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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lor의 아베 준이치가 사임을 발표했다 kolor의 아베 준이치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헤드 디자이너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발표를 했다. 레터에 내부에 남아 kolor를 돕겠다고 했는데 다른 누굴 내세우는 건지, 그냥 하는 말이고 관둔다는 건지 정확하진 않다. y/project도 그렇지만 디렉터의 영향 범위는 엄청나고 브랜드와 거의 일체화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물러나면 어떻게 되는거지 걱정이 되긴 한다.  아무튼 그런 결과 이번 kolor의 2025 FW는 아베 준이치가 주도한 마지막 컬렉션이 되었다. kolor는 멋지다고 생각하고 컬러를 아주 잘 써서 좋은데 그에 비해 너무 멋을 부린다는 느낌이 좀 강하긴 하다. 뭐랄까 아트를 하는 건 아닌데 그걸 모사하고, 비뚤어진 옷을 꾸준히 만드는데 막 압도적이진 않다. 딱히 나쁘다는 건 아니고 그게 .. 2025. 1. 27.
프라다 2025 FW 이야기 2025년 1월, 남성복 FW 패션쇼 시즌이다. 어제 라이브로 프라다 패션쇼를 본 김에 몇 가지 이야기. 우선 남성복 패션쇼는 약간의 메타화, 3인칭화가 더 필요하다는 점이 약간 어렵다. 예를 들어 여성복 패션쇼는 내가 입을 수 있는 옷이다라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그냥 패션으로만 대하는 게, 보다 수월하다. 하지만 남성복 패션쇼는 저걸 내가 입을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약간의 노이즈를 만든다. 누군가 - 이것은 인간을 칭하지만 구체적인 대상이 있는 건 아니다 - 가 입을 수 있는 옷이다 정도로 충분하다. 그 다음에 생각할 건 보이는 조합이 어떤 새로움을 만들어 냈는가, 저 디자이너 브랜드가 제시하는 세계는 어떤 모습인가, 저런 옷을 어떤 상황에서 입고 어떤 모습이 연출될 것인가 등등 일 거 같다. 아무튼 .. 2025. 1. 21.
2025년 시작과 함께 한 국내 패션계 몇 가지 논란 2025년이 시작되었고 몇 가지 패션 관련 사건 사고가 확장되고 있다. 우선 다운 혼용률 사태. 이 사건은 라퍼지 가품 YKK 지퍼에서 시작된 걸로 알고 있는데 다운 혼용률 허위 기재 사건으로 확대되었고 여기서 여러 브랜드들이 걸려 넘어진 거 같다(링크). 작은 브랜드는 물론이고 대기업 브랜드도 걸렸다고 한다. 국내 패션 브랜드 인스타그램에서는 자체 조사를 통해 다운에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올리고 있기도 하다. 이 사건은 또한 중국에서 발생한 셔틀곡 다운(링크) 이슈와도 맥을 같이 한다. 셔틀콕 뿐만 아니라 닭털, 돼지털 뭐든 그냥 분쇄해 다운 안에 집어 넣는다는 거 같다. 이런 사건은 저렴한 다운 제품의 신뢰를 무너트리고 다운도 제대로 된 인증 마크나 브랜드 다운을 찾게 만든다. 사실 구스 다운, 덕.. 2025. 1. 13.
잠깐의 Q&A 2025년입니다. 모두들 매순간 즐거운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패션붑도 올 한 해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가끔씩 받는 질문이 있는데 그에 대한 Q&A를 간단히 써볼까 합니다. 사실 저는 이곳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등에서 상당히 많이 떠드는 사람이고 어지간한 이야기는 다 하고 있기 때문에 뭔가 말을 하지 않는다면 그에 대해 할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물어보는 경우가 있으니 여기에서 간단히 정리. 1. 패션 칼럼니스트가 된 이유그런 거 딱히 없습니다. 누가 일을 주면 그걸 해오다 보니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다만 현실에 충실하려고 하는 사람이라 이왕 하는 거 잘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있긴 합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최고의 패션 칼럼니스트가 되자!에서 시작한 게 아니라 이렇게 됐으니 잘해보자.. 2025. 1. 7.
