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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혀놓는 버릇 이 가방은 5년 전 쯤에 중고 매장에서 샀다. 그렇게 가지고 있다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3년 전 쯤에 가방 끈을 샀다. 원래 가죽으로 된 가방 끈이 있었는데 오래 된 거라 그런지 털이 하도 날려서 치워버리고 면으로 된 걸 구입했었다. 그리고 작년에 손잡이 고정 고리를 샀다. 원래 손잡이가 굉장히 뻣뻣한 가죽이라 유연성이 전혀 없어서 불편한 거 같아서다.   이렇게 뭔가 들기 좋은 상태로 완성시키는 동안 집에서 한 번도 들고 나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오늘 처음으로 들고 나갔다. 이런 식으로 사놓은 다음에 집에 묵혀 두는 것들이 꽤 있다. 신발 같은 경우도 구입한 다음에 짧으면 몇 달, 길면 몇 년 있다가 들고 나가고 옷도 그런 게 많다. 원래 물건이란 필요한 걸 사고 그러면 곧바로 써야 한다. 물론 .. 2025. 3. 3.
스웨디시 디스패치 재킷 이야기 요즘도 VDR이랑 같이 하는 일이 있어서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는 데 그러면서 새 시즌 옷 같은 거 나오면 보게 된다. 이번 시즌 나온 옷 중 재미있는 게 있어서 그에 대한 이야기. 요즘은 광고 이런 건 표기를 해야 하지만 광고는 아니고 뭐 받은 것도 없지만 같이 일을 하고 있는 게 있으니 VDR이 잘 되면 나쁠 건 없겠지 정도로. 일단 이번 시즌에 나온 몰스킨 모터사이클 재킷(링크)이다.  일단 생김새는 스웨디시 디스패치 재킷에서 가져왔다. 올해 콘셉트가 러프라이더스라고 말과 바이크인데 바이크 계열일라 할 수 있겠다. 11온스 일본산 몰스킨에 소뿔 단추. 프렌치 몰스킨 특유의 광택감이 좀 있다.  기반이 된 옷은 이런 종류. 오토바이 전령들이 입던 디스패치 재킷은 종류가 무척 많고 스웨디시 군 버전도 후.. 2025. 3. 3.
바버 어떠려나 하는 이야기 바버를 시험삼아 몇 번 입어본 적은 있지만 가지고 있는 건 없다. 그렇지만 언젠가 하나는 가지고 있어봐야 하고 한 몇 년이라도 꾸준히 입어보는 경험을 가져야 하지는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근데 이게 참 나처럼 추위 더위 많이 타는 사람 입장에서 한국 날씨에 쓸데가 별로 없는 옷이라는 문제가 있기는 한데 그래 놓고선 환절기 코트류, 면 재킷류를 꽤 가지고 있기도 하다. 적당히 두껍고 견고하고 닥치고 추위를 막거나, 닥치고 더운 게 싫어가 아니라 옷에 대한 생각들이 여러모로 다양하게 반영되어 있어서 제일 좋아하는 부류의 옷이기도 하고. 이런 이유로 항상 바버를 찾고 있기는 하다. 봄이 슬렁슬렁 찾아오고 있는 거 같으니 더 생각나네. 일단 인터내셔널 류, 스페이 류는 별로 어울리지도 않고 선호하는 타입도 아니.. 2025. 3. 2.
가끔 핑크 가끔 핑크 입어볼까 할 때가 있다. 남자는 핑크 이런 말도 있긴 하지만 나한테 그다지 안 어울리는 색이기도 하고 포인트로 쓰기도 진한 걸 좋아하기 때문에 차라리 레드나 오렌지로 가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종종 핑크가 눈에 띄면 고민을 해보게 되는데 대체적으로 중고 매장에서는 안 입고 내놓은 것들인지 은근 저렴한 게 많기도 하고.  이정도 진한 핑크는 쉽지 않지만 물 빠진 코튼 핑크 또 은근 매력이 있다.  치노에 셋업이면 바깥에서 보면 쉽지 않을 듯.  이런 무난하고 은은한 핑크가 그나마 선택하기는 쉽다.  코튼 해링턴 정도면 아무 문제 없다.  45R에서 이번 시즌 나온 면 - 리넨 트위드 핑크도 입체감이 있어서 꽤 근사하다.  입체감 좋음.  VDR에서 이번에 나온 핑크 탱커 재킷이라는 것도 있다.. 2025. 2. 25.
