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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터의 안감 보통 아웃도어 풍 아우터의 안감은 반질반질한 나일론 계통이 많다. 울 계열 아우터는 아세테이트나 레이온 안감을 붙이거나 요새는 그냥 통 울로 되어있는 것들도 예전보다는 많이 볼 수 있다. 오늘 이야기하려는 건 아웃도어의 2 in 1, 짚인 아우터의 경우. 왜냐하면 원래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아닌 것들도 있고, 또 내피가 마음에 들어서 따로 떼어 쓰다가 다른 걸 붙여볼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안감을 직접 고를 수가 있다. 일단 주의할 건 아우터 - 내피 결합형은 한 겨울에는 좋지 않다. 떼어냈을 때 아우터의 용도를 상정하기 때문에 본격 겨울용 아우터에 비해 세세한 부분이 부실하다. 예를 들어 본격 겨울용 아우터는 카라, 플랩, 손목 등에도 충전재를 넣어둔다. 2 in 1 방식은 그.. 2021. 10. 22.
뭘 자꾸 알려고 하나 옷 입은 걸 보고 뭔가 알 수 있다는 건 일종의 신화처럼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예전에 일상복 탐구(링크) 등에서도 말한 적이 있지만 그런 걸로 알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그 사람의 뒤에 대체 어떤 사정이 있는 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옷을 입는 사람보다 그걸 보고 무언가를 판단하고 말하려는 사람에 대해 알려주는 게 훨씬 많을 거다. 대체적으로 취향의 발현, 무언가 마음에 드는 걸 보고 고른다는 것, 마음에 드는 걸 가지고 온 몸에 스타일을 만든다는 건 일정한 조건 아래에서만 작동이 가능하다. 그것도 그냥 되는 게 아니라 오랜 경험과 훈련이 필요하다. 애초에 옷에 취향과 성격을 보편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엔 거의 없다. 그게 가능한 일인지도 잘 모르겠다. 여건이 바뀌면서 새로운 .. 2021. 10. 22.
+J 2021 FW가 나온다 연속으로 유니클로 이야기네. 질 샌더와의 콜라보 +J의 가을겨울 시즌 콜라보가 나온다. 인스타에 공지가 뜨더니 제품 라인업이 주르륵 올라왔다. WM 콜라보와는 다르게 역시 제품군이 상당히 다양하다. 더플코트, 피코트, MA-1, 피시테일 분위기의 다운 코트, 캐시미어 블렌드 코트, 셋업, 셔츠 등등 여러가지 있음. 일본 사이트에만 올라왔는데 국내에도 나오지 않을까? 아무튼 이번 콜라보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가격. 위 사진의 더플 코트의 경우 29,900엔이다. 3만엔이면 못해도 40만원 대는 나올 거 같은데 유니클로에 이 가격대가 있었나 싶다. 어지간한 브랜드의 가격대를 훅 치고 오름. 물론 +J는 유니 안에서도 좀 비쌌고 게다가 울 100%이긴 하다. 캐시미어 블렌드(울 84에 캐시미어 14, 폴리.. 2021. 10. 21.
유니클로 화이트마운티니어링 구경기 유니클로 + 화이트 마운티니어링의 첫번째 콜라보 시리즈가 나왔다. 다운 파카, 플리스 자켓, 풀오버, 라이트 다운 이렇게 나왔는데 파카가 특히 인기가 많은 거 같다. 리세일 하려고 막 사가고 그러는 듯. 사실 사진만 많이 보고 구경도 못했고 살까 하기엔 돈도 문제고 호기심으로 뭔가 사기에 이제 둘 데도 없고 그렇다. 그래도 이것저것 많이 읽어본 김에 생각난 이야기들 잠깐. 전반적으로 멋부리는 젊은이용이라기 보다 가족 콘셉트다. 전체적으로 남성, 여성, 아이용으로 되어 있는데 셋이 조금씩 다르고 그러는 와중에 다운 파카는 여성-아이가 같고 풀오버는 남성-아이, 여성-아이로 이어지는 제품군이 있다. 자세히 보면 마운틴 파카 형태로 나온 다운 파카는 남성용은 전형적 4포켓 디자인이고, 여성용과 아이용은 넓어지.. 2021. 10. 20.
