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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프리미엄 빈티지 데님의 짐바브웨 산 코튼

by macrostar 2016.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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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빈티지 데님 제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1990년대 초반이다. 그때 나온 회사가 스튜디오 다티산, 풀카운트, 모모타로, 데님(Denime) 등등이 있다. 대량 생산 전 미국의 구형 청바지를 다시 만들어보자는 데가 출발점이니 맨 처음에는 대부분 캘리포니아나 텍사스 산 코튼을 사용했다. 하지만 1994년 풀카운트가 여러가지 면을 테스트 하다가 짐바브웨 산 코튼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이제는 많은 업체들이 짐바브웨 산 코튼을 사용한다. 


레플리카 청바지는 처음에는 원형의 복각, 그리고 이후는 원형 시점에서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 보자로 나아갔다. 예컨대 1947년산 데님을 만든다면(2차 대전 물자 제한이 풀리기 시작하는 시점이라 1947 청바지에 좋은 게 많다) 그때 기술로 더 나은 걸 만들어 보자는 거다. 미국산 코튼으로 만든 데님은 특유의 광택이 있고 플렉서블하지만 페이드 아웃 등의 면에선 최선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다가 찾아낸 게 짐바브웨의 코튼이다. 이건 강렬한 햇빛을 받고 자라기 때문에 더 길고, 더 튼튼하다. 게다가 인디고 염색도 아주 잘 먹고 컬러도 예쁘게 나온다. 대부분 오가닉이고 손으로 채취하기 때문에 비록 청바지 업체가 아니라 짐바브웨의 농민들이 하는 거긴 하지만 빈티지 레플리카를 이 시대에 굳이 만들어 보겠다는 정신과도 잘 맞는다.



그런데 이게 정치적으로 문제가 좀 있다. 알다시피 짐바브웨는 로버트 무가베가 1980년부터 지금까지 집권하고 있는 독재 국가다. 경제는 문자 그대로 엉망진창이고 그 유명한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있었다. 인권은 바닥을 기고 있고 최근 몇 번의 선거는 모두 부정선거 의혹을 받고 있다. 


처음 일본 청바지 업체들이 짐바브웨 코튼을 쓰기 시작할 때는 극히 소수의 문제 제기만 있었고 그냥 그 상태로 계속 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모모타로나 풀카운트 등이 미국와 유럽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이 이슈가 본격적으로 제기된다. 사실 코튼이 나오는 나라가 얼마나 많은데 짐바브웨 코튼이 좋아봐야 얼마나 좋다고 굳이 독재 유지에 도움이 될 지도 모르는(10원이라도 확실히 들어가겠지) 나라와 계속 거래를 하는 건 탐탁치 않은 선택이다. 유럽 시장에 처음 진출할 때 그쪽 마케터들은 이게 짐바브웨 코튼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최근 들어서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인도, 중국 등의 노동 환경 문제는 계속 이슈가 되고 있고 감시의 눈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여튼 청바지 업체들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NGO를 통해 짐바브웨에 구호 자금을 보낸다든가 SAVE ZIMBABWE 티셔츠를 만들어 수익금을 기부한다든가 하는 이벤트를 종종 벌이긴 하고 있다. 아직은 프리미엄 셀비지 청바지라는 게 비싸고, 엄청나게 많이 팔리고 있는 것도 아니고, 수많은 대중의 관심을 받는 옷은 아니기 때문에 나이키나 H&M 같은 거대 업체의 노동 환경, 인권 문제 만큼은 주목을 받지 않고 있지만 분명 이 문제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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