LVMH와 카피탈 Kapital 최근 들려온 흥미로운 소식 중 하나는 LVMH 예하 투자회사 L캐터튼(L Catterton)이 카피탈의 지분 대부분을 인수했다는 이야기다. 숫자가 정확하게 나온 거 같진 않은데 일단 LVMH가 L캐터튼의 지분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고, L캐터튼이 카피탈의 지분 대부분을 소유하게 된거다. 그러므로 정확히 말하자면 LVMH가 L캐터튼을 사버렸다는 건 아니다. 상황에 따라 L캐터튼이 어딘가로 팔리거나 지분 비율이 바뀔 수도 있는 법이니까. L캐터튼(링크)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카피탈 외에도 A.P.C., 버켄스톡, 에트로, 가니 등 여러 브랜드의 지분을 보유 = 투자하고 있다. 이거 말고도 Uncle Julio나 Urban Egg 같은 식당 체인, Just Food for Dogs, Canide 등 강아지 사료 .. 2025. 1. 6.
헤비토라 대도감 워크룸에서 번역본도 나왔던 헤비듀티를 쓴 고바야시 야스히코가 새 책을 냈다. 1935년 생인데 대단하군... 새 책은 헤비토라 대도감, 발행일을 보니 2024년 12월 12일이다. 전형적인 일본의 70, 80년대 아메리칸 패션 열풍이 담긴 책 이름이다. 여전히 이 분은 이런 간략하고 인상적인 영어의 일본식 표기를 잘 하고 계시는군. 헤비토라에서 헤비는 헤비듀티, 토라는 트래드, 대도감은 카탈로그 문화를 반영한다. 이 용어에 대한 이야기는 역시 워크룸에서 번역본이 나온 아메토라를 참고하시면 큰 도움이 될 거다. 아메토라 구입은 여기~ 링크  책 구성도 예전 헤비듀티 그리고 잡지 뽀빠이를 생각나게 한다.   아메토라의 저자인 W. 데이비드 막스와의 대담도 들어있다.  이것도 번역본이 나오려나? 이미 작업을 .. 2025. 1. 1.
안녕, 2024년 2024년이라는 단어에 아직 익숙해지지도 않았는데 벌써 끝나갑니다. 이제 2025년이네요. 한국의 연말은 12월 31일로 한 해가 끝나고 1월 1일에 신년 타종을 하지만 여전히 해가 넘어가지 않다가 설날이 되면 비로소 다음 해가 되죠. 한달 남짓의 이 이상한 공백은 여태 사라지지가 않습니다. 이런 걸 방치해 두는 걸 싫어하는 편인데 그런 애매함을 싹싹 정리하는 풍토의 나라는 확실히 아닙니다.  사진은 타이가 타카하시 룩북의 이미지. 아무튼 다사다난하고 드라마틱한 2024년이었습니다. 최근 사태가 주는 두려움, 절망, 약간의 기쁨, 분노, 짜증 등이 시계열과 함께 복잡하게 섞여 있는데 가장 큰 감정은 짜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덕분에 이런 일이 다시는 없을 줄 알았는데 여의도도 가게 되고 뭐 그러네요. 이런.. 2024. 12. 31.
바버(Barbour) + A.P.C. 콜라보 바버와 A.P.C.의 콜라보 컬렉션이 나왔다. 바버가 콜라보를 참 많이 하는데 헤리티지 이미지를 뚫고 나오려고 할 때 적당한 방법이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필슨 같은 브랜드와의 큰 차이가 아닐까 싶다. 일단 바버의 특징은 왁스드 코튼이다. A.P.C.의 특징은 데님. 이 둘을 합치려고 할 때 어디를 강조하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는 게 바버의 주요 포인트로 안감의 타탄 체크로 봤다는 거다. 라글란 어깨도 눈에 띈다. 하지만 그래봤자 A.P.C.의 옷 위에 바버의 장식이 덮여있는 분위기다. 그냥 바버 같은 옷이 있기는 하다.  이쪽은 그냥 바버다. 이래가지고는 이 콜라보의 의미가 무엇인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무튼 중간에 짙은 네이비 트윌 트러커는 꽤 마음에 든다.   만약 내가 구입해서 입는.. 2024. 12. 24.
