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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용 더플 이야기

by macrostar 2024.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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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가보면 대부분은 바퀴 달린 캐리어를 돌돌돌 끌고 다니고 있지만 가끔 자기 몸집 만한 반짝거리는 백팩을 메고 어디론가 사라지는 이들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캐리어, 더플, 이민 가방이 공항 여행 가방 삼대장...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아무튼 보면서 저거 어떨까 호기심은 생겼지만 그렇게 크게 관심은 없었다. 사실 캐리어라는 게 압도적으로 편한게 바퀴라는 가장 진보적인 도구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내다가 언젠가 중고 매장에 노스페이스의 더플이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올라온 걸 보고 사볼까 생각하며 검색을 좀 해본 적이 있다. 물론 그러다가 팔려버렸다. 그러다가 또 시간만 나면 주변 국가 여행을 다니는 친구놈 하나가 캐리어 번거롭다며 백팩을 메고 다닐까 한다며 뭐가 좋냐고 하길래 더플에 대해 알려줬다. 그래서 겸사겸사 또 좀 찾아보게 되었다. 뭔가 더플의 세계가 슬렁슬렁 나한테 다가오는 느낌이랄까. 올해의 경우 많지는 않지만 몇 번의 지방 출장과 여행이 있었는데 그럴 때 커다란 가방을 번쩍 들고 떠나면 그 얼마나 자유로운 팔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옷과 패션은 역시 삶의 방식이다 이런 생각도 하게 된다.

 

일단 더플이란 여행용 보스톤 백으로 손으로 들거나, 등에 멜 수 있게 된 2in1 방식이고 가끔 숄더 스트랩이 달려 있는 모델이 나온다. 조금 좋은 더플은(구찌나 루이 비통) 백팩 기능이 없고 손으로 들거나 숄더 스트랩만 달려 있는데 이런 전통적인 보스턴 백은 가방을 아주 잠깐 잠깐 드는 사람들이 쓰는 용도라 그렇다. 사이즈가 꽤 많은 노스페이스의 베이스 캠프 더플을 보면 31, 50, 71, 95, 132, 150리터 이런 식으로 되어 있다. 이왕이면 좀 큰 거라고 생각해서 미디엄 사이즈(71리터)를 보러 갔는데 너무 크긴 하다. 위에서 본 중고 매물이 미디엄 사이즈였는데 샀으면 좀 곤란했을 거 같다. 

 

이런 이유로 더플을 좀 살펴보고 있는데 대상 모델은 40~50리터 정도. 하지만 다들 약간씩의 문제가 있다.

 

일단 노스페이스의 베이스 캠프 더플 스몰, 50리터.

 

 

 

1986년에 처음 출시된 대표적인 여행용 더플이다. 노란색이 좋은데 너무 노스페이스!라서 초록이나 레드도 괜찮다. 좋은 점은 사이드 장, 단면 양쪽 다 손잡이가 있는 것. 아무렇게나 들어도 된다. 나쁜 점은 스몰 사이즈는 측면에 신발 주머니 부분이 없다는 것. 

 

 

미디엄 사이즈부터 위 사진처럼 신발 넣을 수 있는 사이즈의 주머니가 사이드에 있는데 스몰에는 그게 없다. 아쿠아 슈즈나 슬리퍼 같은 거 넣고 싶은데 뭔가 아쉬움. 그리고 국내는 컬러가 몇 개 없는데 미국판은 꽤 많은 것도 아쉽다. 그리고 백팩 끈 아래 연결 부위가 클립 형식이 아니다. 약간 불편할 거 같다. 

 

 

노스페이스의 더플로 보이저도 있다. 적당한 사이즈는 42리터 모델.

 

 

베이스 캠프 더플의 아쉬운 점 몇 가지가 해결되어 있지만(백팩 스트랩 결합이 클립이다) 역시 42리터 사이즈에 신발 수납 공간은 없다. 베이스 캠프가 정말 뻣뻣한 텐트천 같은 느낌이라 다루기가 어렵고 무거운데 그것보다는 경량이다. 이쪽이 더 편할 거 같긴 한데 노스페이스의 더플을 살 거면 베이스 캠프여야하지 않을까 싶긴 하다. 베이스 캠프와 보이저 둘 다 숄더 스트랩이 없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탈락.

 

 

파타고니아 블랙홀 40리터

 

 

블랙홀 시리즈도 좋은데 이쪽도 반짝거리는 모델이 좋지 않나 싶긴 하다. 하지만 파타고니아에서 마음에 드는 색을 만나는 건 하늘이 도와야 한다. 위에서 볼 수 있듯 문제점은 사이드 넓은 면에 손잡이가 없다.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지만 이 부분을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탈락.

 

파타고니아에는 블랙홀 MLC 45리터라는 모델도 있다.

 

 

보통은 보스턴 더플인데 이건 브리프케이스 더플이다. 장단면 모두 손잡이가 있는 것 좋고, 숄더 스트랩 좋고, 백팩도 오케이지만 넙적 네모라니 탈락.

 

 

오스프리의 트랜스포터 40리터.

 

 

오스프리는 전통적으로 제품 사진을 괴상하게 찍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실제 제품의 느낌과 갭이 좀 있다. 아무튼 장단면 모두 손잡이가 있는 건 좋지만 짧은 면 손잡이가 위로 붙어 있다. 음... 애매함. 좋은 점은 내부에 캐리어처럼 스트랩이 있어 짐을 고정하는 데 더 좋을 거 같다. 역시 숄더 스트랩은 없다. 예전 모델은 있었다는 거 같다. 동양상 리뷰를 몇 개 찾아봤는데 나쁘진 않은 거 같지만 좀 애매하다. 베이스 캠프에 비해 이걸 선택하는 장점이 있을까.

 

 

아크테릭스의 캐리어 더플 40리터

 

 

아크테릭스의 더플은 이 사진이 인상적이다. 우주에 간 거 같다 + 덩어리. 예전 모델에는 사이드 손잡이가 있었는데 사라졌다. 숄더 스트랩 같은 건 생각도 나지 않고 저 거대한 시조새 로고가 좀 거슬린다. 로고가 문제가 아니라 못생겼다. 그리고 비싸다. 참고로 다른 브랜드는 duffel인데 아크테릭스는 duffle이다.

 

 

마무트의 카곤 40리터

 

 

마무트도 아예 위쪽으로 잡는 손잡이가 없고 백팩 스트랩을 대신 쓰라고 되어 있다.

 

 

코끼리도 안 보인다. 그리고 철수해서 구하기 어려울 거 같다. 탈락

 

이외에도 많은 더플이 있다. 가끔 찾아보고 있다. 문제는 이걸 혹시나 산다고 해도 마땅히 할 건 없다는 점이다. 다 그런거지.

 

 

2025년 봄 공개 예정으로 이번 패션쇼에 나온 세실리에 반센 + 노스페이스에도 베이스 캠프 더플이 몇 번 나온다.

 

 

 

예전에 노드스트롬 팝업 익스클루시브 모델도 귀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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