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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2019년 여름의 청바지

by macrostar 2019.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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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청바지 이야기를 몇 번(링크) 한 적이(링크) 있는데(링크) 오래간만에 후속편. 원래는 9월 쯤 쓸까 했는데 어제 심심하기도 하고 여름이 슬슬 끝나가나 싶어서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오늘은 다시 더운데 그럼에도 이 정도는 예전부터 알고 있던 그 여름이다. 물론 아직 8월 19일이라 이쯤에서 여름이 끝나버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튼 가만히 보면 최근 들어 내가 모르던 여름, 예전에는 없던 여름, 가만히 있어도 공기가 뜨겁고 밤이 되도 열이 식지 않는 시즌이 새로 생겼다고 보는 게 정황상 맞는 거 같다. 그 시즌이 끝나고 나서 이전의 여름으로 복귀했고 예전에 늦여름 정도 느낌의 계절이 상당히 오래 지속된다. 처서 이후 10월까지도 가는 거 같다. 

 

이런 여름은 지독하고 우울하고 괴롭지만 청바지를 오랫동안 입으며 관찰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효용이 좀 있다. 자외선, 습기, 열기, 땀 등 속에서 매우 빠르게 변화를 하기 때문이다. 겨울에 내내 입고 다녀봤자 변화가 거의 없는 걸 생각해 보면 나름 소중한 계절이다. 물론 더워서 자주 못입기 때문에 변화의 속도와 입는 횟수 사이에 발란스를 잡기가 어렵다.

 

특히 14온스 대 넘어가는 건 이제는 완전 무리고(말레이시아나 타이에서 17, 19온스 등 헤비 온스 청바지 페이딩을 하는 분들 보면 솔직히 괜찮을까 싶다...) 13온스대도 무리긴 한데 할 수는 있다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저온스에 와이드 폭의 데님 페인터 팬츠 같은 건 입고 다니기엔 괜찮지만 베이직한 청바지와 양상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같은 비교 선상에 놓긴 무리가 있다. 

 

뭐, 다양한 사전 정보들은 이쯤하고 올해 여름의 청바지는 오래간만에 리바이스다.

 

 

리바이스 빈티지에 대한 판단 기준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링크)를 참고하시면 된다. 그 기준에 의하면 78년이 경계선이고 그 다음 83년 정도까지 66후기라는 게 나왔다. 여기까지를 빈티지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이 청바지는 딱 그 경계 다음이다. 즉 83년 생산 리바이스지만 66후기 다음에 나와서 버튼 각인이 3자리인 제품이다. 딱히 큰 가치는 없고, 막상 있다면 그다지 비싸지 않게 구할 수는 있는데 그럼에도 구할 물건이 많지는 않은 그런 정도의 버전이다. 

 

 

 

두번째 사진을 보면 어지간한 연도는 짐작을 할 수 있다. 66모델 이후 XX에 비해서 두께가 얇아져서 여름에도 입을 수 있다는 게 꽤 장점이 되겠다. 이 상태로 세월이 흘러 더 밝아지면 여름에 더 괜찮을 거 같다. 이게 나중에 가면 건초처럼 뻣뻣해질 텐데 아직은 부드러운 상태라 좋지만 땀이 나거나 하면 좀 축축 쳐지는 문제점이 있긴 하다. 

 

 

자세히 보면 빨간색이 핑크가 된 다음 남아 있는 흔적이 보이기는 하는데 이렇게는 전혀 보이지 않는군. 

 

몇 년 전에 구입했지만 꽤 길어서 몇 번 롤업해서 입고 다녔는데 그게 귀찮고 무거워서(아래가 무거우면 추가 된 것처럼 덜렁거리는 게 싫다) 내버려두고 있다가 올해 드디어 이 바지를 입자! 마음을 잡고 길이를 줄였다. 오래 된 바지라 새로 줄인 부분이 좀 튀긴 하는데 그런 거 신경쓰이면 이런 옷은 입을 수가 없지. 근데 스티크가 답십리에 있었는데 보문동 쪽으로 옮겼더만. 혹시 찾아갈 분들은 참고하시고... 

 

참고로 이 모델은 일본에서 복각판이 나온 적이 있다.

 

 

버튼 각인 한 자리 모델을 기준으로 했겠지만 정말 일본 LVC는 별의 별 걸 다 복각했구나 싶다. 이런 모델은 복각할 의미가 별로 없는 게 눈에 띄는 특징이나 전환점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다른 게 있다면 뒷주머니 까만 실 정도 밖에 없음. 차라리 빅E 모델이나 스몰e 66전기 같은 걸 하는 게 훨씬 구매 수요가 있는 버전이 아닐까 생각한다. 연도별로 조금 만 바뀌는 것들도 다 해버리니까 이런 모델도 나왔었다. 리바이스가 나한테 복각 모델 내보자고 하면 이걸 해볼 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 이런 것까지 복각 제품이 나오는 시대는 없겠지. 그랬던 시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리바이스 구형 모델을 놓고 다들 좀 이상했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올 여름의 청바지 이야기를 다시 해보자면 이제와서 딱히 특별한 변화를 보일 만한 부분은 없고, 어디 뜯어지거나 찢어진 부분도 없이 잘 버티고 있는데 군데군데 실이 풀리고 있는 조짐이 있다. 그런 부분만 조심하면 앞으로도 한동안은 현역으로 입고 다니지 않을까 싶다. 이왕 줄인 김에 올 겨울에도 입을까 생각 중이다. 

 

 

이번 시즌에는 뭘 입을까 생각할 때면 머리 속에선 AKB48의 헤비 로테이션이 맴돈다.

 

 

그런 김에 첨부. 뮤비는 처음 보는 데 장벽이 좀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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