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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노 바지, 워크웨어

by macrostar 2024.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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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노 바지 이야기를 하면 항상 이 이야기로 시작하게 된다. 카키 혹은 치노는 둘 다 황갈색 코튼 트윌 바지를 말한다. 카키는 원래 먼지, 흙색이라는 뜻으로 영국이 군대용 바지로 처음 만들었다. 이 시기는 총기의 발달과 관련이 있는데 예전에는 눈에 잘 띄는 컬러(프랑스 군의 파란색, 영국군의 빨간색 등등) 옷을 입고 전투를 했는데 총기 등 현대식 무기가 발전하면서 눈에 띄면 금세 죽게 생겼으니 위장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러므로 사막에서 먼지색 옷을 입게 된 거다.

 

 

종종 카키는 올리브 색과 혼동이 되는데 이건 우리만 그러는 게 아니다. 카키(베이지 비슷한 사막 색) - 군복 - 미군 군복 - 올리브 뭐 이런 식으로 전이된 결과로 보인다. 어쨌든 카키는 먼지색이고 올리브는 풀색이다.

 

치노는 Chino, 중국이다. 스페인 어로 pantalones chinos라고 불렀는데 중국 바지라는 의미다. 우리의 양단과 비슷한 조어다. 아무튼 위의 저 옷을 만들 때 사용된 코튼 트윌이 중국에서 만들어져서 그렇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카키와 치노는 같은 바지를 말한다. 요새도 브랜드에서 각자 마음에 드는 걸 쓰고 있다.

 

치노와 관련해 알려진 대략적인 이야기는 영국군, 프랑스군이 군복 바지로 입었었고 미국 - 스페인 전쟁에 참전했던 미국인들이 그걸 입고 돌아와서 슬슬 미국에 퍼졌다. 그리고 세계 대전 기간동안 미군이 공식적으로 보급을 했고 2차 대전이 끝난 후 대중화의 길을 걷는다 정도다. 

 

하지만 이 글(링크)을 보면 1900년대 초부터 미국에서 상당히 다양한 곳에서 쓰였다는 걸 알 수 있고 특히 1913년 나온 HD LEE의 유니언-올스(지금의 커버올이다)도 황갈색 코튼 트윌로 만들었다. 즉 생각했던 것보다 일찍 미국에서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치노 바지가 1920년대 즈음 미국 남부 텍사스 쪽 석유 굴착지에서 워크웨어로 상당히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위 링크의 댓글을 보면 그 바지는 디키즈 874의 초기 버전일 가능성이 높고 그건 면 100%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부분이 좀 궁금한데 콜라보나 특별 모델 말고 레귤러 제품 코튼 100%가 있었나 싶다. 디키즈 미국 제조는 가끔 보여도 다 65% 폴리, 35% 코튼의 TC 패브릭이고 미국 제조 코튼 100%는 잘 모르겠다.

 

 

물론 이건 황갈색 코튼 트윌 바지 이야기고 보통 복각의 대상이 되는 치노는 미군의 보급품이라는 기준점이 있기 때문에 약간 다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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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유튜브를 보다가 이런 올드 디키즈를 봤다. 874 이전 버전으로 추정되는 1940년대 이전 제품과 1950년대 이전 제품이다. 저런 라벨은 처음 본다. 이런 게 미국 제조 면 100% 디키즈인 듯하고, 아마도 이런 걸 텍사스 석유 노동자들이 입었을 거 같다.

 

 

자세히 보면 둘의 직물이 약간 다르다. 치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니 궁금하면 여기(링크)를 참고. 다만 여기에서도 아미 트윌이 미군에서 사용하면서 나온 치노 이전은 다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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