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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의 레더 프린지

by macrostar 2024.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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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의 웨스턴 패션은 지나치게 특징적이고 도심의 삶 같은 현실과 괴리되어 있어서 코스프레의 느낌이 강하다. 사실 카우보이 패션은 1800년대 캐틀 드라이브를 하던 카우보이의 옷과는 상당히 다르고, 1900년대 초반 부터의 헐리우드 영화와 TV 서부극, 컨츄리와 포크 음악, 로데오, 카우보이 목장 관광지 등이 서로 상호작용을 주고 받으며 형성되었다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런 현실적인 내러티브가 깔려있는 비현실적 코스튬은 말하자면 현실을 벗어나 마음의 고향을 만들고 귀의를 소구하는 데 적절한 아이템이 된다. 

 

아무튼 이런 웨스턴 패션은 요즘도 꾸준히 팬이 많고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유럽 등 미국 바깥에서도 적어도 사라지지는 않는, 앞으로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은, 팬층을 만들어 가고 있다. 라프 시몬스의 캘빈 클라인과 에디 슬리먼의 셀린느, 퍼렐 윌리엄스의 루이 비통 남성복처럼 진지하게 다루는 경우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렇지만 카우보이 모자나 부츠까지는 몰라도 약간 참을 수 없는 게 덜렁거리는 가죽 프린지와 젬스톤 보석들이다. 언제나 저게 대체 뭘까, 저 미감이란 무엇인가, 누가 제일 처음 저걸 집어 넣었는가 궁금했는데 마침 뒤적거리다가 프린지에 대한 이야기를 찾았다(링크).

 

 

 

프린지는 기본적으로 벅스킨 착장의 일부다. 벅스킨은 사슴가죽으로 만든 부드러운 스웨이드를 말하는 데 재킷과 레깅스로 구성되어 있고 재킷에 프린지가 장식되어 있다. 약간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역시 사슴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었던 네이티브 아메리칸의 의복이 나온다. 즉 이런 착장을 목격하고, 그게 현대적 서구 의상에 더해져서 벅스킨 착장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약간 흥미로운 점은 프린지가 그냥 "멋"나는 것(이게 멋지다고 인식을 한다는 가정하에)은 아니라는 거다. 몇 가지 기능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옷이 비를 흘려보낼 수 있게 하고, 각각의 술이 심지 역할을 해 물이 분산되기 때문에 젖었을 때 더 빨리 마르게 한다. 또한 위장 역할도 있다. 위 사진의 캡쳐에 나오는 내용을 보면 프린지가 섞인 옷이 위장 역할을 해 사냥감 동물이 다가가는 걸 눈치채지 못하게 한다. 사실 웨스턴 재킷에 나온 프린지 같은 걸로 이런 위장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위 네이티브 아메리칸식 의복 위에 사슴 가죽 스웨이드 프린지를 덮는다든가 벅스킨의 원래 아우터웨어인 술이 달린 가죽 튜닉 와무스(Wamus) 같은 옷일 경우 가능한 이야기인 듯 하다.

 

 

그러므로 결론은 그냥 나온 건 아니라는 것, 물론 심적으로 납득은 해도 저 미감은 감정적으로 좀 힘들다는 것. 물론 저걸 강렬하게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잘 알고는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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