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 윌리엄스가 지방시를 떠났다. 스트리트 기반의 미국 디자이너들이 유럽 브랜드의 요소요소에 들어갔고 그중 대표적인게 아마도 버질 아블로의 루이 비통이나 1017 Alyx 9SM의 매튜 윌리엄스가 지방시를 맡게 된 걸텐데 결과가 그다지 신통치는 않다. 자기 브랜드나 나이키 콜라보 같은 데서 보여줬던 잠재력을 대형 브랜드에서 잘 드러내지를 못한다.
겐조의 니고 같은 경우는 약간 다른데 니고가 오랜 브랜드 운영과 나름 대단했던 흥망성쇠를 겪은 경험이 있고 니고의 일본 - 미국 아카이브를 겐조의 일본 - 프랑스 아카이브에 결합을 시도하면서 나름 재미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밤 사이에 프랑스 디자이너 하우스를 맡게 된 사람이 아님.
이에 대해 여러 번 이야기를 했지만 스트리트 패션이 풀 컬렉션을 맡기에는 무리, 풀 레인지 브랜드를 만들었을 때 보이는 한계(아는 것만 반복한다, 좋아하던 것만 만든다 근데 좋아하는 풀이 좁다) 등등 때문이다. 미우미우의 미우치아 프라다가 아이비 패션과 DIY를 섞어 새로운 뷰를 만들어 내는 거 같은 유연한 흐름 만들기를 할 수 있는 이가 아직 없음. 패션 학교와 패션 브랜드에서의 경험이라는 게 패션의 범위를 울타리 안에 가둬 버리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그 울타리 자체가 스트리트 패션 신보다 훨씬 더 크다.
이런 면에서 보면 후지와라 히로시의 행보가 흥미로운데 쓸데없이 영역을 키우지 않고 적절한 사이즈를 유지하면서 구루의 이미지를 강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뭐 파리의 XXX를 이끌어! 같은 감투는 없어도 여전히 나이키 콜라보 하나 슝 내놓으면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임팩트를 유지하고 있고 게다가 그렇게 오래 된 사람이 이미지 소모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아무튼 지방시를 앞으로 누가 이끌게 될 지 궁금한데 사라 버튼이 또 등장할 거 같은 느낌이 있긴 하지만 이왕 이렇게 위기의 지방시가 되어 버린 거 의외의 이름이 등장하는 게 앞으로 지방시의 운명을 두고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피비 잉글리시나 세실리아 반센 같은 사람이 이끄는 지방시도 궁금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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