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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698

지루한 뉴 Era 뉴 Era라고 하니까 상표명이 되버리네. 새로운 시기. 아무튼 뭐 그런 거. 시즌 컬렉션이 한창이다. 프라다, 펜디, 구찌 등등이 다음 시즌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2024SS는 패션이 지루한 시기에 본격적으로 올라와 있다는 증거처럼 보인다. 하나같이 재미가 없음. 콰이어트 럭셔리 이런 말도 있지만 더 로의 올슨 자매는 한참 전부터 그 길을 개척하며 나아가고 있다. 어쨌든 새 시즌 패션쇼들을 보면서 면 티셔츠를 백만원 정도도 받을 수 있는 고급 브랜드가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예전부터 말해왔듯 이런 브랜드는 팔리는 옷을 만드는 곳이 아니다. 내놓은 옷을 팔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좋은 옷, 멋진 옷, 잘 만든 옷, 훌륭한 소재와 낯선 컬러. 뭐.. 2023. 9. 23.
남성복, 리포트, Highsnobiety 하이스노바이어티가 5회 정도의 시리즈로 남성복에 대한 리포트를 내놨다. 현대 패션의 핵심은 성정체성, 성별 통합과 분리에 있고 이 사이의 변주를 통해 만들어진다. 그런 점에서 남성복이라고 한정되어 있긴 하지만 더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아주 간단한 요약을 여기에 남겨본다.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는 리포트를 읽어보시길 추천. 1. 퍼스널 스타일의 역할 패션과 정체성의 관련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지고 있고 의미도 확장되는 중. 많은 이들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실험하고 탐구하기 위해 패션을 활용한다. 특히 원하는 사람이 되게 해준다는 점에서 패션의 역할은 중요해진다. 즉 패션의 성별 구분을 드러내는 방법이 곧 패션이다. 2. 유니섹스의 몰락 21세기 초반 패션은 성별 구분을 피하는 방법에 몰두했다. 성 구분.. 2023. 8. 6.
일상복 탐구의 전제 일상복 탐구(링크)는 나온 지 벌써 꽤 지났는데 총괄적으로 보면 읽은 사람이 많지는 않고 특이 사항으로는 그 많지 않은 사람 중에서 이 책을 이상하게 좋아하거나(그렇게 좋을 일인가), 이상하게 싫어하는 경우(그렇게 싫을 일인가)를 꽤 만났다는 점이 있다. 아무튼 부족한 점이 많기는 하지만 이 책에 담겨있는 기본적인 방향은 결국 끌고 가며 확장해 갈 것들이 아닌가 라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다. 일상복 탐구는 몇 가지 전제를 가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다리가 길어보이는 코디, 허리가 가늘어 보이는 색조합 같은 건 여전히 인기가 많은 이야기들이다. 그렇지만 일상복 탐구는 왜 다리가 길어보이고 싶은가, 왜 허리가 가늘어 보이고 싶은가를 뛰어 넘어서 시작한다. 이런 건 사회적 욕망의 반영이다. 다리가 긴 사람이 멋.. 2023. 7. 27.
디올 티어스 팝업이 열린다 최근 주요 고급 패션 브랜드들이 과연 이 시대의 패셔너블함을 잘 대변하고 이끌어가고 있는가 하는 점에 대해 약간의 의구심이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누구보다 가시성이 높다는 건 분명한 일이다. 어디서 뭔가를 하면,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볼 만한 이유는 있다. 디올이 성수동에서 디올 + 데님 티어스(링크) 콜라보인 디올 티어스 팝업을 연다. 7월 13일부터 22일까지. 디올 성수동에서 뭔가를 계속 하네... 그리고 데님 티어스의 트레메인 에모리가 슈프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갔다는 이야기를 여기서 한 적이 있다(링크). 어제 B33 스니커즈 나온다고 카운트다운 하는 걸 봤는데(링크) 순식간에 다 팔리고 그런 건 아닌 듯. 그냥 B33이 있고 고유번호가 있는 리미티드 B33이 있고 그렇다. 리.. 2023. 7. 7.