패션 이야기 02/25 1. 여기 말고 떠드는 다른 곳에서는 오직 짧은 이야기만 쓰고 있는데 가끔 짧은 이야기를 쓸 일이 있다. 트위터와 사용법이 같은 거라 거기다 올리면 되긴 하는데 검색의 편의,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구나, 잠깐의 아이디어 등의 이유로 여기다도 좀 남겨볼까 싶다. 02/25는 2025년 2월... 카드에 적혀 있는 표기법이다.  2. 이번 남성복 패션쇼에서 사카이가 좀 볼만했는데 칼하트 WIP와의 협업 중 초록 계열이 있고 브라운 계열이 있다.  초록이 근사하긴 한데 브라운이 취향이다. 요즘 차가운 느낌이 전혀 없는 따뜻한 계열의 색을 입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 중인데 거기에도 잘 맞는 거 같다. 하지만 사카이 + 칼하트 WIP는 신기루, 유니콘 같은 거라 어디서 보기도 어렵다. 있어도 많이 비싸다.  3. .. 2025. 2. 15.
언더커버 + 챔피온 콜라보 언더커버와 챔피온의 협업 컬렉션이 나왔다. 사카이는 칼하트 WIP와 WTAPS, 언더커버는 리바이스와 챔피온, 다들 바쁘네.  뿌연 콘셉트 사진. CHAOS / BALANCE 시리즈로 리버스 위브에 베이지, 아이보리, 브라운, 블랙 등 컬러, 비즈 로고, 거의 단색인데 KOSMIK MUSIK, CHAOS 그래픽을 넣은 게 있다. 일단 로고가 눈에 띔.  10온스 리버스 위브라고 한다. 아주 두텁고 그런 건 아님.   특이한 룩을 보여준다.  저 바지에는 지퍼 뒷주머니가 있음. 2025. 2. 12.
간만에 청바지, 리바이스 리바이스는 501 66버전이면 된 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좀 있었기도 하고 약간 질리기도 해서 한동안 입지도 않고 관심도 별로 가지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치노, 퍼티그 그리고 그라미치 같은 것만 한동안 입고 다니다 보니 청바지를 다시 입어볼까 싶어진다. 셀비지도 굳이 싶고, 로 데님도 필요없지만(STF 귀찮다) 일부러 만들어 놓은 페이딩 가로줄 무늬 없는 거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고 그러면 501의 0115 정도로 사이즈 업을 입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는데(로 데님 버전 501-0000도 나오더라고) 문득 뭐 다른 거 없나, 일자 청바지 지겨운데 테이퍼드 없나 뒤적거리다가 550을 봤다.  사실 꽤 낡은 1993년 생산 블랙 550이 하나 있는데 그게 꽤 편하기도 하고 위 사진처럼 입고 다니.. 2025. 2. 10.
수영, 습식 타올 2025년 들어 구립 수영장 등록에 성공해 수영을 배우고 있다. 일주일에 이틀 나가는 거라 진도가 더디긴 한데 아무튼 힘들어. 새로운 운동을 한다는 건 새로운 옷, 장비를 만나는 일이다. 등산 같은 건 뭐 말할 것도 없고 달리기만 해도 러닝화, 러닝탑, 러닝쇼츠, 겨울에 뭐 입지, 스마트폰은 어디에 두지, 바람 불면 머리 아픈데, 손 시린 건 어쩌지, 양말은 뭐 없나 등등 범 스포츠 용품 중 약간 달리기로 치우쳐 있는 것부터 시작해 올림픽 나가는 사람용까지 다양한 제품이 존재한다. 수영의 경우 수영복, 수모, 수경이라는 범 스포츠 용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필수 제품군이 존재하기 때문에 아무튼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도 이거야 익숙한 물품이고 수영 초보 강습반 답게 단색 수영복에 단색 수모를 쓰고 어푸어푸.. 2025. 2. 6.
