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 셔츠를 보면 주머니가 가슴 양쪽에 달려 있는데 보통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다. 이중 왼쪽에 있는 작은 주머니를 Cigarette Pocket, 담배 포켓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산 모양이라고 야마포케, 山型ポケット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이상한 언발란스한 느낌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확실히 빈티지 느낌이 진하게 나는 요소라 누군가 좋아한다고 하면 이해는 간다.
이 주머니는 정식 명칭도 Cigarette Pocket for Shirt였다. 1930년에 특허를 받았는데 J. W. 챔피언이라는 분이 출원했다. 참고로 챔피온 브랜드를 만든 사람은 파인블룸(Feinbloom) 형제다. 챔피언이라는 분이 만든 건 아님. 아무튼 그림 아랫부분을 보면 담배 포켓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다. 일반 주머니와 다르게 담배 케이스를 만들어 옷에 붙여 놓은 형태라 저 사이가 벌어져 있고 안쪽은 두 겹이 된다. 땀이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하드 종이 케이스는 잘 안들어가고 소프트 종이 케이스여야 들어갈 거 같다. 요즘 기준에서 보면 예전 모바일 폰은 어쩌면 들어갈 법도 한데 스마트폰은 어렵다.
릴라이언스 컴퍼니의 Big Yank 셔츠 광고를 보면 캔 오브 토바코 수납용이라고 적혀 있다.
예전에 있던 이런 잎담배 넣는 용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건 그냥 씹는 건가 종이에 말아 피는 건가. 그런 건 잘 모르겠군.
특허 사진을 보면 모두 산 모양은 아니고 삼각형 플랩이 접힌 형태다.
요즘에도 두 가지 다 볼 수 있다.
티셔츠에도 주머니가 붙어 있는 제품들이 가끔 있다. 티셔츠의 역사를 봐도 처음에는 단색 솔리드로 속옷의 느낌이 매우 강했는데(실제로 노출 착용을 금지하는 주도 있었다고 한다) 프린트 혹은 주머니가 붙으면서 바깥 옷 느낌이 나기 시작했다.
대체 왜 붙어 있나 싶은데 이거 조상도 결국은 시가렛 포켓이라고 여겨진다. 그렇다면 야마포케가 붙어 있는 티셔츠 정도는 있지 않을까 싶은데 찾아보기는 귀찮군. 플랩 달려있는 건 가끔 있는데 저지 티셔츠에 주머니 플랩은 상당히 번잡스럽게 느껴진다.
예전에도 이야기를 했듯 주머니 달린 옷을 좋아하지만 잘 쓰진 않는다. 하지만 셔츠나 티셔츠 가슴 포켓은 가끔 뭘 넣게 된다. 보통은 아주 짧은 시간 이동용이지만 더운 날씨에 요긴할 때가 있어서 없으면 가끔 아쉽다. MA-1의 팔 주머니 같은 것도 그렇지만 이런 걸 보고 있으면 담배가 의류에 미친 영향은 나름 방대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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