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대의 아티스트, 셀레브리티의 이름과 번호(는 딱히 없으니 태어난 해를 적어 놨다)가 커다랗게 적혀 있는 버튼 다운 플래드 셔츠나 스웨트셔츠, 후드라는 건 꽤 이상한 감상을 불러 일으킨다. 2012년 런칭한 프랑스의 레스 아티스트(라고 읽지는 않을거 같은데 그냥 그렇게 읽자면)에서 나온 제품들인데 뭐 벌써 화제가 된 지도 꽤 됐고,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꽤 있는 후이긴 한데 잠깐 떠들어 본다.
발상은 간단한데 축구 선수 저지 같은 걸 사면 보통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 이름을 새긴다. 메시, 앙리 등등 잘 팔리는 쪽은 뭐 매장에 가도 있다. 왜 남의 이름이 새겨진 저지를 사냐...고 하면 뭐 좋아하니까. 서포터라면 응원할 때 입고 가기에도 딱 좋고, 멀어서 못 가는 사람이라도 자신이 팬임을 자각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다.
뭐 같은 발상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음악 쪽에서는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게 이미 있는데 바로 콘서트 장 같은 데 가면 파는 오피셜 티셔츠들이다. 이런 티셔츠들은 팬으로도 사 입기 좋고 아티스트의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
레스아티스트는 비슷한 식으로 뮤지션 뿐만 아니라 비슷한 방식으로 팬덤을 만드는 패션 디자이너, 아티스트, 건축가 등의 이름을 박은 옷들을 내놓고 있다. 뭐 자기가 응원하는 스타의 이름을 박은 셔츠를 입고 다닌다는 발상은 희귀하다고 할 수는 없다. 드물었을 뿐.
뭐 플래드 셔츠 같은 경우... 자체가 꽤 예쁘기도 하다. MURAKAMI는 무라카미 타카시('62)다.
버튼 다운 셔츠 같은 경우 그린 계열, 레드 계열이 있는데 색 배합이 요 몇 년 인기 많은 스타일이다. 면 100%(링크). 앞 면에는 양쪽으로 주머니가 있어서 꽤 캐주얼한 느낌이다.
플래드, 체크, 타탄 셔츠라는 게 다 비슷비슷해 보여도 마음에 쏙 드는 색 배합 찾는 게 꽤 어렵다. 어떤 건 너무 단순하고, 어떤 건 너무 복잡하고, 어떤 건 너무 재미가 없다.
스웨트셔츠 같은 것도 있다. 네이비 톤의 매우 심플한 옷이다(링크). 이것도 면 100%군. 꼭 이렇게 이름 새겨진 셔츠 류만 나오는 건 아니고 이름 새겨진 아이폰 케이스나 모자 등 액세서리도 있고, 이름 안 새겨진 후드나 스니커즈 같은 것들도 나온다. 제품군은 뭐 다양하다(링크).
지방시의 리카르도 티시가 저런 셔츠 참 잘 입는데 위 보그와의 인터뷰 때 입었던 건 간트 Rugger 제품이었다.
예전에 H&M + 칼 라거펠트 콜라보 때 칼 라거펠트라고 새겨진 티셔츠가 날개 돋힌 듯 팔린 적이 있다. 예컨대 패션 디자이너의 팬이라면 축구장이나 공연장처럼 볼 수 있다든가 하기가 어렵긴 하겠지만 뭐 이런 방법도 있고 또 옷 자체도 나름 귀엽기도 하니 재미있다. 저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엄한 티셔츠나 잔뜩 만들었다면 그냥 시큰둥했겠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