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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327

옷의 즐거움 올해 글이나 강연을 통해서 자주 했던 이야기 중 하나를 잠깐 반복해 보자면 : 옷은 삶의 필수적 요소고 반드시 입어야 하지만 그렇게 마냥 입는 것에서 즐거움 혹은 그 비슷한 무엇이 만들어 질 수 있다. 이걸 분류해 보자면 멋진 옷을 입는다 -> 자신의 매력을 극대화 혹은 자신의 단점을 극소화모르던 옷을 입는다 -> 새로운 면모를 발견 혹은 새로운 형태의 경험 여기까지가 아마도 패션의 영역이다. 하지만 옷으로서 만들어 내는 즐거움도 있다 일상복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 관리와 적용, 환경에의 대처에서 오는 즐거움옷이 닳고 낡아가는 걸 관찰한다 -> 개인화, 경년변화를 목격하는 즐거움옷의 장점과 단점, 특징을 관찰한다 -> 뭔가를 만든다는 측면을 느끼는 즐거움 이외에도 마지막 뭔가를 만든다는 측면과 일맥상.. 2018. 10. 8.
2018년 여름 일상복 생활의 정리 아직 반소매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꽤 보기는 하는데 나는 이미 불가능하다. 추워. 연휴 마지막 날이고 해서 살짝 옷을 정리하며 2018년 여름의 일상복 생활을 정리해 본다. 올해 여름 일상복은 2017년과 상당히 판이하게 다른 방향으로 전개했다. 2017년의 경우 주로 폴로 티셔츠를 입었었다. 유니클로 단색이나 바스티앙 콜라보를 아주 저렴하게 구입한 것들이 있어서 그걸 메인으로 하고 좀 갑갑한 날에는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나갔다. 하지만 올해는 폴로 티셔츠는 한 번도 입지 않았던 거 같다. 메인은 반소매 버튼 셔츠. 4개 정도를 줄창 입었고 역시 비슷한 이유로 가끔 반소매 티셔츠를 입었다. 버튼 다운을 주로 구입한 이유는 다림질을 하지 않아도 대충 입을 수 있을 거 같았기 때문인데 다림질을 하면 확실히.. 2018. 9. 26.
필슨의 매키너 크루저와 텀블 드라이 필슨의 대표적인 옷으로 크루저 재킷이라는 게 있다. 1900년대 초반에 등장한 작업복이다. 매키너 크루저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데 앞에 매키너는 울 원단 이름이다. 매키너 말고도 틴 크루저라고 왁스 코튼 버전을 팔고 있다. 예전에는 종류가 더 많았는데 울이라고 해도 매키너 외에 휩코드, 워스트 서지, 서지 울 등등이 있었고 26온스, 18온스 등 두께도 다양했다. 또 크루저 재킷 말고도 자니맨, 크루저 셔츠, no 16 등등 생긴 모습도 여러가지가 있었다. 지금도 나오는 게 있고 사라진 게 있다. 서지 울 버전 크루저는 몇 년 전에 한정판으로 나온 적이 있다. 왜 그렇게 종류가 많았을까 하면 예전에는 카탈로그 기반으로 주문을 했기 때문에 아비꼬에서 카레 주문할 때처럼 주문서에다가 크루저 재킷, 온스, .. 2018. 9. 17.
2018 가을겨울 시즌 청바지 라인 업 계절이 바뀌기 시작했다. 계절에 입을 옷을 정하고 그게 완전히 나가 떨어질 때까지 순환시키는 식으로 옷을 입기 때문에 이 즈음이면 다음 시즌 일상복 라인 업을 구상해야 한다. 바지의 경우 이번 여름에는 갈색 치노, 녹색 치노, 하늘색 앵클 그리고 유니클로 청바지를 돌아가면서 입었다. 가지고 있는 청바지가 모조리 XX 타입 14온스 이상이라 여름에 입을 수 있는 건 유니클로 밖에 없다. 정말 찌뿌둥하게 색이 빠지고 있어서 좀 별로긴 하고, 12.75온즈 정도 되는 걸로 하나 더 찾아볼까 싶었지만 지금도 꽤 가지고 있는데 굳이 늘릴 이유는 없을 거 같아서 관뒀다. 지금 있는 것만 가지고도 사실 죽을 때까지 더 필요하진 않을 거 같다. 치노는 꽤 낡긴 했지만 지금의 4바지 순환을 유지한다면 앞으로 여름 두 번.. 2018. 9. 1.
