거 같다. 이 이야기에는 나이키의 최초 사원이었던 제프 존슨의 이야기가 얽힌다. 보디는 이 콜라보 컬렉션을 시작하면서 제프 존슨과 만나고 싶어했다고 한다. 그는 1983년에 은퇴했고 이후 뉴햄프셔 주에서 살고 있다. 아스트로 그래버의 초기 스케치. 아무튼 바우어만의 초기 와플 솔이 붙어 있는 이 운동화는 가볍고 유연하고 기동성은 뛰어났지만 발바닥 인대 손상 등의 위험에 노출되기 쉬웠다. 그래도 저렴해서 많이들 신었다고 한다. .. 2024. 4. 18.
나이키에 대한 어두운 전망 요새 나이키에 대한 우울한 전망이 계속 뉴스를 타고 있다. 전망에 대한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주식을 보면 나이키는 계속 하락 중이고 이에 비해 아디다스는 계속 상승 중이다. 즉 이 전망은 스니커즈 시장 전반에 대한 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에어포스 1 같은 예전 모델만 팔아서 그렇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런 건 사실 하나마나한 이야기다. 나이키가 잘 나가면 에어포스 1 같은 예전 모델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덕분이라고 할 거다. 이 뉴스는 여기서 볼 수 있다. 물론 아직 덩치 차이는 좀 있다. 단순비교를 해보면 아디다스는 시가 총액이 379.03억 유로로 400억 달러 정도 되고 나이키는 시가 총액이 1409.59억 달러 정도다. 아디다스의 경우 최근 5년 내 최고 고점이 2021년 8월 즈음의 310.. 2024. 4. 17.
르메르 플래그십, 사진전 한남동에 있는 르메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사진전을 한다길래 가봤다. 이 전시의 과정은 이렇다. 르메르의 공동 아티스틱 디렉터인 베트남계 프랑스인 사라 린 트란(Sarah-Linh Tran)은 2022년 12월 베트남 여행을 한다. 사람으로 북적이는 거리, 혼잡한 도로 위 스쿠터를 탄 사람들, 그들이 걸친 옷자락의 움직임과 색감, 소재는 2023/24년 봄-여름 컬렉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리고 2023년 5월부터 그 해 말까지 사라 린 트란은 르메르의 오랜 파트너인 포토그래퍼 오스마 하빌라티(Osma Harvilahti)와 함께 호치민과 하와이를 여행하며 거리 속에 녹아든 삶의 모습과 사람들이 착용한 옷이 면밀하게 엮어낸 도시의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오스마 하빌라티만의 담백하고 영화적이며 상상력을.. 2024. 4. 14.
구찌의 3D 큐브 스니커즈 구찌가 CUB3D라는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스니커즈를 선보였다. 아웃솔 부분에 사용되었는데 격자 구조로 충격 흡수 역할을 한다. 나머지 부분은 구찌에서 개발한 데메트라라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데메트라는 재생 가능한 바이오 자원에서 추출한 70%의 식물유래 원료로 만든다. 그리고 100%의 재활용 폴리에스테르가 사용됐으며, 스니커즈 내부는 88%의 재활용 폴리에스테르와 무금속 및 무크롬 공정을 거친 가죽으로 제작되었다. 위 설명에서 느낄 수 있듯 3D 프린팅은 패션에서 노동, 동물, 쓰레기 등을 아끼는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게 가격이 내려가거나 새로운 미감을 제시할 방법으로 사용되거나 하면 미래의 본격적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예전에 아식스에서 내놓은 액티브리즈 이야기를 한 적이 .. 2024. 4. 12.
조지 스마일리와 잭슨 램 요즘 애플TV에서 슬로 호시스를 보고 있다. 주인공이 개리 올드먼이 맡은 잭슨 램인데 영국 MI5의 전설이자 약간 밀린 사람, 무례하지만 날카로운 사람 뭐 이런 나름 스파이 물의 전형적인 캐릭터를 맡고 있다. 이야기가 전반적으로 존 르 카레의 소설을 생각나게 하는 데 이 줄기 중 개리 올드먼의 역할 변경이 나름 재미있다. 일단 존 르 카레 소설의 주인공 조지 스마일리라고 하면 BBC 시리즈에서 이 캐릭터를 맡았던 알렉 기네스의 이미지가 꽤 크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소설이 1974 출간, BBC 드라마가 1979에 나왔고 스마일리의 사람들 소설이 1979, BBC 드라마가 1982에 나왔다. 존 르 카레가 스마일리의 사람들을 쓰면서, 조지 스마일리의 이미지를 알렉 기네스를 떠올리며 썼다는 이야기를 .. 2024.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