커다란 옷이 만드는 룩 커다란 옷은 사람의 기본 몸 형태를 무너트린다. 그리고 작은 사람은 더 작게 큰 사람은 더 크게 보이게 만든다. 이런 혼동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건 패션이 줄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다. 다양성의 세계 속에서 오버사이즈 룩은 시대 정신이 되었고 이제는 익숙해져서 그냥 그렇구나 싶게 스테디하게 자리를 잡게 되었다. 언제 또 다시 옷이 몸을 드러내는 데 집중하게 될 지 모르지만 그때 드러내는 몸은 기존의 전형성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기를 기대한다. 아무튼 나 역시 오버사이즈 룩에 관심이 많은데 처음에는 오디너리 피츠나 스튜디오 니콜슨, 마가렛 호웰, 45R 같은 브랜드에서 종종 보여주는 진중하고 섬세한 룩이었다. 공간 속에서 커다랗고 가벼워보이는 몸체가 자리를 잡은 모습은 바람에 조금씩 흔들리는 .. 2021. 10. 16.
패션 대 패션, 패션의 지루함 패션 vs. 패션이라는 책(링크)에서 패션이 재미가 없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패션은 결국 자기 만족의 영역이고 디자이너와 소비자라는 개인이 벌이는 여러가지 실험과 도전의 총합이었던 때가 있었지만 대기업 블록화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구획되고 정제되어 가며 특유의 활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안타까움 정도고 현실이 이러이러하니까 다르게 생각해 보자는 의견이었다. 상업과 글로벌화, 저변의 확대 등의 상황에서 이런 미래는 피할 방법이 없다. 그냥 아이가 크면 어른이 되는 것과 똑같다. 힙합의 메인스트림화와 스트리트 패션이 패션의 흐름을 바꿔놓은 지금 시점에서 이 재미없음은 약간 다른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 예컨대 패션이란 기본적으로 계층적, 계급적 분리를 가지고 .. 2021. 10. 16.
피코트, 연대, 라벨 트렌드로서 피코트의 시대는 지나간지 좀 된 거 같다. 앞으로 유행이 다시 온다고 해도 가볍고, 부드럽고, 따뜻하고, 커다랗고, 편안한 종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런 모습은 무겁고, 딴딴하고, 몸을 감싸고, 근본이 군복인 피코트와 상당히 떨어져 있는 덕목들이긴 하다. 물론 유니클로 같은 패스트 패션 브랜드에서도 꾸준히 나오고 있고, 쇼트 피코트를 입는 사람들은 언제 어느 시대에나 있기 때문에 적당히 괜찮은 피코트는 스테디 셀러로 확연히 자리를 잡고 있다. 타이거 오브 스웨덴의 고트랜드 코트(링크). 송치가 생각나는 스웨디시 울이 매력 포인트. 이렇게 꾸준히 사람들이 있는 피코트의 또 다른 한편에는 빈티지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1930년대 즈음부터 미군에서 내놨고 조금씩 변해왔기 때문에 컬렉팅 아이.. 2021. 10. 14.
리모와, 송은, 구찌 100 등등 요새 뭔가 여러모로 좀 답답한 상황 속에서 타개책을 모색하던 중 진중한 시각적 자극이 필요한 듯해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그러한 과정과 결과들. 한남동에서 있었던 리모와의 "여행은 한 권의 책이다". 이 말은 패티 스미스가 한 말이라고. 뭐 몇 개의 가방을 가져다 놓은 작은 전시이긴 했는데 설명도 열심히 하고 그래서 볼 만 했다. 약간 의문은 지하철의 재현. 지하철 - 리모와 보다는 비행기 적어도 기차 혹은 고속버스 - 리모와가 좀 더 와닿는 콘셉트가 아닐까 싶었지만 설명에는 지하철 - 리모와라고 했음. 요새 나오는 지하철은 짐 놓는 선반도 없는데... 각진 빈티지 007 가방이 인상적이었음. 라디오가 붙어 있는 가방도 있었다. 붐박스랑은 좀 다름. 역시 이름이 새겨진 빈티지 리모와. 얼마 전에 개인화 패.. 2021. 10. 13.
패션의 정치성 하이스노비티에 프라다 인터뷰가 올라왔길래 읽어봤다(링크). 생판 모르는 내용은 없다지만 그래도 변화의 와중 속 최근의 행보는 특히 더 중요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알려져 있다시피 이 분은 정치학 전공으로 60년대 말에 밀라노에서 대학을 다녔다. 이탈리아 공산당(PCI) 당원이었고 70년대 초반 밀라노의 여성 인권 운동에 참여했다. 또한 5년간 피코토 극장에서 마임 트레이닝을 받았고 5년 정도 공연을 했다. 반정부 그룹의 리더로 투옥되거나 하는 정도로 참여한 건 아니라해도 하이 패션 브랜드의 디렉터의 이력으로는 분명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그런 과거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한다. 뭐 누구든 인터뷰를 한다면 굳이 막지 않는 한 그 이야기를 꺼내긴 하겠지. PCI 시절이나 정치학도 시절에는 몰라도.. 2021. 10. 7.