슬로 호시스 시즌 4의 옷 티빙에서 애플 TV+가 나오길래 슬로 호시스 시즌 4를 봤다. 나온지도 몰랐음... 그리고 끝날 때 보니까 시즌 5 예고도 나온다. 옛날 TV 드라마처럼 오래오래 나오면 그것도 괜찮을 거 같다. 옷 이야기라고 하지만 사실 별 건 없음. 패션 관련해서는 개리 올드먼만 보면 되긴 함. 하지만 그냥 본 김에 눈에 띄는 거 몇 가지.  태버너(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와 꽤 다른 스타일인데 그와 경쟁 관계 속에서 더 큰 역할을 맡게 되지 않을까 싶은 플라이트(루스 브래들리)의 녹색 코트. 사실 별다른 특징없는 전형적인 영국 분위기 코트인데 커프스의 스트랩이 굉장히 넓다. 저거 뭘까. 어떻게 조이는 걸까.  조이는 건 아니고 그냥 장식인가.  데이빗 카트라이트(조나단 프라이스)의 발마칸 코트. 왜 둘만 녹색인가를 좀.. 2024. 12. 18.
또다른 디렉터 이동 소식, 샤넬과 보테가 베네타 어제에 이어 곧바로 또다른 디렉터 이동 소식이 들려왔다. 2025년 시즌이 코앞이긴 하네. 샤넬은 마티유 블라지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했다. 하마평에 오르던 여러 디자이너 중 이 사람은 가능성이 낮지 않을까 했었는데 바로 그 사람이었다. 최근 갑자기 이야기가 많이 나오긴 했는데 소문이 돌긴 했나 봄. 왜 하필 마티유 블라지일까, 매출이 전부 감소하고 있는 케링의 브랜드 포트폴리오에서 유일하게 성장했다는 보테가 베네타의 재무재표가 샤넬에게 깊은 인상을 준걸까, 그의 현대성이 과연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할 만큼 멀리 갈 수 있을까. 그리고 샤넬은 전통적으로 디렉터가 오랫동안 역임을 했는데 버지니 비아르만 짧게 끝났다. 과연 이번에는 오래 일하려나. 가브리엘 샤넬과 칼 라거펠트에서 볼 수 있었듯 이.. 2024. 12. 13.
디렉터 이동 소식, 마르지엘라와 드리스 반 노튼 패션에서 디렉터 이동이 미치는 영향 같은 이야기를 꽤 많이 해오긴 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게 뉴스가 되는 일이 아직도 낯설다. 브랜드 존 갈리아노는 존 갈리아노가 이끌다가 죽거나 은퇴하면 사라지고, 드리스 반 노튼이 드리스 반 노튼을 이끌다 은퇴하면 사라지고 이런 게 맞지 않나 하고 여전히 생각은 하고, 이런 흐름이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책 패션 vs 패션(링크)을 쓸 때 질 샌더 vs 질 샌더 같은 이야기를 했던 건데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고 또한 이에 따른 브랜드 변화가 당연하게 여겨진다.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들어와서 예전 아카이브를 뒤적거리며 영감을 얻고 그걸 응용하고 자신 만의 것들을 넣어 새로운 컬렉션을 만든다는 건 따져보면 일종의 죽은 사람 혹은 은퇴한 사람과의 콜라.. 2024. 12. 12.
ecwcs, 레벨 3 여름 쯤에 ECWCS 레벨 3 플리스 재킷을 샀었다. 뭐 딱히 뜻을 두고 있거나 궁금한 것도 아니었고 푸르딩딩한 컬러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하던 거였는데 그냥 싸서... peckam 제품이고 중고다. 플리스는 아주 예전에는 노스페이스의 에이펙스 시리즈가 최고라고 생각했지만 이건 라이너로는 적합하지 않고, 결국 노스페이스 미국판 데날리면 된다고 결론을 내리고 몇 벌이나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저렇게 팔고, 주고, 버리고 하다보니 남은 게 작아서 라이너로나 가끔 입을 수 있는 S 사이즈 하나 밖에 없기도 했다.   이 이상한 컬러... 코요테랑 다른 컬러도 있는 걸로 아는데 위에서 말했듯 중고 구입은 필요와 우연, 마침 저게 거기 있어서 같은 상황이 겹쳐지면서 이뤄지게 된다. 선택의 여지는 없다. 기다림.. 2024. 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