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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327

똑같이 기워진 옷들 혼자 커스터마이즈를 한 게 아닌 한 데미즈드, 사시코 등등을 특징으로 잡은 옷들은 일단은 다 똑같이 기워진 모습을 하게 된다. 약간씩 다른 점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게 어딘지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사진에 봤던 바로 그것을 찾는 사람도 있을 거다. 블루 블루 재팬의 2020 SS 제품, 인디고 얀 다이드 사시코 블루 패치워크 커버올 재킷. 블루블루를 비롯해 카피탈, 비즈빔 그리고 폴로나 리바이스 등 수많은 곳에서 데미지드 옷이 나오고 그런 지도 한참 된 지금 이런 이야기는 너무나 뒤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런 걸 보는 마음은 여전히 꽤나 복잡하다. 사실 이건 약간의 혼동에서 발생하는데 옷에 패치워크로 바느질을 한 것을 기워낸 것으로 볼 것인가 혹은 디자인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다. .. 2020. 1. 28.
멋대로 입는다는 일에 대해서 이전의 책 일상복 탐구에서는 '멋대로 입는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꽤 많이 했다. 그게 궁극적인 목표 지점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이상적인 그 무엇이다. 그러므로 멋대로 입자라고 부추키기만 하는 건 일견 무책임한 면이 있다. 사전에 이뤄져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고 그에 대한 사회적 반발 역시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아주 예전에는 패션, 옷이 계급의 표시였다. 계급을 넘나들 수는 없었다. 계급 사회가 사라지고 조금씩 완화되면서 보다 유동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자아와 개성을 표현한다는 표제가 붙었지만 결국은 사회적 지위 등에 대한 시그널 역할이 가장 크다. 이 시그널에는 개인도 포함되지만 사회적 구조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가장 크게는 남성, 여성에서 시작된 여러가지 장벽들이 있고 그걸 흐.. 2020. 1. 6.
자기 옷을 자세히 살펴 봄 2020년입니다. 20200102. 1월, 2월 내내 8자 압축 일자는 꽤 재미있는 모습을 띄고 있겠죠. 패션붑의 첫 이야기는 자기 옷을 자세히 살펴 봄으로 시작합니다. 일상복 탐구(링크)에서도 시종일관 했던 이야기죠. 확실히 옷을 관리하는 것, 예를 들어 세탁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처리하는 것은 옷 생활에서 트렌디한 새 옷을 구입해 입고 나가는 일에 비해 감흥이 낮고 인기가 없는 분야입니다. 그렇지만 이건 본질의 문제가 아니라 훈련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잘 모르니까 재미를 못 느끼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할 만큼 하면서 재미를 가져보는 게 어떨까 하고 제안을 해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물론 관리와 관찰이 패션 생활의 대세가 될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패션은 남에게 보여짐이라는 .. 2020. 1. 2.
어깨 라인의 존재감 이(링크) 두 가지(링크) 옷에 관한 이야기다. 럼버잭 옷 같은 것들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거 같긴 한데 그래도 이 계열 옷이 역시 재미가 있다. 다만 한 겨울에도 입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안에 라이트 다운을 입어도 크게 나아지진 않음. 연결 부위의 차이가 꽤 크다. 단순하게 생겼기 때문에 이런 부분의 차이가 잘 드러난다. 베미지 쪽의 존재감이 큰 연결 부위는 옷도 뻣뻣하기 때문에 어깨가 커 보이고, 옷이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 약간 갑옷 같은 느낌이 있음. 필슨을 처음 입어봤을 때만 해도 이렇게 뻣뻣하고 따가운 옷이 있나 했었는데 이제와서 보면 이 정도는 상당히 부드러운 편이다. 칼라의 크기 차이도 꽤 난다. 옛날 미국 울 옷을 보면 칼라가 상당히 크고 뾰족한 편인데 필슨은 그러지 않았다. 왜 그랬을.. 2019. 12. 24.
베미지 울렌 밀스의 더블 재킷 이야기 베미지(Bemidji) 울렌 밀스라는 회사가 있다. 미국에 꽤 오랜 역사의 울렌 밀스가 꽤 있는데 펜들턴, 울리히를 비롯해 존슨, 파리볼트 등등이 있다. 울리히처럼 이제는 울렌 밀스라는 이름 아래에 있기엔 아주 다양한 제품을 내놓는 곳도 있고, 그냥 담요나 내놓는 곳도 있다. 이 비슷하게 영국, 아일랜드 쪽에도 유명 제품을 내놓는 울렌 밀스들이 있다. 아무튼 베미지 울렌 밀스(링크)다. 처음엔 어떻게 읽는 건지 고민했었는데 베미지, 영상 찾아보면 버미지 비슷하게 발음하는 듯. 리뷰 영상 찾아보면 미국 사람들도 어떻게 읽는 건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미네소타 베미지라는 곳에 있는 회사로 1920년에 오픈했다. 즉 내년이 100주년. 베미지는 로거 폴 번얀의 발상지라고 하는데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면 그런 .. 2019. 12. 19.
