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의 즐거움327 유니클로 셔츠의 단추 이야기 저번에 썼던 유니클로 셔츠 이야기(링크)에 이어서.. 유니클로 캐주얼 셔츠의 단주를 꽤 좋아한다. 뭐 생각해 보니까 셔츠라는 물건의 단추를 좋아하는 거 같다. 고급 셔츠에 붙어 있는 영롱한 빛이 나는 조가비 단추도 물론 매력적이다. 하지만 대량 생산된 공산품 특유의 매력이란 여하튼 굉장한 게 사실이다. 유니클로도 나름 반짝이는 단추들이 많지만 종종 이렇게 반만 반짝이는 단추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최고는 역시 플란넬 셔츠 같은 데 붙어 있는 무광의 둔탁한 플라스틱이다. 믿음직스럽고 듬직하다. 셔츠니까 리페어 용은 물론 들어 있다. 이러게 모아져 있는 모습도 심심할 때 쳐다보고 있을 만 하다. 참고로 버튼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찾아봤다. 그림 두 장만 봐도 대강 알 수 있군. 위 그림은 여기(링크). 2017. 10. 14. 데님의 리벳 리벳을 볼 때마다 새삼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바지, 혹은 재킷에 들어 있는 금속 조각. 하지만 지퍼와는 다르다. 딱히 사용상 기능은 없지만 단지 보강을 위해 존재한다. 사실 리벳이 박혀 있는 부분을 보면 대부분 주머니 부근으로 천을 접거나 겹치거나 한 부분들이라 보강보다는 바느질이 어려워서...라는 게 좀 더 현실적인 이유가 아닐까 생각은 한다. 여튼 역시 박아 넣은 쇠 버튼과 함께 데님이라는 소재에 참 잘 맞는 부자재다. 정말 리벳 덕분에 바지라는 물건이 더 튼튼해지고 오래 쓸 수 있는 걸까 종종 생각해 보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 뭐 주머니가 손이 왔다 갔다 하니까 압력을 많이 받을 테고 그러니까 바느질이 떨어져 나가는 경우가 많긴 할테니 그런 점에서는 분명 도움이 되겠지. 주머니라는 건 있을.. 2017. 10. 10. 다 쓴 향수 이야기, Rochas의 Macassar 열흘 짜리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다행히도 연휴 내내 일을 할 수 있었는데 그런 게 물론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날씨가 꽤 좋았기 때문에 뭔가 좀 아쉽기도 하고 그렇다. 그런 김에 향수 이야기나 한 번. 향수 이야기는 모르는 향수와 다 쓴 향수 이야기를 주로 하게 된다. 모르는 향수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가 적혀 있는 걸 읽으면서 어떤 걸까 생각하는 게 좀 재밌고, 다 쓰고 나서 이제 아듀를 고하며 뭔가 써보는 것도 재미있는 거 같다. 보통 한 두가지를 몇 병씩 꽤 오래 쓰는 편이고 전환기가 필요할 때 향수를 바꾸고는 한다. 여기 더해서 서브로 몇 가지 운용하는 식이다. 사는 게 좀 재미없는 거 같을 땐 옷을 사는 것보다 향을 바꾸는 게 확실히 영향력이 크다. 그리고 어디 다른 곳에서 몇 번 이야기 한 .. 2017. 10. 9. 커다란 엉덩이를 가진 바지 이 청바지는 보통 내 사이즈에서 마이너스 1이다. 그렇긴 한데 숨 막히고 그런 건 아니고 잠깐 입으면 금새 딱 맞는 정도. 원래 넓은 타입이라 그렇다. 여튼 허리는 그런데 엉덩이에서 비약적으로 커진 다음 허벅지 아래까지 큰 상태로 내려온다. 바람이 불 거나 걷다 보면 너풀너풀 거린다. 그리고 워낙 엉덩이 - 허리 - 무릎 라인이 넓어서 어지간히 입는다고 페이딩 따위가 생기진 않는다. 그런 게 딱히 문제는 아닌데 이렇게 큰데 앉아 있는 일이 많다 보니까 이렇게 선이 잡혔다. 사실 이것도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겠지만 저기에 꽉 차는 엉덩이를 가진 인간이 있을까 종종 궁금해진다. 참고로 여기(링크)에서 2001이다. 그리고 입고 다니다 보면 얘가 나보다 오래 살 거 같다는 생각도 종종 한다... 2017. 9. 27. 일상복의 운영 : 바지의 길이 세상 만사 집착하는 거 없이 살고 싶은데 최근 바지 길이, 특히 청바지 길이에 집착하고 있다. 사설 체인 스티치도 경험해 볼 겸 한 번 길이 조절을 했는데 그게 (잘 몰랐지만) 내가 원했던 딱 적당한 원하는 길이였고 그러고 났더니 뭘 입어도 다 그 길이로 자르고 싶어진다. 이렇게 보면 아무 의미가 없긴 한데... 길이를 알 수 있는 전신 사진을 찍을 기회가 있었는데 깜빡하고 지나쳤던 게 약간 후회가 되는군... 