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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패션 활동의 심적 기반

by macrostar 2019.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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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이성이 구분되는가, 인간이 그렇게 엄격한 존재인가라는 점에 대해 의심이 좀 있긴 한데 일단 기존의 기본적인 구분을 놓고 보자면 패션은 보통 감정에 기반해 성립한다. 이성적, 논리적 사고만 한다면 패션 같은 게 있을 필요가 있나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구분한다면 일상복은 보다 논리적인 세계인데 따지고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장사 역시 마찬가지다. 감정적 사고를 하는 소비자에게 이성적 접근으로 다가가면 성공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이성적 사고가 완전히 배제되는 건 아니다. 때로 그 논리적 회로가 고장 나긴 하지만(예를 들어 베트멍의 티셔츠 가격을 치룰 때) 기본적으로 가격 부분에 있어서는 체계적 사고를 하려고 한다.

 

 

소위 긴 다리 R. 위 사진 출처는 여기(링크).

 

써놓고 나니까 그것도 아닌 듯 한 게 예를 들어 패션의 효용이 무엇인가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명확하지 않다. 감정적 기분 좋음이 효용이라고 하면 그 맥시멈을 위해 비용의 맥시멈을 치룰 수도 있다. 옆에서 누가 판단할 만한 건 아니다. 이 부분이 평균으로 수렴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에는 약간 의문이 있다. 48년에 나온 빈티지 리바이스 501을 생각해 보자면 이건 누군가에겐 절대적인 가치가 있지만 누군가에겐 아예 아무런 가치가 없다. 극단적으로 평가 가치가 벌어지고 그러므로 여기에는 평균 같은 게 의미가 없다.

 

이에 비해 관리의 측면은 이성 개입의 요소가 많다. 세탁과 다림질을 기분 내키는 대로 하면 안된다. 문제가 생겼을 때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 지식을 쌓아 놓고 전략적으로 임해야 한다. 게 패션, 패션이 만드는 즐거움으로 편입되지 않는 이유는(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몇 년 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런 근본적인 차이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싶다. 즐거움이 만들어지는 방식이 너무 다르다.

 

아무튼 이 둘 중 하나는 사라지지 않는다. 감정이 배제된 이성적 소비도 존재할 수 없고 이성이 제외된 극단적인 감정적 소비도 존재할 수 없다. 사라질 수 있다는 믿음, 혹은 그런 가정에 기반한 대처 자체가 허상이고 그런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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