톰 브라운 오트쿠튀르 톰 브라운 오트쿠튀르가 있었고 카리나, 다이앤 키튼, 카디비 사진이 화제가 되었다. 옆에는 안나 윈투어가 있었음. 톰 브라운, 오트쿠튀르 둘 다 그 특유의 반현실적 과장됨 때문에 약간 시큰둥한 편이긴 한데 저 사진만 가지고도 나름 얻을 걸 얻었다 싶다. 카리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사진이 올라와 있길래 이걸로... 세 명 다 시계가 붙어있는 동물 가방을 들고 있는 게 재미있었음. 아무튼 나름 신경 쓴 배치가 아닌가 싶다. 나이, 인종 상관없이 누구든 톰 브라운의 오트쿠튀르를 입으면 각자의 멋짐이 흘러나온다. 물론 오트쿠튀르니까 아무나 입는 건 아니고 저 정도의 커리어는 가지고 있어야 겠지. 가짜 관객들과 비둘기. 2023. 7. 5.
괴상한 예술 패션 한혜진 유튜브에 극한직업 모델편이라는 걸 하고 있길래 봤다(링크). 괴상한 옷, 입으라고 만든 건 아닌 옷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한혜진의 경우 기본적으로는 하지 않지만 거부하기엔 너무 큰 돈... 의 경우 입는다고 한다. 이상한 옷, 노출이 심한 옷을 입으면 돈을 더주거나 뭐가 있을까 궁금하긴 한데 아무래도 케바케겠지. 위 사진은 올해 초 빅터 앤 롤프 오트쿠튀르. 아무튼 패션쇼에는 저걸 입으라고 만든거냐 싶은 옷이 심심찮게 나온다. 이유는 여러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을텐데 디자이너가 예술혼이 불탔든가, 어그로를 끌고 싶었다든가, 뭔가 젠체를 하고 싶었다든가 그런 이유가 있을 거 같다. 하지만 예술혼이 불타봤자 전업 예술가도 아니고 팔아야 하는 제품 사이에 껴넣는 '작업'이기 때문에 한계가 뚜렷하다... 2023. 6. 28.
헬무트 랑, 피터 두 헬무트 랑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피터 두가 들어가게 되었다. 헬무트 랑이야 여기에서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던 브랜드지만 사실 헬무트 랑(사람)이 나간 이후 그렇게 신통한 소식은 없었다. 기억에 남는 몇몇 이슈라면 한때 시도했던 편집장 체제 운영, 후드 바이 에어의 쉐인 올리버가 좋아한다고 했던 것 그리고 주변에서는 싫어한다고 했던 것(이해하기 어려운 옷에 대한 현 세대의 반감), 패스트 리테일링의 인수, 미국 지역 매출 반토막 등등. 현 시점에서 중요한 건 미국 지역 매출 반토막일테고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피터 두가 선택된 거 같다. 피터 두는 베트남 출신이고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FIT를 나와 2014년 1회 LVMH 그래듀에이트 프라이즈 상을 받았다. 이후 피비 필로 셀린느에서 일하다가 데.. 2023. 5. 13.
톰 포드의 은퇴 그리고 피터 호킹스 톰 포드가 은퇴했다. 그의 패션에 대해 아주 복잡한 마음이 있지만 어쨌든 대단한 디자이너이자 경영인이었다. 복잡한 마음이 드는 이유는 그의 패션 세계라는 게 대부분 구 질서 논란에 의거하고 있고 패션을 바이럴 중심이 되게 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기 때문이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자기 패션을 가지고 확실한 영역을 구축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961년 생인데 앞으로 뭐하려는지 궁금하다. 브랜드 톰 포드의 후임으로 임명된 사람은 피터 호킹스(Peter Hawkings)다. 사진도 참 톰 포드 분위기 나게 찍었는데 1998년 톰 포드가 구찌에 있을 때 합류 후 함께 브랜드 톰 포드로 넘어 와 최근에는 시니어 바이스 프레지던트로 일하고 있었다. 누구보다 톰 포드의 패션 세계를 잘 .. 2023. 4. 29.
패션과 착장 사이의 임의적 구분 착장은 규칙의 준수 정도를 기준으로 봤을 때 아주 갖춰진 옷 약간 갖춰진 옷 약간 편안한 옷 아주 편안한 옷 이렇게 4단계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아주 갖춰진 옷은 포멀웨어, 약간 갖춰진 옷은 비즈니스웨어, 약간 편안한 옷은 캐주얼웨어, 아주 편안한 옷은 트레이닝 복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곳 사이트에서도 자주 이야기하고 책으로도 낸 적이 있는 일상복(링크)이란 적어도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입는 옷을 말하기 때문에 약간 갖춰진 옷과 약간 편안한 옷을 아우르는 말로 정의할 수 있다. the gazette of fashion, 1872 참고로 이런 구분은 점점 유연해지고 있다. 아주 갖춰진 옷으로 턱시도와 드레스 같은 포멀 웨어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그런 옷을 입어야 한다고 여겨지는 국제 .. 2023.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