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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110

칸예 웨스트, 슬로우 패션 이 둘은 사실 딱히 밀접한 관계는 없을 지도 모르는데 얼마 전 칸예의 돈다 프로모션을 보고, 또 어떤 계기로 예전에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다가 이 문제에 대해 조금 더 곰곰이 생각해 보고 있는 김에 여기에도 올려본다. 원래 제목은 과연 슬로우 패션의 시대가 올까. 올렸던 곳은 여기(링크). 하이프, 어글리 프리티, 부랑자 룩, 스트리트 패션 등은 기존 하이 패션의 대척점을 형성하는 비주류 패션이었다. 이것이 패션이 주류의 자리로 넘어와 자리를 차지하게 된 지도 벌써 꽤 시간이 흘렀다. 물론 그동안 힙합, 스트리트, 스케이트보드, 서핑, 스니커즈 문화 등이 함께 섞여 1980년대 이전부터 쌓여왔지만 2010년이 지나 본격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 후로도 10여년 가까이가 지났다. 이렇게 기.. 2021. 8. 13.
신장에는 뭐가 있을까 위구르 족이 살고 있는 신장에는 뭐가 있을까. 물론 그 지역의 핵심적인 산업은 가스와 석유 같은 것들이다. 상하이까지 연결되어 있는 송유관이 그 근처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여러가지 산업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코튼, 면이다. 면은 목화 스테이플의 길이에 따라 품질이 좌우된다. 길고 가늘면 꼬임을 더 많이 줄 수 있고 그러면 더 고급의 면을 만들 수 있다. 위에서 볼 수 있듯 신장에서는 꽤 고급 면이 나온다. 게다가 많이 나온다. 위구르는 이슬람 종교를 믿는 이들이 많고, 그들은 한족과 사이가 좋지 않았고, 몇 차례 폭동이나 폭력 사건이 일어났고, 중국 당국은 이들이 테러의 위험이 있다 간주하고 "갱생"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간단한 요약은 BBC 한글판(링크). 위구르 족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살다가.. 2021. 3. 4.
파타고니아의 새로운 환경 캠페인 얼마 전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 시즌을 기점으로 파타고니아가 새로운 캠페인을 시작했다. 미국 공홈 뒤적거리다가 계속 이상한 안내문이 나와서 뭔가 했었다... 예전에 나왔던 캠페인 Don't Buy This Jacket에서 한 발 더 나아가 Buy Less, Demand More, 적게 사고 더 많이 요구하라는 내용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 공홈에도 올라왔으니 참고하시고(링크). 요구의 내용은 유기농 원단, 리사이클 제품, 재생 유기농 인증 제품, 공정 무역 제품, 헴프 사용, 율렉스 천연 고무 제품, 트레이서블 다운, 리스판서블 울 제품, 더 나은 수선 서비스, 질 좋은 제품 등등이다. 지속 가능한 패션, 환경 보호, 노동 환경 개선 등등 현재 옷이 일으키는 문제 전반에 걸쳐 있다. 특히 얼마 전 원웨어 .. 2020. 12. 2.
신디케이트의 변화 예전에는 잡지 - 책 - 브랜드로 이어진 신디케이트가 패션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예컨대 VAN과 뽀빠이가 그런 신디케이트 하에서 아이비 패션과 캘리포니아 라이프스타일을 트렌드로 만들었다. 사실 GQ나 에스콰이어 같은 잡지에서 종종 내놓던 젠트맨스 가이드 류도 그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룰을 제시하고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은연 중 주입한다. 여기서는 에디터, 저자, 연예인, 유명인 등이 '모습'을 전도하는 역할을 한다. 요즘엔 이 신디케이트가 글로벌 SNS - 웹 매거진(사실 SNS와 연동되어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 브랜드로 바뀌었다. '정본' 중심의 자세한 매뉴얼보다는 인스턴트한 사진이 더 큰 역할을 하고 이는 지금 시대의 속도감을 반영한다.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그 영향력.. 2020. 5. 18.
지속 가능한 패션의 미래 지금 제일 중요한 이슈는 패션의 지속 가능성이다. 이걸 무시하거나 어떻게 되겠지 하고 바라만 보고 있는 브랜드들, 소비자들, 그외에 이런저런 관련업들은 앞으로 설 자리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은 이런 걸 기반으로 한 패션 - 섬유, 부자재, 옷의 형태, 옷을 입는 방식 - 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예컨대 자동차가 전기, 수소, 무인 등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근본적인 부분을 다시 검토하기 시작한 것과 마찬가지다. 문제는 익숙함인데 그런 지지부진함은 유행을 통해 넘어설 수 있기 마련이다. 지난 달에 프랑스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이 열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을 비롯한 복잡한 정치적 현안과 대립이 워낙 많은 회담이었지만 그런 와중에 패션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주최국인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의.. 2019. 9. 17.
