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스는 501 66버전이면 된 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좀 있었기도 하고 약간 질리기도 해서 한동안 입지도 않고 관심도 별로 가지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치노, 퍼티그 그리고 그라미치 같은 것만 한동안 입고 다니다 보니 청바지를 다시 입어볼까 싶어진다. 셀비지도 굳이 싶고, 로 데님도 필요없지만(STF 귀찮다) 일부러 만들어 놓은 페이딩 가로줄 무늬 없는 거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고 그러면 501의 0115 정도로 사이즈 업을 입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는데(로 데님 버전 501-0000도 나오더라고) 문득 뭐 다른 거 없나, 일자 청바지 지겨운데 테이퍼드 없나 뒤적거리다가 550을 봤다.
사실 꽤 낡은 1993년 생산 블랙 550이 하나 있는데 그게 꽤 편하기도 하고 위 사진처럼 입고 다니면 어떨까 싶어서 살짝 뒤적거려 봤다. 그러고 봤더니 550이 있고 550 '92라는 게 있는데 양쪽 다 4만원 대이길래 둘 다 사버렸다.
이건 검색해서 나온 사진. '92는 뭘까 하고 좀 찾아봤더니 리바이스가 약간 이상한 신제품 라인을 전개하고 있어서 예를 들어 555 '96, 565 '97 이런 식으로 기존 555, 565와 약간 핏이 다른 버전을 내놓고 있었다. 90년대 레트로 로망 같은 건가. 550의 경우 '92가 아주 살짝 더 좁다.
아무튼 그래서 550 진청과 550 '92 페이드 버전이 생겼는데 이상한 게 가지고 있는 550 1993년 생산분과는 꽤 다르다. 찾아보니까 1997년 경계로 좀 바뀌었다고 하는데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입고 다니고 있다. 이게 벌써 꽤 시간이 지나긴 했다. 하지만 여기서 약간의 문제가 생겼는데 신발이 약간 얄쌍 뾰족 계열(예를 들어 반스 오센틱이나 아식스 류, 위 사진의 뉴발란스도 마찬가지)이 있고 넙적 계열(예를 들어 나이키 포스, 덩크로우 류)이 있는데 테이퍼드와 얄쌍 조합은 잘 맞는데 넙적과는 약간 안 맞는다는 거다. 넙대대 신발에는 역시 넙대대 바지.
그렇게 해서 뭐 또 다른 거 없나 하는 생각에 뒤적거렸는데 리바이스의 2024년 신제품 계열로 555, 565, 568이 있었다.
리바이스의 설명에 의하면 555는 일자 릴랙스 핏으로 13.75온스. 외전으로 555 '96이 나온다.
565는 루즈 스트레이트로 12.25온스. 살짝 얇은 데님이다. 이쪽은 565 '97이 나온다. 568보다 밑단이 1인치 넓다.
568도 루즈 스트레이트로 14온스. 로라이즈로 입는 옷이고 이쪽은 90년대 스타일이 없는 대신에 카펜터 팬츠, 카고 팬츠라는 외전이 있다.
트리플 스티치가 아닌 카펜터 따위. 하지만 14온스나 되는 게 약간 포인트.
이쪽이 궁금해져서 555 '96을 하나 구입했다. 이번에는 워시드 그레이 버전. 하지만 이건 501과 550 사이 어딘가의 폭에 일자 느낌이라 넙대대하게 입고 싶다면 사이즈 업을 하는 게 나을 거 같긴 하다. 그래서 사이즈 업을 할까 했지만 갑자기 좀 점잖게 입고 다닐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이 바지 자체가 꽤 마음에 들어서 그냥 이렇게 가기로. 이런 이유로 작년에 새로운 청바지가 몇 벌이나 더 생겨버렸다. 진청 계열은 어서 낡게 만들고 싶고 밝은 계열은 날이 따뜻해지면 열심히 입자 싶다.
매번 느끼지만 청바지의 파란색은 리바이스가 제일 취향이다. 예전에 어딘가에서 이야기했듯 90년대 일본 기획 미국산 리바이스 빼곤 다 좋음. 비슷한 가격대에서 다른 데는 거의 없어 이런 톤과 질감이. 이 얼기설기한 느낌은 가격을 훨씬 높여야 나오는데 RE/DONE이야 업사이클이니까 그렇다 쳐도 토템 정도는 가야 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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