데님은 확실히 재미있다 여름 내 데님, 청바지와 멀어져 있다가 태풍과 폭우 이후 온도가 살짝 떨어지면서 간혹 입고 있다. 그래도 오늘 날이 개면서 다시 더워졌기 때문에 당분간 또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 아무튼 간만에 쳐다보고 있자니 역시 데님은 재미있다. 물론 몇 번 이야기했듯 이 섬유는 옷으로 쓰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쉽게 늘어나고, 쉽게 줄어든다. 사이즈가 의미가 없는 섬유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게다가 일상복을 금속을 사용해 고정한다니 곰곰이 생각해 보면 말도 안된다. 마찰에 너무 약하고 요새 다른 섬유들의 진행 사항을 생각해 보자면 지나치게 둔탁하다. 사실 원래 용도였다는 텐트로도 요새는 부적합하다. 딱 맞는 게 뭐가 있을까... 싶었을 때 생각나는 건 필통 정도였는데 이것도 아마 한동안 인디.. 2018. 8. 31.
셔츠의 사이드 천으로 몸을 두르고 앞을 단추로 채우는 셔츠는 단순하게 생겼고 그 모습에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작은 디테일들도 크게 다가온다. 세상 흔한 게 셔츠지만 입는 스타일과 방식, 취향은 다들 다르다. 딱 달라붙거나, 평범하거나, 오버사이즈거나, 짧거나, 또 평범하거나, 길거나. 허리가 잘록한 것도 있고 무뚝뚝하게 1자로 내려가는 것들도 있다. 어깨에서 겨드랑이, 사이드로 이어지는 복잡한 부분이 만들어내는 착용감은 다들 꽤나 다르다. 그리고 주머니가 없기도 하고, 있기도 하고, 주머니에 단추가 달려 있기도 하고, 플랩이 붙어 있기도 한다. 주머니가 6개 달려있는 셔츠도 있다. S2W8의 식스 포켓 플란넬 셔츠. 천을 고정하는 바느질과 실도 꽤나 다르다. 올드 패션드라고 싱글 니들로만 만든 것도 있고.. 2018. 8. 30.
샴브레이 워크 셔츠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옷들은 그 생명이 끝날 때까지 입기는 하는데 변화를 관찰하는 종류들이 따로 있긴 하다. 예컨대 면, 데님, 샴브레이, 청바지, 워크셔츠, 코튼 재킷 등등. 변화를 관찰한다고 해서 매일 구석구석 체크하는 건 아니고 슬렁슬렁... 앗 여기가 어느덧 이렇게 됐네? 정도. 이런 종류의 옷은(보다시피 대부분 면 100%, 그리고 리넨) 아주 큰 사건이 난 게 아니라면 셀프 수선이 가능하기 때문에 과연 어떤 모양이 될 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도 함께 안고 간다. 아무튼 그런 옷 중 하나인 코튼 셔츠 그 중 샴브레이 셔츠. 참고로 아주 간단히 말하면 데님은 트윌, 샴브레이는 플레인 위브. 또한 간단한 구별 방법은 데님은 안과 바깥 색이 다르고 샴브레이는 같다. 워크셔츠라고 하면 몸으.. 2018. 7. 4.
Gripper 지퍼 이야기 복각 청바지 계열에서는 아무래도 버튼이 주류고 지퍼는 별로 인기가 없다. 인기가 없는 이유는 지퍼는 오리지널, 빈티지 같지 않다는 기분이 있고, 탈색이 버튼과 다른 모양으로 나오는 데 거기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있다. 슬림핏의 경우 허리, 엉덩이 부분을 조이는 느낌도 약간 다른 거 같은데 이건 기분 탓일 수도 있고. 이에 비해 압도적으로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공중 화장실에서 버튼을 채우고 있다보면 이게 뭐하는 짓이지...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는데 지퍼는 그런 점에서 우위에 있다. 특히 버튼 플라이에 익숙해지다 보면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지퍼가 달린 부분에 스티치 라인이 4, 5개씩 있는 걸 보면 역시 어딘가 요란하다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레플리카 청바지 계열에서 쓰이는 지퍼로 탈론이나 스코빌.. 2018. 6. 28.
벨트 이야기, 유니클로 예전에 약간 괜찮은 청바지용 벨트를 구입해 줄창 쓴 적이 있는데 10년 쯤 되던 어느 날 똑 하고 부러져 버렸다. 끊어졌다고 말하기도 그런 게 정말 똑 하고 가운데가 부러졌다. 그 이후로 벨트에 대한 열망이랄까... 그런 게 좀 사라졌다.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실험과 적용, 재배치를 게을리 하지 않는데 이렇게 안정적 운용을 하다가 좌절을 겪고 나면 의욕이 사그라든다. 아무튼 이후 동생이 선물로 준 프레드 페리 패브릭 벨트를 오랫동안 쓰다가 그래도 가죽으로 된 게 하나는 있어야겠기에 몇 년 전에 아마존에서 존 바바토스 염가형을 운송비까지 11불에 구입해서 사용해 왔다. 하지만 그게 좀 쓰레기다... 가운데 세 개 중 왼쪽 게 바바토스다. 이건 양면을 붙인 건데 쓴 지 몇 개월도 되지 않아 가운데가 벌어지기.. 2018. 6.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