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패션이 메인스트림으로 진입하면서 콜라보는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협업은 브랜드의 확대와 실험이기도 하지만 SS, FW 체제를 무너트리고 소비자들에게 끊임없는 관심의 환기를 불러 일으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가볍게 쓴 적이 있으니 그것도 참고해 주시고(링크)...
아무튼 루이 비통 + 슈프림 콜라보 이후 협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사실 그 전에 리카르도 티시의 지방시와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상당히 기묘한 파트너십(링크)도 있었다. 이런 식으로 하이 엔드 패션과 패스트 패션, 하이 엔드 패션과 스트리트 패션의 만남이 주류였던 게 최근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버버리나 디올 옴므와 알릭스 스튜디오 등 강력한 네임 밸류들이 있는 것들끼리의 협업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시즌 컬렉션이 있는 브랜드들끼리 만남은 지금과는 약간 다른 흥미로움이 있는데 발렌티노 + 언더커버는 그 흥미로움을 현실화하고 있다.
진행 과정을 보면 발렌티노의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가 작년에 도쿄에서 패션쇼를 할 때 언더커버의 타카하시 준을 만났다. 둘은 거기서 다음 시즌 남성복에 사용할 프린트를 협업으로 제작하기로 했다.
타카하시 준은 우주선, 시간 여행, 해골 등이 들어간 에드거 알란 포 테마의 프린트를 만들었고 피에르파올로가 더블 쉐이프 페이스 아이디어를 내고 뭐 이런 식으로 진행을 했다고 한다.
또한 각각의 컬렉션에서 발렌티노는 버켄스탁과 협업을 했고 언더커버는 큐브릭의 영화 몇 개에서 모티프를 가져왔다. 그렇게 해서 같은 프린트가 들어있지만 다른 컬렉션 두 개가 나왔고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컬렉션이 열렸다. 위 사진에서 배경에 사람들이 보이는 쪽이 발렌티노다.
상당히 특이하고 재미있는 시도다. 아마도 복잡한 절차 때문에 확대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아무튼 이런 식의 접근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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