요새 2X2 체제로 청바지를 굴리고 있는데 "레귤러 - 슬림 / 두 번 접음 - 한 번 접음 / 더 진한 - 덜 진한"이 이렇게 저렇게 꼬여 있다. 상당히 튼튼하고 페이딩도 잘 안되는 제품들이라 별 일 없다면 굉장히 오래갈 거 같다. 사실 마니아 만큼은 아니지만 저렴한 옷만 입는 일반인치고 꽤 많.. 2017. 9. 9. 폴리에스테르의 끈질김 개인화 카테고리에서는 보통 면으로 된 옷이 낡아가는 이야기를 하는데 오늘의 주인공은 폴리에스테르다. 위대한 합성 섬유, 인류의 구원... 꽤 예전에 트랙탑이 모든 걸 해결해 주는 옷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고 당시 두 개의 트랙탑을 구입했었다. 언제쯤인지 잘 생각나지는 않는데 이글루스에서 패션 이야기를 하던 시절이다. 어쩌면 프리챌일 지도 모르겠다. 뒤에 까만 색은 나이키의 유벤투스 트랙탑. 폴리에스테르 100%고 앞의 파란 색은 프레드 페리의 J6600이라는 옷으로 코튼 50%, 폴리에스테르 50% 혼방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몸이 크게 변한 건 없고 95가 대략 맞는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나이키는 105, 프레드 페리는 M이다. 일본판이라 M이면 작다... 결국 하나는 (너무) 크고 하나는 작.. 2017. 9. 1. 에비수 No2 2000과 2001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을 때는 역시 이런 이야기를... 요새 입고 있는 에비수의 No2 2000과 2001이다. No1이 궁금하긴 한데 너무 비싸고 기회도 없고 지금 저 두 개의 추세를 볼 때 다음 청바지는 2020년 대는 되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고 그렇다. 왼쪽이 2000, 오른쪽이 2001. 사실 2001이 아니고 예전에 나온 2501이다. EVIS 2501이었으니까 (L)EVIS (2)501 이었던 건데 리바이스와 여러 문제도 있고 하면서 이름도 EVISU로 바뀌었고 로트 번호 체계로 바뀌었다. 그리고 단종도 되었다가 다시 살아나고 뭐 이런 과정을 거쳤다. 2501과 2001은 거의 비슷한데 완전히 같은 핏은 아닌 거 같다. 그런데 에비수라는 회사가 데님 자체도 매년 다르고 제품마다 다르고 .. 2017. 8. 27. 초록 색 실과 노란 색 실 예전에 몇 번 말한 적 있지만 원래 이상하게 생긴 옷은 원래 그렇게 만들어 진 거니 재미가 있지만 원래 그래서는 안되는 게 너덜너덜해 지는 걸 잘 못 참는다. 일단 해지고 너덜너덜해 지면 보기도 싫거니와 옷의 수명이 그때부터 비약적으로 단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건 일단 수선을 해 놓는다. 청바지의 경우 예전에 초록색 실을 많이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링크). 초록 실의 좋은 점은 인디고 컬러에 잘 가려지고 청바지 색이 빠지기 시작해도 또 그 후줄근한 컬러 속에서 은둔이 잘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통은 나일론 실을 사용하는데 면사가 좋을 거 같긴 하지만 아무래도 직접 수선한 부분이 원래 만듦새보다는 튼튼하지 않을 거라는 염려 때문이다. 물론 나중에 물이 완전히 빠지면서 청바지의 .. 2017. 8. 16. 여성용 빈티지 리바이스 701 이야기 예전에 마릴린 몬로의 JC 페니 청바지 이야기(링크)를 하면서 리바이스 701 이야기를 언젠가 하겠다고 했는데 이참에 한 번 써본다. 빈티지 류에서 아무래도 시장이 크고 오랫동안 인기를 끈 게 501이긴 한데 남성 옷이 중심이다. 물론 501 특유의 레귤러 스트레이트를 좋아하는 여성들도 있겠지만 나름 오묘하고 복잡한 청바지 트렌드의 조류 속에서 설 자리가 잘 생기지 않는 게 사실이다. 차라리 일반적인 기준의 리바이스 빈티지가 아니라 80, 90년대 나왔던 501 쪽이 특유의 모양에 페이드 된 디스트레스드 타입으로 더 인기가 있는 거 같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리바이스의 빈티지라고 하면 1978년을 기준으로 삼는데 이유는 인디고의 색과 탈색 때문이다. 이제는 나름 세계화 된 일본식 용어로 말하자면 66전기까.. 2017. 8. 10.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