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조금씩 사양이 바뀌어 가며 리미티드로 출시되고 있는 풀카운트의 2차 대전 모델 올해 버전이 나왔다(링크). 통상 대전 모델이라고 부르는 2차 대전 모델은 보통 1944년에 나온 리바이스 501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전쟁 중 물자 제한 정책이 시작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여러 부분에 마이너그레이드를 실시하고 있다. 전쟁이 끝나고 풀 옵션을 달고 나온 1947 모델과 극단적으로 대비되는데 그래서인지 양쪽 다 각각의 재미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레플리카(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책 사세요 책을 사주세요!
대전 모델의 특징이라면 주머니 천이 캔버스가 아니고 되는 대로 가져다 씀, 버튼 다운 단추도 이것저것 섞여 있는 경우가 많음, 코인 포켓에 리벳을 쓰지 않음, 백 포켓의 갈매기 그림이 스티치가 아니라 페인팅 등등이 있다. 약간 재밌는 게 물자 제한을 한다고 해도 뺄 수는 없었다 항목에 뒷면 가죽 패치, 다른 리벳들 같은 게 들어가 있다. 60년대 들어 종이 패치로 바뀌었고 히든 리벳 같은 것도 빠지게 되는데 그런 건 뺄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다.
물론 대부분의 일본산 레플리카 청바지들에게서 대전 모델은 물자 제한의 흔적이 아이코닉하게 반영되어 있을 뿐 이미 매우 화려한 스펙의 고급 사양을 가지고 있다. 이제와서 짐바브웨 산 코튼을 구형 셔틀룸에서 뽑아 낸 데님에 모든 부분을 다 신경 쓴 염색에 실에 빈티지 가공을 한 리벳 등등을 갖춘 2만 6천엔 짜리 데님이 물자 제한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것 자체가 또 이 바닥이 가지고 있는 재미 중 하나다.
어쨌든 올해 버전의 특징이 몇 가지 있는데 일단 주머니 천이 10.5온스 밀리터리 데님을 쓰고 있다. 이 선택은 약간 반대인데 안락한 주머니 천 만큼 중요한 건 없다. 너무 거칠 지 않나... 그리고 페인트 스티치를 넣을 수 있는 키트를 준다. 즉 원래 버전에는 스티치 페인팅이 들어있지 않다.
오른쪽 주머니. 몇 년 전 바뀐 사양으로 레드 탭이 없다.
이런 스텐실 키트를 준다... 웃기긴 한데 왜 주냐... 이것은 마치 마음 껏 낙서를 할 수 있는 마르지엘라 스니커즈에 대한 오마쥬...
물감을 찾아봤더니 사쿠라 아크릴 구아슈라는 제품이다. 023이 오렌지 색. 직접 그어 버리면 에비수처럼 되겠고 사방에 뿌리면 오슬로우의 데미지드 페인터 팬츠처럼 되고 등등.
뭐 이런 여러가지 재밌는 점들이 있지만 풀카운트의 13.7온스 데님은 정말 최고로 훌륭한 촉감을 자랑한다. 입어 본 레플리카 계열 청바지 중 복각의 정도 문제를 떠나서 청바지 자체만 바라보자면 풀카운트가 단연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가지고 있는 건 없다... 아무튼 그러므로 기회가 되면 입어보세요. 다만 이 모델은 500개 한정. 그냥 산다면 1108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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