붑1106 2025년 시작과 함께 한 국내 패션계 몇 가지 논란 2025년이 시작되었고 몇 가지 패션 관련 사건 사고가 확장되고 있다. 우선 다운 혼용률 사태. 이 사건은 라퍼지 가품 YKK 지퍼에서 시작된 걸로 알고 있는데 다운 혼용률 허위 기재 사건으로 확대되었고 여기서 여러 브랜드들이 걸려 넘어진 거 같다(링크). 작은 브랜드는 물론이고 대기업 브랜드도 걸렸다고 한다. 국내 패션 브랜드 인스타그램에서는 자체 조사를 통해 다운에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올리고 있기도 하다. 이 사건은 또한 중국에서 발생한 셔틀곡 다운(링크) 이슈와도 맥을 같이 한다. 셔틀콕 뿐만 아니라 닭털, 돼지털 뭐든 그냥 분쇄해 다운 안에 집어 넣는다는 거 같다. 이런 사건은 저렴한 다운 제품의 신뢰를 무너트리고 다운도 제대로 된 인증 마크나 브랜드 다운을 찾게 만든다. 사실 구스 다운, 덕.. 2025. 1. 13. 잠깐의 Q&A 2025년입니다. 모두들 매순간 즐거운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패션붑도 올 한 해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가끔씩 받는 질문이 있는데 그에 대한 Q&A를 간단히 써볼까 합니다. 사실 저는 이곳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등에서 상당히 많이 떠드는 사람이고 어지간한 이야기는 다 하고 있기 때문에 뭔가 말을 하지 않는다면 그에 대해 할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물어보는 경우가 있으니 여기에서 간단히 정리. 1. 패션 칼럼니스트가 된 이유그런 거 딱히 없습니다. 누가 일을 주면 그걸 해오다 보니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다만 현실에 충실하려고 하는 사람이라 이왕 하는 거 잘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있긴 합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최고의 패션 칼럼니스트가 되자!에서 시작한 게 아니라 이렇게 됐으니 잘해보자.. 2025. 1. 7. 헤비토라 대도감 워크룸에서 번역본도 나왔던 헤비듀티를 쓴 고바야시 야스히코가 새 책을 냈다. 1935년 생인데 대단하군... 새 책은 헤비토라 대도감, 발행일을 보니 2024년 12월 12일이다. 전형적인 일본의 70, 80년대 아메리칸 패션 열풍이 담긴 책 이름이다. 여전히 이 분은 이런 간략하고 인상적인 영어의 일본식 표기를 잘 하고 계시는군. 헤비토라에서 헤비는 헤비듀티, 토라는 트래드, 대도감은 카탈로그 문화를 반영한다. 이 용어에 대한 이야기는 역시 워크룸에서 번역본이 나온 아메토라를 참고하시면 큰 도움이 될 거다. 아메토라 구입은 여기~ 링크 책 구성도 예전 헤비듀티 그리고 잡지 뽀빠이를 생각나게 한다. 아메토라의 저자인 W. 데이비드 막스와의 대담도 들어있다. 이것도 번역본이 나오려나? 이미 작업을 .. 2025. 1. 1. 안녕, 2024년 2024년이라는 단어에 아직 익숙해지지도 않았는데 벌써 끝나갑니다. 이제 2025년이네요. 한국의 연말은 12월 31일로 한 해가 끝나고 1월 1일에 신년 타종을 하지만 여전히 해가 넘어가지 않다가 설날이 되면 비로소 다음 해가 되죠. 한달 남짓의 이 이상한 공백은 여태 사라지지가 않습니다. 이런 걸 방치해 두는 걸 싫어하는 편인데 그런 애매함을 싹싹 정리하는 풍토의 나라는 확실히 아닙니다. 사진은 타이가 타카하시 룩북의 이미지. 아무튼 다사다난하고 드라마틱한 2024년이었습니다. 최근 사태가 주는 두려움, 절망, 약간의 기쁨, 분노, 짜증 등이 시계열과 함께 복잡하게 섞여 있는데 가장 큰 감정은 짜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덕분에 이런 일이 다시는 없을 줄 알았는데 여의도도 가게 되고 뭐 그러네요. 이런.. 2024. 12. 31. 바버(Barbour) + A.P.C. 콜라보 바버와 A.P.C.의 콜라보 컬렉션이 나왔다. 바버가 콜라보를 참 많이 하는데 헤리티지 이미지를 뚫고 나오려고 할 때 적당한 방법이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필슨 같은 브랜드와의 큰 차이가 아닐까 싶다. 일단 바버의 특징은 왁스드 코튼이다. A.P.C.의 특징은 데님. 이 둘을 합치려고 할 때 어디를 강조하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는 게 바버의 주요 포인트로 안감의 타탄 체크로 봤다는 거다. 