필슨의 필드 크루저 재킷 필슨이 필드 크루저 재킷을 내놨다. 그러니까 원래 버전은 울 크루저, 그러다가 방수 기능을 가진 코튼 버전인 틴 클로스 크루저가 나왔었고 이제 그냥 코튼 버전의 필드 버전이다. 9.5온스 백 새틴 코튼에 거친 워싱의 분위기로 밀리터리 필드 재킷, 퍼티그 유니폼 느낌이 물씬 난다.  원래 크루저 재킷 디자인이긴 한데 상징 같은 백 포켓은 없다. 가볍게 입는 면 재킷을 염두에 뒀을테니 두꺼워지는 뒷 주머니는 빼버린 듯. 앞 주머니에 FILSON 자수 로고가 새겨진 점도 포인트인데 뭐 굳이... 싶긴 하다.   퍼티그 단추도 눈에 띈다. 안감이 없는 옷이라 심 안쪽에 바택처럼 보강을 댄 부분이 드러나는 게 좀 재미있다. 뭐 이런 류의 면 재킷이 입을 수 있는 시즌도 길고 겨울에는 옷 안에 셔츠처럼 입을 수도 .. 2025. 2. 3.
리바이스의 블루탭 출시 BlueTab™ 리바이스가 블루탭 컬렉션을 내놨다. 블루탭 컬렉션은 일본의 빈티지 셔틀 직조기, 내츄럴 인디고를 기반으로 한 컬렉션이다. 유기농 면을 사용했다. 메이드 인 재팬.   여러가지 제품이 나왔는데 눈에 띄는 건 1980 501(링크). 출시 가격은 249,000원.  탭과 가죽 패치 모두 블루 기반이다. 상세 설명 읽어보면 Shrink-To-Fit 제품이지만 이미 수축된 상태로 출시된 제품이라고 적혀있다. 뭔가 자기 모순적인 설명이다. 아무튼 STF는 아님. 밝은 페이딩 버전도 있는데 그건 349,000원. 일본에서는(링크) 501을 비롯해 502, 511, 512, 타입 2, 3 트러커에 피시테일까지 있던데 국내 출시는 다 나오진 않았다. 그 와중에 아래 사진에 오른쪽 여성분이 블레이저 안에 입고 있는 러플.. 2025. 2. 3.
kolor의 아베 준이치가 사임을 발표했다 kolor의 아베 준이치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헤드 디자이너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발표를 했다. 레터에 내부에 남아 kolor를 돕겠다고 했는데 다른 누굴 내세우는 건지, 그냥 하는 말이고 관둔다는 건지 정확하진 않다. y/project도 그렇지만 디렉터의 영향 범위는 엄청나고 브랜드와 거의 일체화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물러나면 어떻게 되는거지 걱정이 되긴 한다.  아무튼 그런 결과 이번 kolor의 2025 FW는 아베 준이치가 주도한 마지막 컬렉션이 되었다. kolor는 멋지다고 생각하고 컬러를 아주 잘 써서 좋은데 그에 비해 너무 멋을 부린다는 느낌이 좀 강하긴 하다. 뭐랄까 아트를 하는 건 아닌데 그걸 모사하고, 비뚤어진 옷을 꾸준히 만드는데 막 압도적이진 않다. 딱히 나쁘다는 건 아니고 그게 .. 2025. 1. 27.
프라다 2025 FW 이야기 2025년 1월, 남성복 FW 패션쇼 시즌이다. 어제 라이브로 프라다 패션쇼를 본 김에 몇 가지 이야기. 우선 남성복 패션쇼는 약간의 메타화, 3인칭화가 더 필요하다는 점이 약간 어렵다. 예를 들어 여성복 패션쇼는 내가 입을 수 있는 옷이다라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그냥 패션으로만 대하는 게, 보다 수월하다. 하지만 남성복 패션쇼는 저걸 내가 입을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약간의 노이즈를 만든다. 누군가 - 이것은 인간을 칭하지만 구체적인 대상이 있는 건 아니다 - 가 입을 수 있는 옷이다 정도로 충분하다. 그 다음에 생각할 건 보이는 조합이 어떤 새로움을 만들어 냈는가, 저 디자이너 브랜드가 제시하는 세계는 어떤 모습인가, 저런 옷을 어떤 상황에서 입고 어떤 모습이 연출될 것인가 등등 일 거 같다. 아무튼 .. 2025.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