기능성 옷의 비기능적 부분 며칠 전에 오래되어 보이는 옷(링크) 이야기를 하다가 기능성 중심의 옷(예를 들어 다운 파카는 거의 모두 그렇다)에 담겨 있는 무의미한 비기능적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했었다. 생각난 김에 하나 더. 상당히 지저분해 보이는데... -_- 아무리 세탁해도 저 모습으로 밴질밴질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예전에 회기역 건너편에 있는 독립문(P.A.T) 본사에 가면 천막 같은 거 아래서 할인 행사를 하는 곳이 있는데 거기 보면 독립문 뿐만 아니라 네파 이런 것도 팔고 그런 데가 있다. 아주 예전엔 외주 제작 스노우 피크 같은 것도 있고 그랬었는데 요새는 없고 아무튼 거기서 구입한 옷이다. 사실 더 복잡한 사연이 있긴 한데 한때 가지고 있는 옷 중 가장 따뜻한 옷이었지만 지금은 2위로 밀려났다. 그래도 어지간한 .. 2019. 12. 6.
오래되어 보이는 옷 오래돼 보이는 옷이 있다. 사실 1년 반 입었다고 한탄하는 분들께는 몰라도 10여년 내외니까 그렇게 까지 오래된 옷은 아니다. 게다가 외투다. 이 옷의 유래와 연혁이 좀 있는데 확실치 않은 부분이 몇 가지 있고 별로 유용하지도 않은데 긴 이야기라 생략한다. 하여간 마루젠 마루노우치 서점의 바로 그 마루젠에서 나온 옷이다. 이 회사는 사실 꽤 오랫동안 서양의 옷과 약간의 연관이 있는데 요새는 그만 둔 거 같다. 이광수의 소설 무정을 보면 주인공이 마루젠에서 사온 책을 문명의 상징처럼 여기는 뭐 그런 장면이 있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유난히 오래된 분위기를 내는 몇 가지 설계를 가끔 곰곰이 들여다 본다. 이렇게 생겼다. 원래는 울 혹은 그 비슷한 거(개버딘?)로 나왔던 거라는 듯 한데 코팅된 폴리.. 2019. 12. 2.
옷을 즐기는 방법 가능하다면 옷을 즐겼으면 좋겠다. 나 말고도 모두들 그랬으면 좋겠다. 그렇기 때문에 쓰는 이야기들은 모두 그의 어딘가 한 부분이다. 물론 트렌디한 옷을 입는 것도 옷을 즐기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것은 옷 자체 보다는 시대를 즐기는 방법에 가깝다. 예를 들어 최신의 음악을 듣거나, 티케팅 완판에 1분도 걸리지 않는 콘서트를 보거나, 줄을 서서 들어가는 핫플레이스에 가거나 하는 것들이다. 여기서는 그 대상이 옷일 뿐이다. 그것과 다르게 옷 자체를 즐기는 것도 있다. 마음에 들고 괜찮은 옷을 고심하며 고르고, 구석구석까지 알아가며, 오랫동안 입는 일이다. 사람을 알듯, 애완견의 마음을 알듯, 옷을 알아간다. 즐기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한다. 우선 역사와 배경이다. 브랜드의 역사나 에피소드부터 이 옷이 .. 2019. 11. 25.
옷은 뭐라도 괜찮다 밤에 언니네 쌀롱을 잠깐 봤다. 패션 관련 방송은 약간 궁금하니까 챙겨보는 것도 있고 차홍도 나오고. 뭐랄까, 방송에 보이는 차홍 님의 초긍정적 태도와 언행은 인생의 롤모델이다. 아무튼 이런 방송이 흔히 그러하듯 이것만 이랬으면...을 벗어나는 부분이 별로 없는 건 아쉬웠다. 그런데 셔츠 빼 입고 다닌다고, 같은 옷 2년 입었다고 그렇게까지 개탄할 건 없잖아. "패션" "방송"은 굳이 그래야만 하나 하는 의구심이 있지만 그렇다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그러고 있으면 방송이 만들어지지 못하겠지. 게다가 패션 개혁을 요구한 의뢰인이 연예인이니까 그런 분들은 필요한 데가 있기도 할 테고.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이 사진을 꺼내게 된다. 이 옷은 나름 멋지고 따뜻해 보이긴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입으면 곤.. 2019.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