라글란 어깨도 눈에 띈다. 하지만 그래봤자 A.P.C.의 옷 위에 바버의 장식이 덮여있는 분위기다. 그냥 바버 같은 옷이 있기는 하다. 이쪽은 그냥 바버다. 이래가지고는 이 콜라보의 의미가 무엇인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무튼 중간에 짙은 네이비 트윌 트러커는 꽤 마음에 든다. 만약 내가 구입해서 입는.. 2024. 12. 24. 슬로 호시스 시즌 4의 옷 티빙에서 애플 TV+가 나오길래 슬로 호시스 시즌 4를 봤다. 나온지도 몰랐음... 그리고 끝날 때 보니까 시즌 5 예고도 나온다. 옛날 TV 드라마처럼 오래오래 나오면 그것도 괜찮을 거 같다. 옷 이야기라고 하지만 사실 별 건 없음. 패션 관련해서는 개리 올드먼만 보면 되긴 함. 하지만 그냥 본 김에 눈에 띄는 거 몇 가지. 태버너(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와 꽤 다른 스타일인데 그와 경쟁 관계 속에서 더 큰 역할을 맡게 되지 않을까 싶은 플라이트(루스 브래들리)의 녹색 코트. 사실 별다른 특징없는 전형적인 영국 분위기 코트인데 커프스의 스트랩이 굉장히 넓다. 저거 뭘까. 어떻게 조이는 걸까. 조이는 건 아니고 그냥 장식인가. 데이빗 카트라이트(조나단 프라이스)의 발마칸 코트. 왜 둘만 녹색인가를 좀.. 2024. 12. 18. 빈티지, 빈티지 가공, 경계 빈티지 가공의 기술은 점점 더 정교하고 완벽하고 그럴듯해지고 있다. 랄프 로렌의 유즈드 워싱도 있고 카피탈이나 보디처럼 낡은 창고에서 꺼내 고쳐서 쓰는 콘셉트를 밀어 붙이는 곳들도 있다. 그리고 깨끗한 라벨과 방습재가 들어 있는 비닐 포장, 빳빳한 케어 라벨과 품질 보증서, 각종 설명서가 실제 빈티지와 구별할 수 있는 경계를 만들어 낸다. 중고, 빈티지 제품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실제로 이렇게 낡은 옷들을 종종 마주치게 된다. 그러다 어느 시점을 넘어서면 이 실제 사용감과 우연이 만들어 내는 낡음이 패션으로 받아들여진다. 과거에 만들어 진 좋은 품질과 희소성은 이렇게 결합이 되고 또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과격하고 극복 불가의 것들이 패셔너블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위는 takamama에서 캡쳐,.. 2024. 12. 2. 크록스와 어그의 업적 얼마 전 폭설에 신발이 물이 새는 걸 겪고 짜증이 좀 나서 겨울 부츠를 좀 보러 다녔다. 그러다 본 가장 놀라운 부츠는 크록스의 오버퍼프 쇼티라는 부츠다. 이 놀랍고 압도적인 생긴 모습, 못생기고 거대한 부츠가 난무하지만 원조의 위엄이랄까. 아웃솔은 왜 저렇게 웅장하고 색감은 왜 저렇게 화사한가. 이걸 보면 크록스는 신발이라는 장르에서 오랫동안 관습적으로 내려오던 전형적 모습, 제대로 된 모양 같은 걸 완전히 분해하고 새로운 미감을 구축해 냈다는 걸 새삼 다시 느끼게 된다. 정말 대단한 업적이다. 이로서 신발은 해방되었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게 되었으며 모든 브랜드는 못생김, 이상함 따위의 경로의존적 단어에 구속받지 않고 아무튼 발에만 들어가면 더 거대하게, 더 괴상하게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할 수 .. 2024. 12. 2. 골드윈 팝업, _J.A-L.L_ 협업 골드윈이 한국에서 11월 8일부터 팝업을 한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_J.A-L.L_과의 협업은 11월 19일 출시라고 해서 나오는 날 다녀왔다. 성수동 LCDC에 매우 큰 사진이 붙어 있지만 팝업 매장 자체는 작은 편. 사실 골드윈이라고 하면 일본 노스페이스의 다른 버전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그렇구나 했는데 팝업 매장의 모습이 좀 궁금해서 간 거긴 했다. 한쪽에 흙이 쌓여 있는데 보도 사진에는 그게 없네. 이쪽은 _J.A-L.L_ 협업 컬렉션. 아무튼 매장 디자인은 niceworkshop(링크)과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이 팝업 공간은 순환을 주제로 건물 건축의 골격을 이루는 다양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알루미늄 거푸집(‘AL-FORM’)을 중심으로 공간을 구성했다고 한다. 여기에.. 2024. 11. 20. 이전 1 2 3 4 ··· 1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