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버를 시험삼아 몇 번 입어본 적은 있지만 가지고 있는 건 없다. 그렇지만 언젠가 하나는 가지고 있어봐야 하고 한 몇 년이라도 꾸준히 입어보는 경험을 가져야 하지는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근데 이게 참 나처럼 추위 더위 많이 타는 사람 입장에서 한국 날씨에 쓸데가 별로 없는 옷이라는 문제가 있기는 한데 그래 놓고선 환절기 코트류, 면 재킷류를 꽤 가지고 있기도 하다. 적당히 두껍고 견고하고 닥치고 추위를 막거나, 닥치고 더운 게 싫어가 아니라 옷에 대한 생각들이 여러모로 다양하게 반영되어 있어서 제일 좋아하는 부류의 옷이기도 하고.
이런 이유로 항상 바버를 찾고 있기는 하다. 봄이 슬렁슬렁 찾아오고 있는 거 같으니 더 생각나네. 일단 인터내셔널 류, 스페이 류는 별로 어울리지도 않고 선호하는 타입도 아니다. 비데일은 내 몸에 맞지 않는게 이상한 데서 끊어져서 어색하다. 뷰포트, 보더 정도로 아예 반 재킷류가 낫긴 한데 이런 류의 옷은 정말 번호표 뽑고 기다렸다가 입어야 할 만큼 가지고 있는 게 많다. 그래도 둘 중에 생각해 보면 둘 다 허벅지에서 무릎 위 정도까지 오는 재킷류인데 보더는 뭔가 지나치게 고풍스러운 느낌이 있어서 뷰포트가 좀 나아 보인다.
예전에 이것저것 입어볼 일이 있었는데 게중에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게 뷰포트였다. 스페이 같은 짧고 경쾌한 스타일이 인기고 그게 좀 그러면 비데일 정도 가는 시절에 뷰포트 같은 건 좀 올드 스타일이라 인기가 별로 없긴 한지 그것만 사이즈가 나름 다양하게 있었다. 입어보고 주머니랑 보면서 소문대로 이거 참 잘 만든 옷인 거 같긴 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타이밍이 지나고 나니까 또 안 사게 된다. 다만 이건 두툼 시보리가 아니라 얄쌍 나일론 손목인게 좀 마음에 안 든다.
이거 말고는 벌리 같은 롱 코트를 아예 오버사이즈로 입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3/4 코트도 나쁘진 않은데 이건 라이트웨이트는 종종 보이는데 왁스 버전은 잘 안 보이고 꽤 비싸게 거래되는 듯 하다. 그렇지만 예전에는 쓰리 쿼터 코트를 좋아해서 한 이십 년 입었던 모직 코트도 있었는데 요새는 그렇게 선호하진 않는다. 엉덩이 살짝 덮든지 아예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든지 하는 걸 더 편하게 입는다.
솔웨이도 나쁘지 않다.
지퍼는 그 동그란 거 이해가 잘 안가고 옷의 생김새와 대비해서 살짝 튀는 거 같고, 황동색 덩어리 YKK 좋아하는데 지나치게 빈티지 쪽으로 나가면 이것도 꽤 골치아파지기는 한다. 굳이 바버를 입어보려는 데 SL, 노왁스 버전 이런 것도 별로. 아무튼 이런 계열로 적당히 오버사이즈로 44나 46 정도에 상태 괜찮은 거 찾으면 리왁싱없이 계속 입어보고 싶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기회가 있을지 솔직히 잘 모르겠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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