에티컬 쥬얼리, 플라스틱 쥬얼리 환경의 문제를 비롯해 비형식에 대한 선호, 편안함 등의 영향으로 울은 플리스로 퍼는 페이크 퍼로 포멀 웨어는 스트리트 웨어로 바뀌는 분위기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했다. 그 중에 하나가 또한 쥬얼리 분야다. 이 분야 역시 재활용, 대안 재료 등이 많이 논의되고 있다. 물론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는 있다. 예컨대 "간극"이다. 엄격한 포멀 웨어,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의 형식성에 대해 비판할 수 있다. 그런 게 과연 필요한 건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사용하는 건가. 게다가 환경도 파괴하고 노동 문제도 일으킨다. 동물들은 고통 받고 보석 광산에서는 현대 사회라고는 믿기지 않는 일들이(링크) 벌어지기도 한다. 나 좋으라고 한다고 하지만 혹시 구태의연한 사회적 질서가 지나치게 내재화되어 있는 건 아닌지 자신을 돌.. 2019. 2. 1.
빅토 앤 롤프, 오트쿠튀르, 패션 농담 패션이 농담이 되는 데 딱히 거부감은 없다. 예컨대 오트쿠튀르라는 패션에서의 나름 특별한 위치를 프린트 티셔츠 다루는 식으로 접근하는 작업 그 자체가 또한 특별함이 될 수 있다. 이렇듯 패션에 특별함이 있다면 그건 당연히 맥락에 의해 만들어지는 거고 그걸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자기 마음이다. 어떻게 들리느냐는 약간 다른 문제다. 굳이...라는 생각이 있긴 하지만 이게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한 걸 수도 있고, 이 메시지가 이런 작업에 쓸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티셔츠랑 뭐가 다르냐 어차피 옷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오트쿠튀르 따위...라고 생각한 걸 수도 있을 거 같다. 아무튼 이 농담을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이 충돌하는데 1) 이젠 이 정도의 농담도 오트쿠튀르 정도 되는 곳에서 해야 하는 건가.. 2019. 1. 25.
meme이 된 패션 어딘가 보냈던 글의 축약 정리와 약간의 보충 나일론 레인 코트와 DHL 로고 티셔츠, 3개 세트 언더웨어 티셔츠, 서류 묶는 클립과 커다란 단색 나일론 패딩, 더러운 스니커즈 그리고 반을 잘랐다 다시 붙인 청바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를 이해하는 데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패턴에 대한 몇 가지 가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브랜드의 역사, 제품의 고품질, 정교한 제작 등은 중요한 덕목일까? 그렇긴 한데 어느 정도까지는 이다. 조악하면 안되겠지만 최상은 아니어도 괜찮다. 그런 것보다 중요한 건 누가 내놓은 건가 하는 점, 어떤 로고가 붙어 있느냐 하는 점이다. 소비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을까. 이전에도 말했듯 패션은 과몰입을 기반으로 한다. 더 몰입하게 만드는 게 핵심이다. 훌륭한 브랜드는 그.. 2019. 1. 24.
마음대로 입는다가 유행이다 제목이 약간 새삼스러운 감이 있지만 마음대로 입는다가 유행이다. 이건 일종의 시대 정신 측면이 있기도 하고 또한 전 세대 패션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다. 또 그 자체로 그냥 유행이기도 하다. 앞 둘에 대한 이야기와 세 번째 이야기를 자주 섞어서 사용해오긴 했는데 최근 들어 분리의 필요를 느끼고 있다. 우선 작년에 자주 섞어서 쓴 이유는 아무튼 옷 입기라는 흔한 일에 대해서라면 새로운 태도나 반발 쪽이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진행을 만들텐데 유행의 측면이 앞의 둘을 서포트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시대가 그렇게 흐르고 있는 걸 패션이 흐름을 맞추고 또한 패션의 변화를 시대의 흐름이 맞춰주는 건 아주 이상적인 상태이기도 하다. 요 몇 해 동안 모델에 대한 처우 개선, 전통적 젠더 롤 나열 광고의 금지.. 2019.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