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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사바토 데 사르노의 구찌 남성복 2024 FW

by macrostar 2024.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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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사바토 데 사르노의 구찌 2024 FW 컬렉션이 있었다. 일단 이야기를 할 점은 저번 여성복 컬렉션에서도 명백하게 드러났지만 '모두의' 패션의 시대는 끝이 나려고 하고 있다. 남성들에게 봄버와 스니커즈를 신기는 것보다 델리킷한 테일러드 슈트에 핸드백을 들게 하는 게 더 낫고 그러므로 패션은 다시 이런 걸 입을 수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경계를 분명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 

 

약간 재미있는 점은 LVMH 쪽은 퍼렐 윌리엄스의 루이 비통 남성복, 니고의 겐조 이런 식으로 여전히 스트리트, 하위 문화의 패션을 가져다 고급 패션으로 만드는 방식을 강화하고 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구찌로 하위 문화의 패션을 주류에 올려놓는 걸 본격적으로 시작한 게 구찌였기 때문에 지금 선제적으로 이렇게 방향을 트는 걸 보면서 과연 이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런 판에 루이 비통이 남성복 파인 쥬얼리 라인 Les Gastons Vuitton을 내놓은 것도 흥미로운 행보다.

 

하지만 사바토 데 사르노 식의 델리킷한 패션은 다들 캣워크 어디서 본 것들의 재응용판일 수 밖에 없고 여성복의 요소를 남성복에 아주 자연스럽게 밀어넣는 식의 시도는 새로운 면이 있지만 패션신을 밀어버리는 힘은 부족해 보인다. 일단 재미가 없어. 아무리 봐도 돈은 많고 비싼 옷을 입은 건 확실한데 그다지 멋지게 보이지 않은 사람들의 패션이다. 

 

구찌 앙코라 컬렉션은 메인 컬러가 재미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 시절의 구찌를 생각하면 그 밝은 황색빛 비슷한 햇빛이나 모래의 색이 생각나는 데 이쪽은 훨씬 더 진한 색이다. 이름을 찾아봤더니 구찌 로쏘. 대강 버건디, 옥스블러드 색깔. 메인 컬러의 강화는 최근 패션 브랜드의 눈에 띄는 움직임 중 하나다. 에르메스의 오렌지, 발렌티노의 레드처럼 딱 생각나는 컬러도 있지만 최근의 발렌티노의 PP 핑크, 보테가 베네타의 파킷 그린, 버버리의 나이트 블루 등등이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딱 이 색깔.

 

 

이런 느낌스. 역시 옛날 부자의 색 같다. 사바토 데 사르노는 이 색을 산뜻하게 소화해 내는 데는 별 관심이 없는 듯 하다. 그러고보니 미쓰비씨 연필인가가 저 컬러였는데.

 

 

 

이런 사진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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