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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유니클로의 울트라라이트다운컴팩트재킷 이야기

by macrostar 2018.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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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매우 길지만 직설적이다. 울트라 라이트에 다운이 들어 있고 컴팩트한 재킷이다. 얼마 전에 이 옷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급격히 떨어진 온도 속에서 처음 사용을 했다. 물론 많이들 입는 옷이라 이제와서 뭐 할 이야기가 있을까 싶긴 한데 어쨌든 떠들어 본다. 상당히 재밌는 옷이다.



이렇게 생겼고 컬러가 몇 가지 있다. 변형형으로 하이 넥이 있고 팔이 없는 베스트가 있다. 여성용은 허리가 더 가늘고 단추가 반대로 붙어 있다. 그리고 긴 버전이 있다. 겉감과 안감은 나일론 100%, 충전재는 다운 : 페더 90:10으로 동일한데 그레이 컬러의 경우 나일론 65%에 폴리에스테르 35%고 안감은 폴리에스테르 100%다. 이유가 있겠지 뭐.



안에 태그는 따로 없고 DWR(발수), 울트라 라이트라는 프린트가 되어 있다. 그리고 라벨이 따로 있는데 필파워 640이상이다. 하지만 극히 얇기 때문에 애초에 다운의 양이 적어서 복원력 같은 게 무슨 소용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유니클로 다운 종류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털이 잘 빠지는 현상이 있는데 다 빠져도 모를 거 같다. 뭐 물론 알겠지. 근데 원래 어느 정도였는지는 아마도 기억하기 힘들 거다.


위 설명을 잘 보면 다운 팩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되어 있다. 이건 바로 위에서 말한 유니클로 다운의 단점 털 빠짐을 가속화 시킨다. 하지만 얇게 만들려면 어쩔 수 없었을 거다. 게다가 말했듯 빠져도 잘 모를 거기 때문에 상관 없을 거 같기도 하다. 안에 스웨터 같은 걸 입고 있다면 알겠지만.


그런 옷인데 사이드에 주머니가 있고 안쪽에도 2개의 주머니가 붙어 있다. 뭘 넣을 수 있는가는 차치하고 아무튼 있다. 각진 걸 넣으면 안될 거 같지만 손 정도는 상당히 아늑하게 들어간다. 즉 이 옷은 외투로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사실 이거보다 살짝 더 두꺼운 울트라 라이트 시리즈의 경우 많은 이들이 옷의 내피, 사무실, 자동차 같은 데서 유용하게들 활용하고 있다. 이걸 조금 더 극단적으로 몰고 가서 이렇게 이 두께의 다운이 필요한 건가 수준까지 밀어 붙였다. 있을 땐 잘 모르지만 없으면 느낄 수 있는, 딱 그 레벨이다.



안에 보면 고리가 작은 게 하나 한쪽에만 달려있다. 어디에 쓰는 걸까 싶었는데 아마도 따로 주는 포켓을 걸어 놓는 용도가 아닐까 싶다. 저기에 걸고 아래에 있는 안 주머니에 넣으면 잊어버릴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사실 이 옷은 울 코트 안에 붙어 있는 퀼팅 안감과 거의 똑같다. 그걸 떼어내서 외투로 입게 만든 거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필슨 매키너나 글로버올의 몬티 처럼 안감이 없는 옷과 아주 사이가 좋다. 



안감이 없어서 가끔 피부를 긁는 까칠함, 울 계열이나 플리스 계열 탑을 입었을 때 생기는 마찰을 일거에 해소해 준다. 게다가 다운 라이닝이다!


가격은 상당히 애매하다. 역시 프로가 정했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하는 상한선을 살짝 넘으면서 그렇다고 저건 비싸서 안되겠네 선까지는 가지 않는다. 친구가 주긴 했지만 따지고 보자면 얼마 전에 구입한 눕시(링크)보다 저게 더 비싸다. 하지만 이런 비교는 부당하다. 유니클로처럼 아무 때나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탐색과 기다림이 필요하고, 용도도 명백히 다르다. 아주 추운 날이라면 저 유니클로 위에 눕시를 입는 것도 괜찮을 지도 모른다. 다운 온 다운이라니 웃긴다고 생각했는데 매장 마네킹이 저 다운 재킷 위에 심리스 다운 파카를 입고 있었다. 추위와 한파에는 실용이 무조건 우선이다. 가능한 따뜻하게와 가능한 편하게가 함께 할 수 있다면 뭐든 어떠랴.


아무튼 이 옷은 아주 얇은 다운의 세계를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아웃도어에서는 물론 별로 필요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나오지 않지만 어번 라이프에서는 쓸 데가 많다. 포지셔닝이 명백하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울트라 라이트, 울트라 라이트 컴팩트 더 나아가 후리스 종류를 결합해 안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쉘 아우터 계열을 내놓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거다. 예를 들어 노스페이스의 데날리 플리스가 있다면 집인만 된다면 비오는 아웃도어에는 고어 텍스, 바람이 부는 날에는 윈드스토퍼, 어번 라이프에는 하이벤트 쉘 이런 식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블록테크 같은 옷을 보면 안감을 결합하게 하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물론 그냥 따로 따로 레이어로 입어도 되지만 결합해 놓으면 몸 움직일 때도 좋다. 뭐 그런 생각을 잠깐 했는데 유니클로가 훨씬 잘 알테니까 알아서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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